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두 번 울린 벼 공동방제

도열병약 시중판매 가격보다 비싸게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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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호(newskmh)등록 2002.08.24 09:49

홍수피해에도 불구하고 벼는 영글고 있다. 사진은 참새를 쫓는 허수아비. ⓒ 김문호

지루한 여름 장마로 벼 도열병 등 병충해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남 진도군은 병충해방제협의회를 열고 벼 병충해 공동방제 약을 장마 전인 지난 달 말 일자로 관내 전 농가에 보급했다.

그러나 진도군이 농민들에게 농약값을 지원하면서 시중 농약 상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1000원이나 비싸게 구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홍수피해에 이어 농민을 두 번 울리고 있다. 이에 따라 농약을 판매하는 일부 농약상들은 유착의혹을 제기하며 진상규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진도군은 벼병충해의 적기방제를 위해 3억3364만원을 투입하여 이삭도열병과 세균성벼알마름병 약제 논부라와 사보라 4만7663포를 농협을 통해 일괄 계약하여 전 농가에 보급했다. 이는 6809헥타아르의 진도군 벼 총식부면적에 해당하는 양이다. 군은 농협과 200g 1포당 6900원에 계약하여 60%를 보조한다.

농심은 길옆 자투리 땅이 노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 김문호

군은 계약하는 과정에서 일반 농약판매상을 배제하고 농협과 일괄 계약했을 뿐만 아니라 농약판매상에는 공동방제 지원계획이 없다고 말해 이들의 말을 믿고 예비농약을 많이 확보한 농약상들은 구입한 전량의 농약이 재고로 남게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재 농약판매상에서 판매하는 시중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보통 7000원에서 7500원대로 가격이 형성되었으나 현금으로 판매할 경우 20%정도 할인해 주는 것이 관례화되어 있다고 농민들은 말한다.

농약사 모씨는 "군에서 농협과 일괄계약하여 시중 농약상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해남이나 강진군의 경우 일방적인 계약을 피하고 농가에서 필요한 농약을 티켓으로 나누어 주어 농협은 물론 어느 농약상에서도 자율적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한편, 주민들은 무사안일한 행정편의주의가 예산낭비로 이어진 것 아니냐고 흥분하면서 신임 양인섭 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이 계류 중이어서 공무원들의 업무해이는 계속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결과를 예상이나 한 듯이 고위 공무원들은 느긋하게 군수가 바뀐다고 해도 행정조직의 틀 안으로 들어와야 된다고 거침없이 말해 공무원의 쇄신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바람에 역행하고 있다.

홍수피해에도 불구하고 벼는 영글고 있다. 사진은 참새를 쫓는 허수아비. ⓒ 김문호

양 군수는 취임사에서는 물론 주민과의 대화에서도 자신의 사업 경험을 토대로 이윤은 최대한 남기되 예산은 절감하는 사업경영식 군정을 이끌어 가겠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예산절감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밥그릇 싸움에 혈안이 되어 주민들을 위한 행정서비스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신임 양 군수에게 참신한 인사와 동시에 새로운 행정조직개편을 바탕으로 강력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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