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마리아님, 당신은 누구입니까

검토 완료

박인용(in85)등록 2002.11.11 19:56
10월 5일 제가 쓴 기사와 관련하여 보도내용과 저의 질문, 해당 유치원 원장과 소속 천주교 인보성체수도회의 답변을 여기에 옮겨 놓습니다.


관련
기사
우리아이도 동네 유치원에 다녔으면

진정을 당한 당사자의 반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정 당사자인 저도 더 이상은 할 말이 없습니다. 다만 원장 수녀님이 답글 마지막에 한 장애어린이의 부모인 저희에게 '하느님의 축복'을 기원해주었는데, 그 하느님이 누구일까 생각해 봅니다.

내가 믿는 하느님이 정말 그분이 믿는 하느님일까. 확신이 없습니다. 저는 천주교인이 아니기에 성모 마리아를 섬기지는 않지만 그분이 누구일까 생각해 봅니다. 성모 마리아는 여성 노동자들의 눈물도 모자라 장애어린이의 눈물까지 먹고 사는 분일까, 아니면 부끄러운 우리들의 모습을 뒤로하고 혼자 눈물을 흘리고 있을까.

독자 여러분들께 균형있는 의견을 구합니다. 국가 인권위원회에서 의견을 내놓는다면 다시 올리기는 하겠습니다. 진실은 과연 어디에 있는 걸까요? 어디에...

하은이 유치원 입학거부에 대한 답변들

<10월7일자 KBS TV뉴스-장애아 거부 교육권 침해 진정>
*http://news.kbs.co.kr/news9/20021007/2002100722.htm

- 앵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한 장애아동의 부모는 수차례 유치원 입학을 거부당하자 결국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습니다. 김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올해 7살인 하은 양, 발달지체 3급이지만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립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치원에서 장애아라는 이유로 입학을 거부해 하은 양의 부모는 몇 달 동안 애를 태웠습니다.

- 김인숙(박하은 양 어머니): 우리 유치원은 장애가 있는 아이는 받고 있지 않은데 다른 아이들한테 수업에 방해를 주기 때문에 받을 수가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 기자: 하은 양의 부모는 지난 5일 입학을 거부한 유치원이 교육권을 침해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유치원은 장애아동에 필수적인 보조시설을 갖출 수 있는 여력이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 유치원 관계자: 장애아들을 한 반에 통합하는 것은 무리거든요. 그 아이들만의 프로그램도 필요하고요.

- 기자: 실제로 취학 전 장애아동 교육은 당국의 지원이 없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유치원 몫으로 돌아옵니다.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의 통합교육을 간절히 바라는 장애아 부모들은 보조교사 배치 등 당국의 실질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KBS뉴스 김세정입니다.


<10월 20일, 29일 인보성체수도회 홈지기의 답변>

* 인보성체수도회 게시판 http://www.inbo.or.kr

신문기사에 대한 간략한 답변을 올립니다(홈지기가 공식발표라고 사전에 설명- 기자).

우선 7세 유아 신입생 모집에 관한 건입니다. 저희 유치원에서는 현재 5세 반, 6 -7세 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5세는 매년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지만, 6-7세인 경우에는 거의 재원하고 있는 유아들이 그대로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7세인 경우에는 신입생을 전혀 모집할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7세 유아반인 경우에 있어서는 현재 교육을 받고 있는 6세의 유아들이 그대로 7세 유아반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정원이 다 채워져 신입생 모집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5-6세는 가능합니다.

장애아동이기 때문에 입학을 거부한것이 아니라, 모든 7세에 해당되는 어린이는 받지 않은 것입니다(7세반은 현재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6세의 아동이 그대로 올라오기 때문에 신입생을 받지 않습니다).

또 언급되었던 동생은 5-6세에 해당되기 때문에 입학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그래서 올해의 경우(2002년도) 7세의 유아는 신입생 모집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5세는 입학정원에 해당되는 신입생을 모집하였고, 6세는 부족된 인원만 모집을 하였습니다.


<11월 5일, 박인용의 질문 - 인보성체수도회 게시판>

인보성체수도회 교인들과 성체유치원 원장님께

* 수유동 성체유치원 원장님과 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안되어 여기에 공개적으로 글을 올립니다. 이 글은 성체유치원 원장과 인보성체 수도회 모든 교인들, 특히 수도회 대표자께 드리는 글이므로 공적인 문서로 다뤄주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십니까? 귀 수도회에 소속된 모든 교인들께 그리스도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저는 수유동 소재 성체유치원에 대하여 지난해말 발달장애가 있는 제 딸(만 7세)의 유치원 입학지원을 거절한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고 주장하여 지난 10월 5일 국가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한 박인용 이라고 합니다.

