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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오래된 책들을 정리하다 보니 김동길 교수님의 "떠날 때와 죽을 때"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요즈음 교수님께서 여러 가지 이상한 언행을 보여 주셨던 터라 과연 교수님께서 예전에 젊은이들에게 무슨 말을 했었던가가 궁금해져
그 책을 다시 한 번 읽어 보았다.
1928년생인 교수님이 1986년에 펴낸 책이니 근 환갑이 가까워서 펴낸 책이었다. 책 내용 중 눈에 띄는 몇 대목을 읽어 보았다.
그중 특히 책 제목으로 정해질 만큼 강조한 "떠날때와 죽을때"라는 장을 자세히 살펴 보았다.
그 장에서 특히 인상적인 몇부분을 간략히 정리하면 이렇다.
*소제목 : 차마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주내용 :
캐나다의 트뤼도 수상이 16년의 권좌를 미련없이 버리고 일개 야인으로 돌아갔다.
미래가 밝은 조국의 역사를 바라보며 그는 지도자의 자리 물러난다고 하였다.
정치인으로서의 삶이 저렇게 멋있게 끝날 수도 있는 것인가!
*소제목 : 비극의 주인공들
*주내용 :
일단 권좌에 앉으면 좀처럼 물러나지 않으려는 것이 인간의 본성인 것 같다.
스탈린, 티토, 모택동도 결국엔 계속 권좌를 유지 하려다 추한 삶이 되었다.
피델 카스트로도 젊은날엔 분명 민중의 영웅 이었지만
지금은 누추하고 초라한 모습이다.
프랑코도 이디 아민도 소모사도 다 불행하게 끝이 났다.
이승만도 박정희도 다 최후가 비참하다.
이들이 "나는 간다"고 한 마디 남기고 떠났다면 나머지 여생을 즐기며 얼마나 좋았을까!
*소제목 : 착각은 불행의 시초
*주내용 :
떠날 때 떠날 줄 알고 물러날 때 물러날 줄 알아야 사람은 사람답게 살 수가 있다.
미국 대통령 워싱턴은 물러나지 말라는 사람들의 간곡한 만류를 반대하고
표연히 물러나 시골농장으로 은퇴하여 조용한 여생을 보냈다고 전해진다.
(그런 그로 인해 미국은 저 만큼 잘 살게 된 것이라고 자신은 믿는다.)
아, 얼마나 멋이 있는 삶이냐!
*소제목 : 붙잡아도 뿌리칠 수 있는 사람
*주내용 :
자리를 훨훨 털고 일어서지 못하는 지나친 욕심은
때아닌 죽음을 강요하는 독약이나 다름 없다.
한 자리 하는 능력도 대단한 능력이지만,
적당한 때 그자리에서 물러날 줄 아는 능력은 더 대단한 것이다.
사람은 죽어야 할 때 죽을 줄을 알아야 사람 구실을 하는 것이다.
떠나야 할 때 떠나고 죽어야 할 때 죽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아, 한이 없으련만!
자. 여기까지 읽어 보면 무언가 떠오르는 생각이 있지 않습니까?
'차마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모두 '비극의 주인공들'이 되었고
이들에게 미련과 집착이라는 '착각은 불행의 시초'가 되었다.
그래서 사람은 '붙잡아도 뿌리칠 수 있는 사람'으로 삶을 살아야 한다.
이것을 오십대에 깨달으신 김교수님은
『"떠나야 할 때 떠나고 죽어야 할 때 죽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아, 한이 없으련만!"
이라며 자신의 아름다운 말년의 삶을 간절히 소망한다.....』
아! 우리의 교수님께서는 얼마나 감동적인 명구절을 남기셨는가!
그런데...
너무 웃기지 않습니까?
그렇게 삶을 깊이 깨달으셔서 후대의 젊은이들에게
간절히 떠나야 할 때 떠날 것을 가르친 교수님께서
70세가 넘어 80을 바라보는 고령의 몸에도 불구하고 차디찬 겨울 찬바람을 맞으며
이거리 저거리를 누비며 남한에 간첩이 수없이 많다며 사람들에게 설파 하셨으니....
이제 나는 교수님의 명저 "떠날때와 죽을때"의 마지막 구절을
교수님께 되돌려 드리고 싶어 진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바라던 위대한 시인은
그런 노력 때문에 가장 아름답게 살 수 있었다고 확신 한다.』
교수님께서는 지금이라도 자신이 말씀하신 그런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실 의향이 없으신지...
이제 그분과 그분 같으신 많은 분들을 보며
저는 소망합니다.
『"떠나야 할 때 떠나는 그런 사람이 되셨으면 아, 한이 없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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