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다복지회의 대국민 호소문

검토 완료

김용한(pcdskorea)등록 2002.07.18 10:58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사회복지법인 에바다복지회의 이사 김용한입니다.

저는 7월 15일, 16일 너무나 비참해 울었습니다.
폭력배들의 무지막지한 폭력과 경찰의 수수방관 앞에서 제 자신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치를 떨어야 했습니다.

저는 농아원쪽 폭력배들의 무지막지한 폭력에 최소한 현장 경찰지도부의 암묵적 지시가 있었다고 확신합니다. 그 정황 증거를 대보겠습니다.

전경들은 그날 밤새 농아원쪽 폭력배들과 대치하며 싸움을 했습니다. 그들은 농아원쪽 폭력배들이 아무리 폭력을 써도 어찌하질 못했습니다. 공대위 사람들이 어쩌다 폭력배를 잡아서 전경들에게 넘겨줘도, 전경들은 경찰지도부의 지시를 받고 5미터도 안 가서 바로 풀어주었습니다. 그렇게 풀려난 폭력배는 더 난폭한 폭력을 휘둘러댔습니다. 전경들도 무지하게 많이 맞았습니다.

현장에서 그런 폭력을 고스란히 당하며 "근무"하고 있던 전경들은 이를 갈기 시작했습니다. 방패로 땅을 치며, 땅바닥에 침을 탁탁 뱉으며, 식식거리며, "아이 휴 씨, 아이휴 씨"를 연발했습니다. 그러다 한 농아 폭력배는 실제로 전경 일고여덟 명한테 반쯤 죽도록 짓밟히기도 했습니다. 경찰들 말로는 그렇게 맞은 농아원쪽 폭력배 하나가 실신 상태에 들어갔다고 하더군요.

그러다 잠시 폭력이 소강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공대위 사람들은 비를 피하느라 임시로 나무에 붙잡아 맨 천 밑에 모였습니다. 그대로 길바닥에서 종이상자나 널판지를 깔고 비를 맞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는 천 밑에 들어가 모기에 뜯겨가며 잠시 눈을 붙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때도 전경들은 분명히 농아원쪽 폭력배들을 향해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새벽 6시쯤 그 무지막지한 폭력 난동이 벌어진 것입니다. 전경들은 그 새벽 한 시간 동안 벌어진 무차별 폭력을 물끄러미 지켜보았습니다. 경찰 지도부의 진압 지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공대위에서 두 사람이나 119에 실려갔습니다. 여기저기서 에바다 대학생 연대회의 여학생들의 울음소리, 비명 소리가 끊이질 않고, 완전히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우리는 새벽에 경찰들이 보는 앞에서 이런 날벼락을 당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에바다의 이사인 저는 뒤통수를 주먹으로 세게 맞은 것말고는 그다지 크게 다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각목으로 맞고, 대여섯 명한테 집단적으로 발로 짓밟히고, 돌멩이로 맞고, 주먹과 발길질로 맞았습니다. 밤새 똥물에 범벅이 된 사람, 흙덩어리, 돌맹이, 계란, 분말 소화기 세례 받은 사람... 정말 아비규환이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추측합니다. 현장의 경찰 지도부가 에바다 농아원쪽 폭력을 사주하는 지도부에게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 뒤, 음흉한 웃음을 함께 웃었을 것으로 말입니다.
"우리 경찰 지도부가 잠시 자리를 비울 테니 새벽에 한 시간 안에 다 처리해 버려라. 아무리 난리를 쳐도 우리가 전경들한테 가만 놔두라고 지시할 테니, 아작을 내 버려도 좋다. 그 다음에 우리가 와서 현장을 목격하고, 안타까워하는 척한 뒤, 폭력을 방지한다는 핑계를 내세워서 공대위를 밀어내겠다."

상식적으로 너무 과한 추측이라고요? 에바다에는, 그리고 평택 경찰, 경기 경찰, 아니 대한민국 경찰에는, 이 에바다 문제와 관련해서는 상식이 통하지 않은 지 이미 6년이 넘었습니다.

이날 현장에 차출된 전경들은 서울, 분당, 안산, 부천, 수원 같은 곳에서 왔더군요. 그러니 평택경찰서나 경기도경 차원을 넘어서는 대한민국 경찰의 작전이었던 게 분명합니다.

현장 경찰 지도부가 폭력을 사주했다고 해석하지 않고서는 달리 도저히 해석할 길이 없습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경찰이 보는 앞에서 폭력배들이 그렇게 무자비하게 폭력을 휘두를 수 있단 말입니까? 그리고 더욱이 그런 폭력배들이 보는 앞에서 어떻게 대한민국 경찰이라는 사람들이, 지극히 합법적이고 지극히 비폭력적인 우리 이사들과 공대위 관계자들을 그토록 무자비하게 강제 연행할 수 있단 말입니까?

