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시철 대학에서 나오는 홍보책자는 홍수를 이루고 있다. 홍보책자의 앞면을 장식하는 것은 연예인들이나 홍보 도우미다 ⓒ 천훈우
“대학 광고요? 요즘 많이 나오죠. 인쇄매체에 들어가는 광고라든지, 지하철에 들어가는 광고라든지. 입시철이니까요. 그냥 봐도 자주 보이지 않습니까?”
광고대행사 대홍기획 관계자는 최근 광고 시장에서 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로 각 대학은 신문사와 처음부터 단가 계약을 맺은 후 매년 입시철이나 대학 행사 등에 정기적으로 광고를 싣고 있다. 즉 각 신문사에 실리는 신입생 모집광고나 이미지 광고의 경우 광고 하나 하나에 단기 계약의 형태로 실리는 것이 아니라 장기 계약의 형태로 매번 똑같은 가격에 실리고 있다. 대학이 인쇄 매체 광고 등에 중요한 요소로 염두에 두고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실제로 연세대의 경우 최근 들어 지난달 23일 <동아일보> 3면에, 지난 13일(수) 중앙일보 11면에 약 1200만원짜리의 광고를 실었다. 또한 이것보다 가격이 덜 나가는 모집광고의 경우 “많이 싣고 있다”라고만 밝혔다.
이 뿐이 아니다. 각 대학은 입시 관련 홍보 책자를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책자는 보통 30쪽 이상에 칼라판으로 각 고등학교와 구독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실례로 이화여대는 ‘이화로’, 고려대는 ‘OKU’, 서강대는 ‘알바트로스’, 한양대는 ‘한양스꼴라’등을 발행한다. 이밖에도 포스터와 리플렛 등을 제작해서 각 고등학교에 배포하기도 한다. 각 대학이 홍보에 들이는 비용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논란이 되는 것은 홍보 비용의 일정 부분이 재학생들의 등록금에서 나온다는 점에 있다. 실제로 학교 시설보다 입시 관련 홍보가 우선인 경우가 많다. 뛰어난 학생을 키우기 보다 뛰어난 수험생을 받는데만 급급한 한국 대학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특징보다 이미지로 승부
“인기 연예인들을 쓰면 인기도 좋고 어필을 강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고등학생을 고객으로 봅니다. 고객들이 좋아하니깐 연예인을 쓰죠.”
상명대 홍보 담당자는 자교 광고에 재학생인 인기 탤런트 A씨, B씨, C씨를 쓰는 이유를 간단하게 밝혔다. 관동대도 자교 재학생인 인기 연예인 D씨를 광고에 쓰고 있다. 뿐만 아니다. 많은 대학 측은 홍보책자나 광고에 재학생을 동원한다. 성신여대나 동덕여대, 숙명여대 등은 홍보 도우미를 뽑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재학생들이 홍보 도우미에 선발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외모다. 숙명여대 홍보관계자는 “그 해에 설정한 카피에 알맞은 이미지와 학생으로서의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우선으로 뽑는다”라고 밝혔다. 물론 재학생을 홍보모델로 내세울 경우 학교 생활을 얼마나 활발히 하고 있는지 여부를 가장 큰 기준으로 보곤한다. 그러나 서류전형과 면접이라는 비교적 객관적인 절차를 거치는 성신여대의 경우에도 “외모가 절대기준은 아니다. 그러나 외모를 안 볼 수는 없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렇게 대부분의 대학은 그 대학의 독특한 특징이나 내세울 만한 자랑거리보다 괜찮은 이미지를 전면으로 내세운다. 홍보물에 나오는 대학은 낭만의 이미지 그 자체다. 서강대 김승태씨는“고등학교 때 입시홍보물을 봤을 때는 막연히 대학을 낭만적인 곳으로 떠올리게 되요. 하지만 대학생활이 꼭 홍보물과 같은 것은 아니더군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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