제 딸은 성체유치원에서 입학이 거절된 이후 다른 유치원에 들어가 아이들과 어울려 잘 다니고 있습니다. 굳이 국가 인권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 문제가 제 딸만의 문제가 아니라 10여만명으로 추정되는 모든 취학전 장애아동들의 교육권 문제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 딸도 어린이집 2곳과 다른 유치원에서도 장애아동이므로 보육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잠시 다니다가 여러번 쫓겨나야만 했습니다.

오랜 사회봉사 전통을 간직한 귀 수도회와 성체유치원, 그리고 훌륭하신 원장님께 어떤 감정도 없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같은 동네에 있는 성체유치원을 잘 알고 있으며, 가끔 제 딸을 데리고 유치원 놀이시설을 이용하기도 했고, 수년전에는 유치원 관계자에게 놀이터를 개방하는게 어떠냐는 의견을 드리기도 했습니다.

귀 유치원을 장애아동의 교육권을 침해한 당사자로 진정하게 된 것은 저희도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아픈 심정입니다. 저희 모임에 참여하시는 천주교 장애인 공동체의 한 수녀님으로부터 다시한번 생각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많은 고민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천주교 빈민사목위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저희 아이가 다녔던 어린이집 등 여러 천주교 종교인들과도 교류하고 있기도 합니다. 진정하기 전 사전에 알리고자 전화를 하기도 했지만 통화를 하지는 못했습니다.

더 많은 장애아동들의 처지를 생각하고 관련 제도의 개선을 위하여 국가 인권위원회 진정을 하게 된 것은 것은 행정적, 법적 책임 보다는 단지 사회적이고 상징적인 개선권고를 바라고자 함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이 문제가 널리 환기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여러 사회단체와 언론에 보도자료를 전달하였고, 제가 기자로 있는 '오마이뉴스'와 전교조 신문, 한두개 일간지와 여러 잡지에 기고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취학전 장애아동이 보육과 교육기회에서 밀려나게 되는 이유가 장애아동 인권을 보호하지 못하는 국가적인 제도 미비 때문이라고 보고 '서울시교육청'도 같은 내용의 진정대상으로 제기하였습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제도개선에 대한 권고와 뒷받침이 이뤄지길 기대하며, 그럴 때 귀 유치원에서도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함께 어울려 생활하게 하는 아름다운 교육의 본래 목적과 하느님께서 열망하시는 뜻을 이룰 수 있다고 믿습니다.

국가 인권위원회에서 장애아동도 일반 유치원에서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요청하는 권고가 내려지면, 저희 장애아동 부모모임 등에서는 헌법소원 등을 통해 법적으로 이를 확정하고 제도개선 운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아동들의 인권이 얼마나 무시되고 있는지 너무나도 분명하게 보아왔기에 저는 이 일에 제 몸이라도 내놓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존경하는 인보성체수도회 교우여러분!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우리사회 모두의 책임이 조금이라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여 여러 장애아동 부모들의 뜻을 모아 시작한 일입니다. 저는 제 딸을 통하여 치료와 교육기회에서 방치되고 있는 수많은 장애아동들의 현실과 부모들의 눈물을 보아왔습니다. 아니 저희 가족만해도 장애인인 제 딸로 인하여 흘린 눈물은 이루 말할 수 없고, 지금도 아이 보다 단 하루만 더 살고 싶은 심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가지 희망의 앞날을 내다보며 참고 기다리며 믿음으로 인내하고 있을 뿐입니다.

부디 이런 뜻을 헤아려 주시기를 바랍니다. 대의를 위해 사실은 사실대로 밝히고, 누구의 책임인지는 모르나 잘못된 관행은 잘못된 대로 인정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유치원 원장님과 성체수도회 교인들에게 같은 종교인으로서의 양심에 호소하며 몇가지 협력을 부탁 드리고자 합니다.