우리는 경찰들이 뻔히 보는 앞에서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던 바로 그 폭력배들 앞에서 대한민국 경찰들에 의해 역시 무자비하게 실려나왔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연행하도록 지시하는 현장 경찰 지도부에 이렇게 항의했습니다.

"당신들이 이러니까 쟤들의 폭력이 점점 더 무자비하게 되는 거다!"
"쟤들은 아무리 무자비하게 폭력을 휘둘러도 경찰 아니라, 경찰 할애비가 와도 누구 하나 자기들을 어쩌지 못한다는 걸 확실히 안다. 6년 동안 그렇게 배웠다. 그런데 당신들이 진짜 그렇다는 걸 쟤들 눈앞에서 확실하게 가르쳐주고 있다! 쟤들을 그렇게 교육해서 어떡하려는 거냐?"

그러나 경찰지도부는 우리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고 이렇게 자기들의 계획을 말했습니다.
"여러분이 여기에 들어온 게 불법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폭력을 썼다는 것도 아니다. 그런 건 우리가 잘 안다. 하지만, 경찰은 폭력을 방지하고 여러분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그래서 여러분을 위해서 취하는 조치이니 협조해주고 이해해 달라. 어쩔 수 없이 여러분을 밖으로 밀어내겠다."

"폭력을 막으려면 우리를 몰아낼 게 아니라, 폭력을 저지르는 놈들을 밀어내거나 잠깐이라도 격리시키거나 연행하거나 해라! 왜 불법도 폭력도 안 쓰는 우리 이사장과 이사, 교장, 원장과 우리가 신변 보호 때문에 부탁해서 함께 온 사람들을 내모느냐?"

그러나 현장 경찰 지도부는 사람이 아니라, 완전히 나무나 돌멩이였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한국 경찰들, 우리가 세금 내서 키우는 경찰들에 의해서, 그렇게 무자비하게 밀려났습니다.

저도 20대 전경 대여섯 명에게 반짝 들려서 교문 밖 아스팔트 바닥에 내동댕이쳐졌습니다. 발버둥치며 "나는 에바다 이사다. 나를 왜 끌어내느냐? 서장을 고소해 버리겠다! 내 몸에 손 대지 마라!" 그러나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저는 파닥거리는 새우였을 뿐입니다.

우리를 그렇게 강제 연행한 20대 전경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밤새 전경들에게까지 그렇게 폭력을 휘두른 농아원쪽 폭력배들이 아니라, 밤새 폭력에 시달린 이사들과 공대위 사람들을 강제로 연행하는 까닭을 알지 못할 게 분명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쫓겨났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이런 현실이 너무나 처절한 절망으로 다가왔습니다.
"대체 우리더러 어쩌란 말이냐, 이 더러운 경찰 간부놈들아!!!"
욕이라도 실컷 퍼부으면 속이라도 시원해질 줄 알았는데, 답답한 건 여전히 마찬가지였습니다.

아, 대한민국, 아아아~~ 대한민국, 저들, 저 폭력배들의 공화국~~~~ 그들과 결탁한 평택시장과 대한민국 경찰들의 공화국~~~~~~ 아, 에바다, 아아아~~~~~~~~ 에~~바~~다~~

저는 이런 점에서 여러분 앞에 대한민국 경찰을 고발합니다. 이런 경찰 지도부에 주는 봉급은 아깝습니다. 국민 세금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그런 경찰지도부는 해임하고, 차라리 일선 전경들이 중대별로 알아서 하도록 하는 게 더 나을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일선 전경들과 함께 폭력도 막을 수 있고, 폭력배를 연행할 수도 있고, 짧은 시일 안에 에바다 농아원에 평화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분명히 약속할 수 있습니다.

현장의 경찰 지도부는 담당 공안 검사의 직접 지휘를 받고 있다죠? 담당 검사의 얼굴을 아는 어떤 분 말씀에, 그 검사가 현장에 있는 걸 봤다더군요. 그렇담 그런 검사도 필요 없습니다. 그런 검사와 그런 경찰 지도부만 없으면, 우리끼리 분명히 정상화할 수 있습니다.

에바다 같은 장애인 시설에 필요한 돈의 100%를 세금으로 내주고 계신 모든 국민의 관심이 절실한 때입니다. 에바다 정상화의 최대 호기가 찾아왔습니다. 누가 이기나 지켜보시면 안 됩니다. 정의의 편에 서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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