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긴 내 땅 찾으면 김문수 의원이 가져가라"

부산 사상 유세현장....40대이상 중장년층 2천5백여명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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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한(news)등록 2002.12.05 23:55

5일 오후 부산 사상구 시외버스터미널앞 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후보의 유세장에 25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연설을 듣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5일 오후 5시30분 현재 부산 사상구 시외버스터미널 입구 광장에서 약 2천5백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유세를 하고 있다.

노무현 후보는 "한나라당이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급하니까 각종 흑색선전을 한다"면서 "숨겨놓은 재산이 있다고도 하고 내가 애인도 많다고도 한다, 또 아이도 여럿이라는 흑색선전까지도 한다"고 말했다.

"김문수 의원은 내땅 찾아내 거져 가져라"

노 후보는 이어 "이회창 후보가 시켜서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숨겨놓은 땅이 있다고 '폭로'한) 철부지 김문수 의원에게 한마디 하겠다"면서 "노무현이 숨겨놓은 땅이 있으면 찾아내라, 찾아내서 고마 거져 가져가라, 그러나 그것이 허위로 드러날 경우에는 책임을 져라"라고 목청을 높였다.

노 후보는 또 "흑색선전, 지역감정 조장은 이제 약발이 다 떨어졌다, 바테리가 다 됐다"면서 "왜 입니까, 시대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5시5분경 유세현장에 도착했다. 그때 약 1분간 청중들이 "노무현"을 연호하면서 계속 박수를 보내자 노 후보는 "감사합니다, 자꾸 이러 카지 마이소, 내 울어버립니데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연설을 시작했다. 노 후보는 이어 "여러분을 보니까 정말 가슴이 뜨거워진다"면서 "제가 이길 것 같네예"라고 말해 다시 "노무현" 연호가 일게했다.

새로운 현상, 40대 이상 유세장에 몰려와

연설을 마친 노무현 후보에게 한 할머니가 20만원을 건네줬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날 사상구 유세현장에는 오후 4시30분경부터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특이한 것은 노 후보의 지난주 유세때와는 달리 40대 이상의 장년, 노년층이 청중의 다수를 이룬 점이다. 평일인데다 근무시간대여서인지 20,30대 젊은층은 20%미만이었고 대다수가 40대 이상이었다. 60,70대 이상의 노년층도 상당수 보였다.

이날 유세장에는 터미널 광장뿐 아니라 버스타는곳으로 오르는 20미터 길이의 계단에도 가득 청중이 모여 들었다.

40대 중반이라는 한 아저씨는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많이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 저 사람들을 보라,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또 50대 중반의 한 아저씨는 "분위기가 억수로 좋다"면서 "나도 예전에는 1번이었는데 노무현이 서민들 편에 설 것으로 보기 때문에 노무현을 찍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 후보의 유세가 끝나자 한 할머니가 연단에 올라와 노 후보에게 만원짜리 지폐뭉치를 건네주며 노 후보의 손을 들어올리기도 했다. 나중에 세어보니 돈의 액수는 20만원.

40대 중반 택시기사의 '노무현 바람 한계론'

그러나 유세현장의 이런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기자를 태워준 40대 중반의 한 택시기사는 "아무리 그래봤자 노무현이가 부산에서 20,30% 이상 받지는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노무현 바람이 분다고 하는데 그것은 젊은 사람들하고 부산에 살고 있는 호남사람들이 일으키고 있는 것일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산사람들은 지금 DJ정권의 비리를 확 뒤집어보일 사람을 원하고 있다"면서 "젊은 사람들이 휩쓸리고 있다고 하는데 그게 얼마나 될 거냐"고 말했다.

그는 또 "가끔 경북 사람들이 여기와서 택시를 타면, '지난 대선때 부산의 얼빵한 니들이 이인제 찍어줘서 디제이정권 만들고 이리 됐다'면서 '이번에는 투표를 잘 하라'고 그런다"면서 "젊은층이 얼마나 투표를 할지 모르지만 중반 이후는 결국 전부 이회창 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세장에 몰려든 40대 이상의 중장년층과 40대중반의 택시기사가 전한 부산민심은 극과 극이다. 부산은 그렇게 불안하게 요동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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