1. 여기 홈에 게시되었고 성체유치원 원장께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술했다고 들은 내용중, 7세 이므로 받을 수 없었다는 궁색한 논리 보다는 종교인으로서 진실을 진술해 주시기를 갈망합니다. 아이의 엄마가 들은 대로 원장수녀님께서 "장애아동이므로 아이들에게 방해가 된다. 종교적인 양심으로는 받고 싶다"고 하신 말씀을 한적이 없다고 한다면, 과연 그 말을 들었던 제 아내와 장애인이기에 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제 어린 딸은 무엇이 되는 것입니까? 제 아내는 아직 젊고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며, 국가 인권위원회에 거짓을 말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저희는 인권위원회에 제출한 유치원 원장님의 진술이 제가 제기한 인권위원회 진정내용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진정직후에 유치원 원장께서 제 아내에게 방문해달라고 요구하여 만났을때 했던 말씀과 다르고, 유치원 관계자가 텔레비전 뉴스에서 하셨던 진술과도 다르다는 것에 대해 같은 종교인으로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는 기억나지 않으신다고 하셨는데, 비록 장애유아이지만 분명히 입학 지원을 하고자 했던 것인데 장애인인 제 딸에 대한 상담기록이 그쪽에 있어야 정상일텐데.. 그런 기록이 있는지요? 제 딸이 몇년몇월생인지 구체적으로 확인해보거나 그것을 공식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우선 입학지원을 해달라는 말을 하셨는지요? 제가 파악하기엔 최소한 제 딸아이는 비장애아동 만큼의 배려도 받지 못하고 무심하게 되돌려 보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저희가 잘 아는 장애아동의 부모들도 성체유치원으로부터 입학을 거절당한 경우가 있어 2~3명의 동료 부모들께도 인권위원회에 진술해달라고 요청한 상태입니다. 부디 조속한 진실조사를 위해 제대로 진술해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합니다.

2. 만일 성체 유치원 특성에 따라 7살 어린이는 받을 수 없는 과정이라면, 귀 유치원의 방침 자체가 어떤 연령의 장애아동도 입학할 수 없도록 제도화 한 것임을 스스로 증명할 뿐입니다. 제 딸은 7살이지만 정신적 생활연령은 4~5살이 안됩니다. 모든 장애아동이 7살 전에 유치원에 들어가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렵습니다.

이와 관련해 만일 성체유치원 원장님의 진술이 여기 홈페이지에 설명된 것과 같다면, 저희는 교육행정적인 문제가 있다고 보고 귀 유치원의 교육과정에 대해 '장애유아 차별성' 여부를 가려달라고 교육당국에 진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성북교육청장과 면담을 준비하고 있으며, 여러 부모들과 연대하여 해당 교육청의 행정 및 감독책임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할 계획임을 말씀드립니다.

저는 원장 수녀님이 안타깝게 말씀하셨던 그 '종교적 양심'이 구원받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국가 인권위원회에 종교인으로서 올바른 진술을 다시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원장수녀님의 종교적 양심은 그렇게 시인하고 또 장애아동들의 당연한 권리를 제도적으로 이뤄낼 때 구원받을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저의 진정으로 교육부에서도 취학전 장애아동 통합교육을 위한 제도개선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3. 끝으로 귀 수도회측에 말씀드립니다. 성체 유치원이 장애아동의 입학 기회를 거절한 이유로 여기 홈페이지에 설명한 것이 인보성체 수도회의 공식 입장인지 다시 한번 확인해주시기를 바라며, 이에 대해 수도회 대표자께서 책임있는 답변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 문제가 종교적인 책임의 소지도 있다고 보고 가톨릭인권위와 교구장의 입장을 확인하고자 방문할 계획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은 이 문제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교육제도 개선사항으로 조속하게 처리되어 조금이라도 장애아동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아무쪼록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서로 협력해 선을 이루자는 뜻에서 저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이런 공개적인 문제제기로 인해 입장이 곤란해지신 분들이 있다면 참으로 죄송스런 마음입니다. 하지만 당장의 고통을 감수하는 것이 자라나는 아이들, 더욱이 어른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장애아동들을 위해 낫다는 판단을 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모든 분들께 주님의 평화와 온전한 해방이 넘치기를 기도합니다.


