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장애인 집회 방해공작

장애인스포츠협, '비열한 복지부와 함께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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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leemg01)등록 2002.10.02 11:28
장애인의 처우개선을 위한 집회가 보건복지부의 회유작전과 방해로 얼룩져 장애인스포츠국가대표선수들의 가슴에 못이 박혔다.

지난 26일 오후 2시에 부산에서 있었던 '장애인스포츠 발전을 위한 대정부 결의대회’에서 복지부, 복지진흥회. 부산시 등의 치밀한 방해 작전으로 예상 참가 단체들이 대거 불참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애인스포츠협의회에 따르면 복지부는 협의회 지도부를 대상으로 부산으로 출발하기 전날 밤 9시부터 "장관이 협의회 지도부와 면담을 원한다"며 밤 12시에 지도부를 과천으로 올 것을 제안했다.

협의회는 집회취소의 전제조건으로 장애인선수들의 의견제시와 운영에 대한 감독권, 진흥회 기금 건립 예상 중인 장애인수련원을 장애인전용시설로 할 것, 결의대회 참가자의 권리보호, 장애인생활체육센터의 예산 지원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무조건 일단 와서 말하자는 입장만을 고수해 협의회는 이를 거절했다.

이 과정에서 전화통화로 간단히 전할 수 있는 사항을 복지부가 자정이 다 되어 가는 시간에 거동이 불편한 협의회 지도부를 굳이 과천으로 오라고 하는 고압적인 자세를 보였다. 장애인스포츠협의회에 대한 복지부의 인식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부산시는 부산장애인총연합회을 대상으로 "집회에 참가하면 내년도 예산을 안주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결의대회에 참석키로 한 부산 10여 개 단체의 소속회원들이 한 명도 참석하지 못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의 복지를 지원하는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는 국가대표선수들을 관리 지도하는 감독들을 대상으로 선수들의 집회참여를 막도록 선수촌을 지키라고 하였고, 만일 선수가 집회에 참가하면 "선수들 지원금과 선수촌 운영 경비를 주지 않겠다"고 하여 결국 4개 종목은 한 명도 참석하지 못하였다.

결국 협의회 160명, 부산장애인단체 400여 명 총 600여명이 참가해 27일까지 열려고 했던 결의대회는 정부의 방해와 부산단체의 불참으로 대표선수 140여 명만이 참가해 3시간만에 모든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와야만 했다.

협의회의 봉 회장은 ’이번 결의대회에서 정부의 비열한 모습을 또 한번 목격했다."며, "선수들의 의견일치를 본 것이 성과라면 성과다."라고 이번 결의대회를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는 정부의 누구도 믿지 않을 것이며, 우리 선수들이 계획했던 일들이 이루어질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이제 우리의 목표는 체육주무부서인 문화관광부 이전이며,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시는 ’아태부산장애인 경기대회’ 개막식 보이콧을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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