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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종이언론과 정치권에서 민주당 의원들을 공신 및 역적으로 나눈 살생부가 큰 논란의 대상이다. 살생부에 대한 찬반논란은 차치하더라도, 이 글을 누가 작성했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글을 만약 신주류측이 작성했다면 이는 곧 구주류들을 정치적으로 제거하려는 음모로 볼 수도 있고, 구주류측이 작성했다면 반대로 이를 빌미로 정치적 위기를 타개할려는 역공작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글을 작성한 사람이 민주당 당직자이고 이를 파악했지만 공개하지 않느니 마느니 하는 언론기사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 살생부를 작성한 사람은 이런 정치권의 음모적 시각과는 다르게 노무현 당선자 홈페이지 노하우에서 1년이상 논객으로 활동한 "피투성이"라는 필명을 쓰는 사람이다. 그가 자신을 소개한 글에 따르면 그는 공고졸업 후에 인천의 철공소에서 용접공으로 "기계밥"을 10년 먹은 사람이다. 한마디로 그는 평범한 국민의 한사람으로 언론등을 통해 얻은 정보를 통해 살생부를 작성했다고 한다.
그가 노무현 당선자가 유력후보로 떠오르기도 전인 2001년 12월에 작성한 글을 보면 그의 생각을 알 수 있어서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의 투박하고 거칠지만 진솔한 의견은 읽을만한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살생부가 논란이 되면서 느낀 그의 심정을 볼려면 노하우 홈페이지의 회원게시판에서 피투성이란 이름으로 검색하면 그가 올린글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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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목 술 한잔 먹었습니다. - 노무현고문님께
필명 피투성이(anonymous) 날짜 2001-12-15 오후 10:18:00
IP Address 211.200.190.237
오늘은 월급날 입니다.
소주 한잔 먹었습니다. 소주 한잔 먹고 노고문님께 글을 쓰니 기분이 꽤 이상하네요....
술먹고 쓰는 글이니 맞춤법이 틀려도, 오타가 나도 이해해 주십시요.
노고문님.
술을 한잔 먹으니 연말이라서 그런지 처량한 생각이 듭니다.
사실 월급날이지만 하나도 기쁘지가 않습니다.
1340933원.
이거 가지고 뭐합니까?
한창 나이에 몸으로 때워서 벌어먹는 사람이 사회보장도 전혀 안된 나라에서 도대체 이돈을 벌어서 뭐합니까?
이거 가지고 생활하고 남는 게 얼마나 됩니까?
노후에는 어떻게 살아갑니까?
남는 돈 몇 푼 저축한다고 부자가 될 리도 없고.. 부자가 되는 것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공고 나와 가지고 기계밥 먹으면서 부자를 꿈 꾼다면 그 놈이 웃기는 놈이지요...
다만 제가 바라는 건 이겁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면 그래도 최소한 생활이 보장되는 것.......
이건 무리한 요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제 쥐꼬리만한 월급에서 6만원이나 국민연금을 떼 간다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습니다.
그 뿐입니까?
제가 알 수도 없는 각종 명목으로 떼 가는 세금은 왜 그리도 많습니까?
진짜 몸이 부서져라 일해서 버는 돈하고 그저 증권,부동산투자나 해 가지고 버는 불로소득은 가치가 다른 것 아닙니까?
세제에 대해 불만이 많습니다.
저 같은 공돌이가 뭘 알겠습니까? 달라는 데로 주고 ,내라는 데로 내는 수 밖에요.
그러나 나랏님을 비롯해서 정치하시는 분들은 한번쯤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겁니다.
사무직 노동자와 저와 같은 철의 노동자와는 또 다릅니다.
정말 누가봐도 거지라고 밖에는 볼 수 없는 모습으로 이 추위와 싸우면서 전쟁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어차피 누군가는 이 사회에서 해야 할 일 아닙니까?
최소한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들, 죽을 힘을 다해 고된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고통스러운 삶을 살지는 않아야 할 것 아닙니까?
이게 정의로운 사회이지요.
저는 그 흔한 핸드폰도 없습니다. 차도 없습니다.
제가 낭비하는 것이라곤 인터넷요금, 담배값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십년이 넘게 아끼면서 살아왔지만 별로 나아진것도 없습니다.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일까요?
저는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뭔가 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진자들이 힘센자들이 나를 혹시 착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내가 그들의 착취 때문에 이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저는 노무현고문님께 요구합니다.
지난 세월 노무현고문님의 삶을 되돌아보면 노고문님이 뜨거운 가슴을 가진 분이란걸 잘 압니다.
물론 성장과 효율도 좋은 가치입니다.
그러나 노무현고문님이라면 분배와 평등이란 가치도 소홀히 해서는 안됩니다.
성장과 효율을 우라고 하면 분배와 평등은 좌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지금 노무현고문님이 서 계셔야 할 곳은 중도 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노고문님의 인생역정으로 미루어 보건데 저의 진단이 맞을 것입니다.
갑자기 노동자들의 천국이 된다는 식의 달콤한 유혹은 믿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공정하게 기회가 부여되고, 열심히 일하면 누구라도 떳떳하게 사는 사회, 특권층이 없는 사회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입니까?
제가 노무현고문님을 지지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가치들을 실현할 수 있는 분이라고 믿기 때문인데 잘못된 생각인가요?
우리나라 만악의 근원이 재벌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벌에 대한 국민의 정부의 개혁, 저는 매우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삼성자동차문제가 경제에 엄청난 부담을 입혔습니다. 마땅히 삼성 이건희회장을 국회에 불러서 국민의 대표인 의원들이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그 책임을 추궁해야 옳지 않습니까? 이건희회장은 열외입니까?