<11월 9일, 서울 성체유치원 원장의 답변>

+ 주님의 평화
박하은양의 부모님과 관심 있는 모든 분들께 올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성체 유치원 원장 수녀입니다. 하은양의 부모님을 통하여 새로운 세계를 알게되어 감사합니다. 하은양의 부모님과 제가 본의 아니게 약간의 서로 다른 입장이다 보니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작년 12월 신입생모집기간에 하은양의 어머님께서 저를 찾아오셨을 때의 기억을 제가 할 수 없었던 것은 그 당시 많은 부모님들이 찾아오셔서 상담을 하셨기에 제가 그 많은 사람들을 다 기억할 수도 없겠지만 하은양의 어머님과는 정식으로 상담실에서 상담을 하지 않았기에 제가 더 기억을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장애아이기 때문에 입학을 거부한 기억이 없기에 하은양의 어머님께 전화를 드려 작년에 누구하고 오셨는지 그리고 오셔서 그 때의 상황을 재현해 주실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어머니께서 두 자녀와 함께 오셨습니다.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상담실에서 상담을 하지 않고 사무실 문 앞에서였다고 하셨습니다.

불과 1∼2분 사이에 마주서서 얘기 한 것도 상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 당시 저희 유치원에는 많은 어머니들이 다녀가셨고 이미 재원생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희 유치원에서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없는 형편이기에 어린반(5세)외에는 되돌아 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 바로 작년 12월이었습니다. 다녀가신 모든 어머니들의 얼굴을 다 알아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몇분이라도 상담을 했다면 안면이 있을 법한데 그 날 하은양의 어머니도 안면이 없는 분이였고 하은이도 처음 보았습니다.

저는 장애아에 관심이 남달랐기에 1993년부터 성남성체 유치원에서 아동 복지관을 건립하여 조기 치료에서부터 정상 통합을 계획하고 조립식 건물까지 설계하여 추진했지만 저희 수도회가 그때 재정형편이 여의치 않아 꿈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제가 93년부터 통합해서 교육받았던 자폐아, 뇌성마비 등의 아이들은 벌써 초등하고 고학년이 되어 씩씩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이처럼 그 당시 성남성체 유치원에서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들을 통합하여 교육을 하기도 하였던 저로서는 장애아이기 때문에 입학을 거부하였다고 하는 말에 순간적으로 황당무계하였습니다.

그러나 하은양의 어머님께서는 계속해서 장애아이기 때문에 입학을 거부했다고 하시고 저는 그런 사실이 전혀 없기에 저로서는 난감할 뿐입니다. 그러나 하은양의 어머님이나 저도 인간이기에 서로 다른 입장에서 말을 하고 듣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하은양의 어머님께서는 장애아를 키우는 입장이기에 장애아이기 때문에 입학을 거부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고, 저로서는 그 당시 찾아오는 모든 7세 어린이는 받을 수 없는 형편이었기에 7세라는 말을 듣고 받을 수 없다고 말씀드렸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서로 다른 입장에서 의사소통이 정확하게 되지 않았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하은이가 장애아라는 것을 그 당시 제가 정확하게 알았다면 상황은 이렇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누구보다도 장애아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저 역시 집안에 장애인이 있기에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어 장애아들에게 조기치료가 꼭 필요하고 일반유치원에서 장애아와 비장애아들과의 통합교육이 되어 장애아들이 홀로 설 수 있도록 교육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현재 서울 성체 유치원에 재학중인 아이들 중에도 진단 받지는 않았지만 장애를 수반한 경계선급 유아들도 있습니다. 부모님께 이러한 어린이를 정확하게 진단 받아 보시라고 권하는 말은 상처가 될까봐 조심스러워 아직은 말씀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애아를 통하여 비장애 아이들이 남을 돕고 배려하는 아이들로 변화되어 감을 봅니다. 이러한 면에서 자신감을 갖고, 수녀 연합회 차원에서도 통합을 부르짖으며 수녀님들께 사례 발표도 하였습니다.(1995년) 이러한 면에서는 하은양의 아버님 보다 제가 선구자 일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진정한 저의 바람은 저희 유치원에서 통합교육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한국 사립 유치원에서는 장애아들을 위한 시설과 인력 즉, 특수교사가 확충되지 않고서는 결코 장애아들에게 좋은 교육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통합교육을 위해서는 국가 정책적 차원에서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한 일입니다.

저는 이번 기회를 통하여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고 꼭 통합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하은양의 아버님과 만나서 자세한 상의를 하고 싶습니다. 저는 하은양이 장애아이기 때문에 입학을 거부했느냐 , 7세이기 때문에 입학을 거부했느냐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 기회를 통하여 통합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면 저도 하은양의 아버님과 함께 그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든 장애아 가족을 위해 열정적이신 하은양의 부모님께 하느님의 축복을 기원합니다.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