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저격수'로 나선 김문수-김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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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관(235jun)등록 2002.12.05 01:21

4일 저녁 경기도 부천역 광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연설회에서 이회창 후보를 사이에 두고 이사철 지구당 위원장(왼쪽, 부천 원미을)과 김문수 의원이 지지자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회창 후보의 유세는 본 유세에 앞서 유세장 분위기를 잡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유세가 더 눈길을 끈다. 한 지역을 순회하는 후보의 유세가 행사장마다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사전 유세는 유세장마다 연단에 오르는 의원들이 조금씩 달라지고, 유세 내용이 정권과 노무현 후보에 대한 비판 공세가 주류를 이루기 때문이다.

4일 저녁7시 부천역 광장 유세에서 김영선 의원(전국구, www.kimyoungsun.com)과 김문수 의원(부천 소사, www.kimmoonsoo.pe.kr)은 노 후보의 '서민후보론'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김영선 의원은 이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노무현 후보는 자기가 서민의 대통령이라고 합니다. 그런 사람의 취미가 요트이고, 골프이고... 그 부인과 함께 골프를 치러간다고 합니다. 여기 후보랑 같이 골프쳐본 서민 있으면 손 들어보십시오. 오늘 김문수 의원이 또 하나 발표를 했는데, 노 후보는 김해 자연환경보전지역 내에 땅을 사서 별장을 짓고 커피숍도 지었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이 서민 대통령이 될 수 있습니까?"

노 후보의 초선의원 시절 발언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노 후보는 또 공장을 운영하는 사장님이나 국회의원들은 물에 빠져죽어라 했습니다. 그런데 자기는 국회의원도 되고, 부산시장도 되고, 대통령도 되고자 합니다. 이런 이율배반적인 사람에게 나라를 맡길 수 있습니까?"

김 의원의 발언은 노 의원이 초선의원 시절(89년) 울산 현대중공업 파업현장에서 "잘났다는 대학교수, 국회의원, 사장님 전부가 뱃놀이 갔다가 물에 풍덩 빠져 죽으면 남은 노동자들이 어떻게든 세상을 꾸려나갈 것이다"라고 말한 것을 지칭하는 것.

경기도 부천역 광장에서 열린 이회창 후보의 연설회에서 지지자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환호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노 후보는 이에 대해 지난달 22일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와의 '단일화 토론회'에서 "노동자의 사회적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비유다. 그 자리에서는 적절한 얘기였다.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 한 얘기를 국정의 장에 들고 와서 비판해서야 되겠는가?"라고 해명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김대중 정권 출범이래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많은 교사들이 교단을 떠났다. 이 엄동설한에 이들을 내쫓아야 하는가? 존경해야 하는가? 성실한 교사들이 떠난 뒤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냐? 올해 수능 성적표를 받은 아이들이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다. 5년간 우리 경제도 거덜났는데, 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공적자금 부담이 덜하겠는가, 더하겠는가?"고 현 정부의 경제운용과 교원수급 정책을 비판하기도.

김 의원은 현재 이 후보비서실 부실장을 맡고 있다. 김문수 의원도 공격의 강도가 김영선 의원에 뒤지지 않았다.

"노무현 후보가 과연 서민후보냐? 여기에 대해 생긴 게 서민처럼 생겼으니까... 상고밖에 안 나왔으니까 서민 아니냐? 여러분! 우리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하고 장관하고 대통령 후보가 돼서 수십 억대 재산을 숨겨놓고 사는 사람, 요트 타고 또 체어맨 타고 다니고... 이런 사람이 서민입니까?"('아니오'라는 호응 유도)

광장을 지나다가 이들의 유세를 잠시 지켜본 주승연(부천대 2학년)씨는 "투표할 생각은 있지만,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는 않았다. 후보들에 대해 잘 모르지만, 타 후보에 대해 험담을 하는 모습이 별로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지원유세 후 연단에 오른 이 후보는 "나는 이러쿵저러쿵 상대후보에 대해 얘기하지 않겠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이 말을 들은 주씨는 "다른 사람들은 방금 전에 할말 못할 말 다 하더니..."라며 씩 웃더니 연설 중간에 자리를 떠났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마자 '국정원 도청'과 '정치자금 수수' 공방으로 가열되고 있는 비방폭로전에 대한 젊은이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경기도 부천역 광장에서 열린 연설회에 이회창 후보가 입장하던 도중 한 지지자가 얼굴을 만지자, 경호원들이 이를 제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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