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력도와 계화도, 서로 마주보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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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우(maruy)등록 2002.09.11 17:17
가력도와 계화도는 오랜 세월속에 서로 마주보며 사람이 알 수 없는
언어로 무수히 많은 대화가 오고 갔으리라는 느낌을 자주 받곤 합니다.
청명한 날 밀물이 차고 바람 한점 없는 날 사람이 살지 않는 섬 가력도는 그렇게 아름다울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봉우리만 남은 채
묻혀버린 가력도를 포장된 방조제 도로 위에서 보면 마치
오랜 정(情)하나 잃어버린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으로 한참을 바라보게 됩니다
가력도섬 옆에는 버젓이 새만금 방조제 1호 갑문이 자리하고 있고 저 멀리보면
계화도는 늘 가슴 아파하며 견디기 어렵게 무어라 말을 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 알듯 하면서도 잘 모르는듯 그저 생각만하게 됩니다

가력도와 계화도, 그 넓은 갯벌 중간쯤에서 백합을 잡는 사람들
그 넓은땅 하늘아래 조여오는 위기감
생각할수록 숨이 찹니다.
어느 시인 말에 굴 따고 조개 캐며 예쁘게 노래 잘부르는
홀어미와 살았던 섬처녀 옥녀는
용왕님이 천년만년 곁에 두고파 가력도가 되었고
불쌍한 어매 생각하며 구슬피 노래했다던 옥녀는 그렇게
오래 전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래서 계화도는 슬프게 가력도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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