복지부 장관 경질에 대한 유감!

검토 완료

박인용(in85)등록 2002.07.12 15:05
7월 11일 정부 개각과정에서 이태복 복지부 장관이 경질된 연유에 대해 유감스럽다. 기자는 장애인인 딸을 키우는 부모로서 장애인부모 모임을 통해 장애인정책 등 복지부의 정책에 대해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경질된 이태복 장관은 퇴임사에서 본인이 경질된 것은 갑작스런 것이었고, 거기에는 약값 인하를 막으려는 제약업계의 로비 때문이 아니었나 하는 강한 의구심을 밝혔다. 특히 다국적 제약업체의 강력한 로비가 있어 왔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어 이 전 장관의 발언이 신빙성이 아주 높은 것으로 보인다.

나라의 사회복지를 책임지는 장관이 특정한 기업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갈렸다면 얼마나 이는 암울한 일인가. 기자는 장애인복지 정책에 귀를 곤두세워왔던 장애인 부모로서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장관은 의욕적으로 보건복지 행정을 추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불과 6개월도 안되어서 뒤바뀌게 된 것이다. 기자는 전임 이 장관과 무슨 연고가 있어 감싸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장애인의 가족으로서 낙후된 사회복지정책에 문제의식을 갖기 때문이다.

더우기 구관이 명관이라고 했던가! 후임 복지부 장관은 조달청장 출신이라고 하니 사회복지와 무슨 관련이 있는 인물이어서 발탁이 되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사회복지에 문외한인 인물을 급하게 임명하게 된 배경에 이익집단의 로비와 정치인들의 뒷거래가 있었다고 한다면 이는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닐 것이다. 물론 신임 김성호 복지부 장관이 훌륭하게 사회복지 정책을 추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또한 대통령과 정부가 복지분야에 대해 과연 제대로 된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우리 지역구 의원인 김원길 전 복지부장관을 지난 지방선거기간에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었다. 나는 당시 민주당 사무총장이었던 김원길씨에게 "복지부장관 재임시 장애인정책에 대해 장애인 가족으로서 솔직히 실망스러웠고, 당시 장애인 단체의 장관자택 항의방문은 정당했다. 지역의 복지예산을 깎는 등 집권정당은 무슨 생각과 철학을 가지고 있는 거냐" 고 다그칠 수밖에 없었다. 김원길씨는 책임있는 답변은 커녕 그저 웃음으로 모면하려고 하였던 것을 기억한다.

그후 오랜 재야인사로서 진보적 성향이었던 이태복 복지부장관이 임명되었다기에 이제는 장애인 복지정책에 관심을 갖고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참으로 허탈할 뿐이다. 이 장관은 아마도 기득권 옹호적인 의약관행을 개혁하다가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장관 경질의 본질을 생각하며 정말 제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결국 사회복지 후진국인 우리나라에서 내 딸을 비롯한 장애아동들은 첨예한 계급문제 속에 놓여있지 않은가? 우리 아이들의 적(敵)은 결국 끝없는 탐욕을 추구하는 독점적 자본이요, 이들과 검은 거래를 하고 있는 기득권 정치집단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현 정부의 소위 '생산적 복지'라는 신자유주의에 기초한 사이비 복지정책은 파탄이 났다. 그 종말의 날에 우리 아이들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진정한 진보의 깃발을 이땅에 세워야겠다는 결심이 든다.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