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새사장 또 낙하산인가?

노대통령 언론고문 서모씨는 안된다.

검토 완료

박영선(youngtjs)등록 2003.03.06 11:58
KBS 본부의 성명서 전문입니다.

KBS는 정권의 전리품이 아니다
노 대통령 언론고문 서 모씨 사장 내정설을 보며


`낙하산 인사`, `내정설`이라는 유령이 또 다시 KBS 주위를 떠돌고 있다. 그것도 대선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뛰었던 `언론정책 고문` 출신 서 모씨의 내정설이다. 과거 KBS를 정권의 전리품 정도로 여기며 논공행상 차원에서 입맛에 맞는 인사를 정권 멋대로 임명해왔던 구태를 그대로 반복하려는 노 대통령과 그 측근에 대해 우리는 실망을 넘어 분노마저 느낄 수밖에 없다.



KBS 새 사장이 대통령 마음에서 나와서는 안된다.



며칠 전 노 대통령이 " KBS 사장은 내 마음속에 있다"라고 말했다는 일부 보도를 접하고 우리는 그 말이 사실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랬다. KBS 이사회에서 제청하고 대통령은 임명만 하도록 돼있는 KBS 사장이 어떻게 벌써 노 대통령의 마음속에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KBS 사장을 결정하는 것에 반대해 나섰던 90년 4월 방송민주화 운동의 교훈을 벌써 잊었단말인가?
그러나 사실이 아니기를 바랐던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노 대통령의 측근들의 최근 행태와 언론보도를 종합해보면 노 대통령의 마음속에 있다던 인물이 벌써 차기 KBS 사장 내정단계에 들어섰으며, 그 사람은 대선 당시 노 대통령의 언론정책 담당고문이었던 서 모씨라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는데 심한 당혹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정 정당 언론특보출신은 사장자격이 없다.



내정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알려진 서 모씨는 모 신문 편집국장 출신으로 대선기간 민주당의 언론정책 고문을 맡았던 인물이다. 공영방송의 수장 자리는 개혁성과 함께 정권으로부터의 독립을 가장 주요한 선임 기준으로 판단해야하는 자리이다. 그런데 특정정당의 언론고문을 맡아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 뛰었던 사람이 KBS 사장으로 와서 어떻게 정치적 중립을 지킬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벌써부터 측근 챙기기라는 못된 병이 도진 것인가? 또 다시 KBS를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 셈인가? 특정정당에 몸담았던 사람이 KBS 사장이 돼서는 안된다는 것은 KBS 전체 직원의 뜻이며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특정 정당 출신 사장이라니...정치적 독립을 바라는 KBS 직원들과 국민들의 분노가 두렵지도 않은가?



정권은 사장 선임과정에서 손을 떼라



지난 4일 KBS 공사 창립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은 "앞으로 KBS의 운영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며, KBS에 아쉬운 소리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정치를 잘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우리는 이 발언이 매우 전향적인 자세로 생각하며 단순한 수사에 그치지않고 노 대통령 임기내내 지켜질 대 원칙이 되기를 바란다. 방송을 정권홍보의 수단이나 통제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 것이 진정한 언론개혁의 시발점이며 나아가 참여정부의 개혁이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KBS 사장선임과정에서부터 시작돼야한다. 정권이 간섭하지 않아도 자신의 뜻을 알아서 잘 수행해나갈 대통령의 측근을 밀실에서 선임해 사장으로 앉히고 난 뒤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따라서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마음속에 있는` 사장후보를 즉시 마음에서 지워버릴 것을 요구한다. 나아가 밀실에서 진행되고있는 KBS 사장 인선작업을 중지하고 KBS 직원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공정하고 투명한 `사장 추천위원회`에 맡기기를 바란다.
이런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밀실에서 선임된 서 모씨가 낙하산을 타고 KBS에 입성하려 한다면 KBS의 정치적 독립을 바라는 전 직원과 함께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다.



이사회는 `사장 추천위원회` 구성에 적극 나서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지난주 정권차원에서 이뤄지고있는 밀실인선에 반대하고 투명하고 공개적인 과정을 통해 KBS 사장이 선임돼야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또한 이사회에 대해 `사장 추천위원회`라는 투명한 틀을 만들어 사장 선임문제에 대해 투명하고 공개적인 논의를 진행해줄 것을 제안했다. 이사회가 KBS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서 또한 사장제청의 주체로서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하기위해 사장 추천위원회 구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재차 촉구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사장선임이야말로 KBS개혁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다시한번 강조한다.

2003. 3. 6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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