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를 탈퇴한다

오마이뉴스는 최소한의 양식을 잃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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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연(godflash)등록 2002.12.27 15:46
나는 오마이뉴스의 탄생 초기에 기자회원으로 가입했다. 그리고 이번 오마이뉴스의 행태, 즉 진중권씨에 대한 직접적이고 악의적인 비방과 음해에 항의하는 뜻에서 오마이뉴스를 탈퇴하려고 한다. 한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양식을 넘어서서 이번 사태에서 오마이뉴스는, 언론으로서의 윤리를 상실했다.

기사의 내용 자체는 사실 논객 진중권에 대한 수많은 비난들을 짜깁기한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그에 대한 논리적 비판은 사실 불가능하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진중권 인성이 더러우니 언젠가 보복하겠다'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증오에 찬 사람에게 논쟁은 불가능하다. 마치 눈이 뒤집힌 한국논단처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평소 같으면 생나무나 잉걸 쯤에 올랐어야 할 이 수준이하의 글을 톱에 올린 오마이뉴스의 '셀렉션'이다. 명목상으로는 전국에 산개한 게릴라 기자들의 모자이크가 오마이뉴스의 정체성이지만, 사실 오마이뉴스의 데스크는 대단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 바로 이번 사태에서 정확히 드러났듯이 무엇을 생나무에 주저앉히고 무엇을 톱에 올리느냐이다.

정운현 국장과의 통화를 인터넷에 공개했다는 명목으로 진중권을 비난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그들은 공적인 내용을 가지고 통화했기 때문이다. 이것과 김대업이 병역비리사항을 녹음한 테이프를 공개하는 것과 이것이 무엇이 다른지 나는 알지 못한다. 둘다 사회 공공 윤리적 측면에서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웃사이더와 깨손을 비롯해 진중권에게 쏟아지는 비난들은, 그와 스펙트럼을 같이하는 이들이 공유하는 성격의 것이다. 분명히 말한다. 당신들은 양식을 잃었다. 한 사람의 인권을 유린하는 내용의 수준이하의 글을 조회수가 몇십만이 넘는 메인페이지에 올려 '조지는' 당신들의 수법이, 조선일보와 뭐가 다른가. 개구리 올챙이 적 시절을 잊었는가. 오마이는 분명히 반성해야 한다. 언론개혁을 비롯해서 이제까지 싸워온 이유가 권력을 쥐기 위해서였던가? 원칙과 상식이 아니었던 말인가? 조선일보가 하면 불륜이고 오마이가 하면 로맨스인가?

이번 사태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오마이뉴스를 탈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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