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중심 사회구축 의지 있나?

대통령직 인수위 청와대 비서실 개편안을 보고

검토 완료

맹성렬(slm221)등록 2003.01.23 14:04
며칠 전 과학기술정책관련 토론회에서 한 발제자가 정부출연연구소(이하 정출연)를 자동차에 비유하며 설명을 하였다.

현재의 정출연은 대체로 모든 부속품을 갖추기는 갖춘 상태인데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자동차와 같다고 비유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저런 부속품들이 규격 미달이고, 특히 결정적으로 6기통 엔진을 써야 제대로 속도가 나올 상황에서 단기통 오토바이 엔진을 달아놓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엔진은 말하자면 정출연에 있어 연구개발 추진력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런 엉터리없는 짓을 누가했을까? 그 발제자는 주저함없이 공무원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한번 생각해보자. 자동차에 규격미달의 부속품을 공급해 대형 교통사고를 일으켰다면 당연히 그 납품업자는 형사처벌을 받아야한다. 그런데 정출연에 똑같은 짓을 한 공무원들이 어떤 처벌을 받았다는 소리를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발제자는 순환보직제에 따른 비전문성이 규격 미달품 납품을 불러왔으며, 그럼에도 무오류의 원칙이라는 강력한 빽 덕분에 악덕납품업체에게 면죄부가 주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나는 여기서 공무원들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그보다는 이런 무책임한 일이 더 이상 자행되지 않게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싶을 따름이다. 우선 당장 엔진을 비롯한 규격미달 품들을 전격적으로 바꾸어야한다. 그러려면, 불량 부속품을 자주 교체하도록하면서 터무니없는 고가의 부품비와 교체비를 요구해오던 악덕업체들을 물리치고, 제대로 된 공급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도대체 누가 무오류의 법칙세계에 살고 있는 고양이들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 것인가? 지금까지 우리나라 체제에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청와대에 있었다. 그래서 지난 대선 때 청와대 과기수석비서관 공약이 나왔던 것이다. 최근 인수위에서 발표한 청와대 비서실안을 보면, 과기수석은 커녕 과기보좌관이란 글자조차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고양이에 방울 달기는 누가 할 것인가? 그럴 주체를 찾을 대안이 있다면 좋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정출연은 조만간 부속품 불량을 달고 고속도로를 주행하다 대형 사고를 당해 형편없이 찌그러진 자동차 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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