그 뿐이 아닙니다.이건희회장의 아들, 이재용이가 불과 16억원이라는 돈으로 사모전환사채를 이용해 4조원이라는 엄청난 재산을 만들고서도 세금조차 제대로 안낸 사건에 대해서 왜 민주당, 심지어 노무현고문님조차 입도 뻥긋 하지 않습니까?
김우중은 못 잡는 겁니까? 안 잡는 겁니까?
우리나라 그 무시무시한 수사기관 경찰, 검찰, 국정원 모든 공권력을 총동원해서라도 분식회계로 천문학적인 돈을 빼 돌리고 노동자를 고통속에 몰아넣고 국민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긴 김우중을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잡아야하는 것 아닙니까?
소재를 알 수 없다는 정부의 말이 별로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함께 고통을 분담하자 해놓고 재벌이 고통을 분담한 게 무엇입니까?
노동자가 거리로 내몰리고 임금을 삭감 당할 때 ,실직의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재벌이 고통을 분담한 것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재벌은 그동안 정경유착과 부동산투기로 잘 먹고 잘살지 않았습니까?
재벌은 회사가 부도가 나도 ,노동자들이 실업자로 전락하고, 협력업체 사장들이 자살을 할 지경에 이르러도 자신들만은 천년만년 호의호식할 재산을 숨겨놓고 있는 것이 현실 아닙니까?
왜 이것을 방치합니까?
도대체 김대중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든 사람들이 주로 누구입니까? 이 땅에 고통받는 노동자가 아닙니까? 사회의 하류민들이 김대중후보를 대통령으로 지지했을 때는 김대중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게 있어서 입니다. 그런데 지금 김대중대통령이 이 사회의 중하류층을 배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노동자들의 기대를 충족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한나라당 꼴통들이 국가를 말아먹었습니다. 나라를 망쳤습니다.
한나라당 놈들은 입이 열개 있어도 할 말이 없는 자들입니다.
김대중대통령은 힘든 상황에서 권력을 인수했다는 것은 다 압니다.
김대중대통령의 개인적인 고뇌, 노력 인정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객관적으로 봤을 때 김대중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해준 노동자를 탄압하고 중하류층을 배려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민주당의 민심이반의 원인이 바로 이러한 점에 기인한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비약입니까?
농민, 노동자를 버리고 권력을 재창출할 수 있습니까?
불가능합니다. 국민대다수인 농민 노동자를 외면하고 어떻게 정권을 재창출합니까?
우리 노무현고문님은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 가운데서도 가장 친노동자적인 분이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노무현고문님의 13대 국회 때 대정부질문 그 엄청난 사자후를 ,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노무현고문님이 산업재해를 입은 노동자들, 부당하게 해고당한 노동자들을 위해 열정을 가지고 노력한 분이라는 것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노무현고문님이야말로 노동자를 껴안고 노동자를 설득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김대중정부와 같이 조선일보사주는 도주할 우려가 없고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없기 때문에 풀어주고 민주노총 단병호위원장은 가둬놓는 납득할 수 없는 식의 정국운영은 곤란하지 않느냐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노동자를 무시하고 노동자 위에 군림하겠다는 오만한 생각이 이 정권에 파행을 낳았습니다.
노무현고문님은 바로 이 문제에 대한 반성에서부터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민주노총 단병호위원장을 지체없이 석방하라고 한번 주장해 보십시요..
아마 우리같은 노동자들이 감동먹을 것입니다.
노고문님의 주장에 의해서 단병호위원장 뿐만이 아니라 억울하게 갇혀있는 노동자들 풀어주고, 양심적인 학생들을 수배해제한다면 아마도 노고문님은 이 나라 대통령이 되실 것입니다.
김대중정부의 전두환 노태우는 용서할 수 있어도 단병호는, 한총련 학생들은 절대 용서 못한다는 논리는 참을 수가 없습니다.
참으로 괴상한 논리 아닙니까?
단병호위원장이 사람을 죽였습니까, 부정부패를 저질렀습니까?>
장세동, 허삼수, 허화평, 허문도 모두 나와서 잘났다고 활개치는데 어찌 이런 일이 국민의 정부에서 벌어진단 말입니까?
국민의 정부의 역량부족 아닌가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한나라당을 지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믿는 것은 역시 노무현고문님 밖에 없습니다.
노무현고문님이 이 문제를 한번 앞장서서 시원하게 풀어보시지요.
대선예비고사 치루신다는 심정으로 말입니다.
결론은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누구는 63빌딩 거버너스클럽에서 한끼에 25만원짜리 밥을 먹고 누구는 함바집에서 2500원 짜리 밥을 먹는 이 현실은 결코 올바르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 이 나라 부자들의 부의 형성과정이 결코 도덕적으로 깨끗하다고 할 수 없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저 압구정동에서 뛰노는 오렌지족들, 억단위의 외제차를 타고 다니면서 이 년 저 년 찝적대고 히로뽕이나 먹는 저 미친것들을 그냥 두고서 노동자들에게는 모른 척 열심히 일이나 하라는 것은 지나친 요구일 것입니다.
저 서울의 오렌지족들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는 지지리도 못사는 멍청한 경상도의 백성들도 깨어나야 하겠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말이 길었습니다. 술먹고 쓰는 글이라 두서도 없었습니다.
어쨌든 지금까지 약자를 위해 정의로운 삶을 살아오신 노무현고문님께 앞으로도 약자를 위한 정의로운 삶을 기대하겠습니다.
통합의 지도자 노무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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