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어나더데이, 또 다른 영화 일뿐.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세상 사는 동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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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bluekapa)등록 2003.01.09 09:43
말도 되지 않는 장면들이 나온다. 북한에 침투한 영국스파이가 청천1동 예비군복을 입고 있는 모습, 북청 앞바다에서 웬 파도 타기 – 거기 그렇게 큰 파도가 있을까? 더군다나 스파이가 들어오는 해안가는 파도 한점 없는 고요함이라니, 영화 마지막 부분의 농촌 풍경에 난데 없는 물소 등장, 공식처럼 나오는 007영화의 마지막 정사장면이 클로즈업 되기 전 한국농촌 풍경은 전혀 아닌 왜식 초가집, 북한군 상황실의 지도엔 동해가 버젓이 일본해로 표기되어 있고, 하나 하나 들자면 한도 끝도 없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보기엔 수많은 오류와 헛점이 영화전체를 뒤덥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이 영화가 한국을 소개하는 학술 영화라면 말이다.

007영화는 자타가 공인하는 오락영화이다. 아무도 이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감동과 클라이막스. 아름답고 잔잔한 러브로망을 기대하지 않는다. 이 20편째 시리즈물을 보면서 벤허에서 보았던 숭고한 종교적인 신념이 인간승리로 어떻게 확장되는가란 기대를 하지 않을 것이고 ‘마르셀의 여름’에서 보았던 자연의 아름다움과 가족애를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것들이 있어야 영화라는 정의에 부합하는 것 아니냐고 할 사람은 이 영화를 보러 가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벌써 20번째 그런류 들을 결코 보여준 적이 없으니까 말이다. 이 영화는 부수고 터지고 간간히 새로운 병기와 하이테크한 도구들을 보여주고 몸매 좋은 여자와의 정사신이 나오는 지극히 단순한 영화시리즈 일뿐이다.

당연히 이 영화에 나오는 내용들은 허구이고 당연히 말도 안되는 소리이다. 그것이 이 영화의 묘미인 것이다. 그래 그것 뿐이다. 한 50년쯤 지나서 어떤 한국학 학자가 한국에 대해 설명할 때 인용문에 ‘어나더데이’에 이런 장면이 나왔으니 사실이요, 이렇게 얘기 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오락 영화일뿐이니까.

어너더데이는 지금까지 내가 보아온 북한 영화와 관련된 영화중 가장 북한이 멋있게(힘있는 것처럼) 그려진 영화이다. 그들은 미국을 대상으로 정면 대결할 수 있는 것처럼 묘사되어 있고 최신의 인공위성을 가진 나라, 도대체 인공위성에서 지구로 어떤 에너지를 보내 초토화 할수 있는 과학적 능력을 가진 나라가 있을까?

위대한 싸움전사인 007 살인 면허를 가진 주인공을 체포하여 수개월을 고문하고 감옥에 가두고 마침내 007이 제 입으로 이제 나를 죽이시오 말할 정도의 장면을 본적이 있는가? 적에게 체포되었지만 온갖 기지를 발휘하여 탈출에 성공하여 악당을 물리친 그가 아니던가.

그가 마침내 처형당하게 되는 상황에서 포로교환형식으로 겨우 풀려나는 장면에서 난 오히려 이건 북한 홍보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정도 였다. 물론 이러한 것들도 사실과 맞지 않거나 현실적인 것은 아니다. 왜 이것은 오락영화일뿐이니까 말이다.

오락 영화인 이 영화의 가장 위대한 잘못은 북한과 대립하는 미국작전벙커에서 일어 나는 장면들이다. 북한과 대립하는 위험한 상황에서 오직 미군과 미국의 정보요원이 모든 것을 것을 결정하고 모든 걱정을 다하는 것이다.

전면전의 상황에서 지휘계통의 한국군은 없고 오직 외국인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장면. 이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인 것이다. 객관적으로 현재 그렇다. 영화는 그것을 표현했을 뿐이다. 한다면 그것은 정말 더 큰 문제이지 않은가? 그것은 이 영화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의 문제인 것이다. 우리 그것에 대하여 얘기하자. 어나더데이는 영화, 오락 영화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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