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제재를 이야기하며 전쟁을 반대한다"

검토 완료

이명로(ohmygod)등록 2003.02.21 15:56
며칠 전 개혁적인 국회의원으로 알려져 있는 신기남씨의 <오마이뉴스> 인터뷰 기사를 접한적이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읽다가 너무나 어의가 없어서 읽기를 중단했었는데 오늘 아침 <서프라이즈>에 그의 인터뷰를 비판했던 장신기씨의 글에 대한 반론이 있어 읽어 보구 신기남 의원에게 한 수 훈수를 두고 싶어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서프라이즈에 올려야 하는건지, 오마이뉴스에 올려야 하는건지 고민하다가 애초 시발점이 오마이뉴스 인터뷰였으니 여기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신 의원의 두 번째 글을 못 읽으신 분들을 위해 주요 사항을 간단히 정리하면 1)핵문제에 대해 북한이 계속 대화를 거부하면 최후의 수단으로 불가피성을 염두에 두어야한다 2)북한의 사찰단 추방과 NPT탈퇴가 있기 전까지 신 의원도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3)북한 핵문제는 94년 제네바협상 타결 때보다 훨씬 심각하므로 경제제재를 고려해야한다 4)경제제재가 군사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 5)미국은 한번도 북한에 대한 무력행사 위협을 가한 적이 없다 등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마지막으로 신 의원께서는 말미에 의외의 중요한 한마디를 하셨더군요.

그 말씀은 "현재의 핵 위기는 미국이 제네바 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것에서 출발한 것은 사실입니다"란 말입니다. 필자는 이 글을 읽으면서 신 의원께서 이번 핵문제가 발생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을 이해하면서도 결론을 이상하게 경제제재로 낸 것은 통일문제에 대해서 우리 민족의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자 이제부터 신 의원의 견해를 하나씩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맞습니다. 신기남 의원이 자유총연맹회장이거나 재향군인회 회장 자격으로는 경제제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아니 한나라당이나 자민련 의원일 경우에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견이 정말 북한을 압박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민주당의 개혁세력이며 노무현 당선자에게 개혁 드라이브의 힘을 세워줄 신 의원께서는 그런 의견을 말씀하심 안되죠. 그건 바로 북한에 대한 협박이 되며, 또한 해결방법으로 굴욕을 강요하는 직설화법이기 때문입니다.

대화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경제제재 하겠다 빨랑 대화 테이블로 나와라. 이렇게 주장하는거나 똑같은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경제제재를 가하더라도 군사적위협이나 전쟁발발을 막을 수 있기에 위험하지 않으며, 그 이유 중 하나가 미국은 한번도 북한에 대해 군사적 위협을 가한 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신기남 의원님. 한가지 아셔야 될 것이 있습니다. 지금의 핵문제가 신 의원 말씀대로 미국의 제네바 협약 불이행 말고도 더 근본적인게 미국의 북한에 대한 경제봉쇄 정책이 지금의 핵위기를 불러왔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과거 냉전시대에는 중국, 러시아 등과의 무역거래로 필요 에너지 및 원자재를 도입할 수 있었으나, 냉전붕괴이후 미국의 깡패국가란 낙인과 함께 시작된 경제 봉쇄가 오늘의 근본적인 이유가 아닙니까? 이렇듯 경제봉쇄는 북한의 무력 도발 위험에 대한 명분을 줄 것이고 이 명분은 또다시 미국에게는 군사적 위협의 근거가 될 거라는 생각은 왜 못하시는 것 인지요?

이번 핵위기는 신기남 의원 말씀대로 94년 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그러나 신의원님생각처럼 북한의 NPT탈퇴나 사찰요원의 추방 때문에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말 심각한 이유는 지금의 미국 대통령이 군산복합체의 강력한 지원과 힘의 의한 세계 지배 전략을 갖고 있는 부시대통령이란 사람과 9.11 테러이후 누군가 희생양을 찾는 미국의 공포분위기가 대화보다는 힘의 의존한 해결을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긍정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94년 강건너 불구경하던 김영삼 같은 대통령이 아닌 대화론자인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취임이 얼마 남지 않았고, 5년 동안 줄기차게 포용정책을 추진 현정부의 노력으로 금강산 육로개방과 남북한 경제교류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신 의원님같은 개혁 주체세력이 경제 제재를 말씀하시면 정말 신 의원이 생각하는 것처럼 한반도의 위기가 올 수 있는 것입니다.

신기남 의원님. 신 의원께서 말씀하신데로 미국은 한번도 무력협박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한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부시는 2002년 국회 연두교서에서 북한 이라크, 이란 등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였습니다. 신 의원님 악의 축이 무엇입니까? 미국의 세계전략에 순응하지 않을 경우 핵선제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공언한 나라가 아닙니까?

북한은 미국같은 강력한 마피아겐 동네 양아치만도 못한 수준입니다. 정말 기습공격 몇일안에 현재의 상황을 구석기 시대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세계 최강국입니다. 그런 최강국이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같이 규정되었던 이라크가 전세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폭격의 날을 기다리는 상황인데 북한은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더군다나 같이 이행하기로 한 제네바협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상황이면 약한 나라의 심정은 어떻겠습니다.

신 의원님, 핵문제가 미국에게는 세계 전략의 일환일 뿐이지만 우리에겐 생존이 달려 있습니다. 경제제재를 통하여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당연히 고려해야겠죠. 하지만 그것은 너무 위험합니다. 국가간의 관계에서 굴욕을 강요하는 것은 깡패들의 협박과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군사적 긴장관계를 일으킬 수 있는 미세한 원인도 일으켜서는 안됩니다. 진정으로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락이 한국 사회를 어지럽게 만든다고 생각한다면 미국의 봉쇄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한국 정부의 포용정책으로 대화를 통한 핵문제 해결이 최선으로 여겨야합니다.

존경하는 신 의원님.

신 의원 말씀대로 핵문제는 민족 대 단결 원칙으로 해결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핵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고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가 민족 대 단결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신의원님 말씀대로 미국이 제네바 협약을 위반하였고, 불가침협정체결 및 직접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나라가 미국일진데 무조건 강자에게 굴복하라고 하는 것이 민족 대 단결인가요?

민족 대 단결이란 아무리 어렵다 하더라도 기다리고 대화하고 그것이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미국이 머라하든 우리에게 믿고 맡겨라라고 당당하게 주장하는게 민족 대 단결입니다. 북한의 위협수단으로 대화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 협상,경제교류를 계속하면서 한편으로는 미국과 북한을 동시에 설득하여 대화를 이끄는 것이 민족 대단결일 것입니다.

신 의원님 말씀대로 북한도 잘못했습니다. 노무현 당선자와 김대중대통령의 강력한 경제봉쇄 반대 및 대화를 통한 해결론을 알고 있으면서도 부시를 비롯한 강경론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핵위협을 계속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렇습니다. 그러나 갱성공단을 위해서 금강산 관광을 위해서 육로를 개방하고 이산가족 면회가 이루어지는 것은 또다른 대화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런 것으로 미국을 설득하고 기다리며 대화하면은 민족 대단결의 원칙으로 핵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신 의원님.
북한은 분명 약자입니다. 또한 약자이기전에 우리 민족입니다. 경제제재가 신 의원님 말씀대로 군사적인 위험을 일으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면 적어도 그것은 한나라당이나 자민련에서 나와 북한에 대한 의사소통의 고려 사항이 되어야 하는거지 노 당선자의 개혁세력인 신 의원이 할말이 아닐 것입니다.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은 나와 나의 자식 그리고 부모 형제의 생존문제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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