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당하고만 오마이뉴스

KBS 2TV 추적 60분 뉴스게릴라들의 반란을 시청하고….

검토 완료

김지수(csk6633)등록 2003.03.16 14:17
어머니와 아침식사를 같이 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어머니는 조간신문을 막 읽으셨고 식사 중에 거실의 TV에서는 노대통령과 평검사들과의 토론 결과에 대한 사회 각 층의 의견들이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통하여 전달되어 왔습니다.

어머니 왈
“ 나라가 어수선해. 개혁도 좋지만 근본이 흔들려…근본이…”

그 근본이란 말에, 제 심기가 불편해져서 저도 한 마디 했죠.

엄마! “그 근본이란 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데? 그리고 누구들의 것인데?”

다시 어머니 왈(내 말은 들은체도 안하고)

“ 그것 뿐만이 아니더라. 북한…그 뭐더라…그래 핵개발인지 뭔지..다들 그래. 노무현 불안하다고. 게다가 대기업들은 왜 들쑤셔 가지고 경제까지 이렇게… 난리가 아냐. 보통 난리가…

저도 다시 몇 마디 했습니다.
“엄마,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는데… 엄마 아침에 배달되는 중앙일보말고 ..음 예를 들어, 다른 언론지나 인터넷 등으로부터 뉴스를 보거나 들은 적 있어?

그러자 저희 어머니는

“내가 보는 게 중앙일보 그리고 SBS뉴스말고 더 있겠냐? 정치 이야기 같은 것들은 그냥 친구들이 이야기 듣고… 너두 알잖니? **아줌마. 왜 엄마대학동창? 그 남편이 예전에 **방송 주간까지 했었잖아. 그래서 친구들 모이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들 하지.”

저희 어머니는 환갑을 넘으셨습니다. 그리고 손주들도 셋이나 있는 할머니입니다. 그러나 소위 말하는 명문대를 졸업하시고 운전도 손수하시면서 인터넷 이메일도 사용하실 줄 아시는 세련되신 분이십니다. 그런데, 저희 어머니가 알고 계시는 현사회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와 지식들은 대부분 오전에 배달되는 조간신문으로부터 입니다. 그리고 저희 어머니는 그것이 진실인 것처럼 아예 믿으시는 것 같습니다.

식사 후에 어머니한테 다시

“ 엄마. 나 얼마 전부터 인터넷 모 언론에 기자로 등록해서 기사를 쓰기 시작했어. 물론 정식기자는 아니고..뭐 일종의 시민리포터나 옴부즈만 정도라 할까?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데…. 글쎄 엄마세대는 잘 모르겠지.”

“그래? 그 인터넷언론인가 뭔가 이름이 뭔데?”

“오마이뉴스라고”(내 발음이 불명확하였다)


“오매인뉴스? 그거 영어냐 중국어냐?


지난 토요일(3월 15일) KBS 2TV의 인기시사프로 ‘추적 60분’에서는 연속기획 '비주류의 반란’ 1부 편으로 ‘뉴스게릴라들의 반란’을 방영했더군요. 그들이 추적하고자 했던 뉴스게릴라들은 대부분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오프라인의 주류 언론지와 상치되는 신생 인터넷 언론매체를 말하는 것이였고요. 영광스럽게도(?) ‘오마이뉴스’가 사실 제 1부 편의 주인공이였습니다.

그동안 아주 극소수의 주류 언론에서만 ‘오마이뉴스’에 대해서 언급했던 탓인지 ‘추적 60분’에서 유독 ‘오마이뉴스’만 집중 조명을 하니까, 마치 그 프로가 ‘오마이뉴스’에서 자사 홍보용으로 만든 것이 아닌가 할 정도의 순간적 착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추적 60분'은 인터넷 영웅신화와도 같았던 '오마이뉴스'의 탄생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전면모를 다루었습니다.

월드컵 기간 중 어느 주류 언론사도 크게 부각시키지 않았던 장갑차사건부터 서해교전, 후보단일화, YS고대방문생방송, 매향리 사건, 여중생 추모 촛불시위 등의 다양한 특종과 사건들이 ‘오마이뉴스’의 신속하고도 예리한 비판의 칼날 속에서 심층 보도되었던 사실을 크게 부각시켰습니다. 특히, 이러한 생생한 기사들의
큰 부분이 이른바 '뉴스게릴라'로 불리우는 시민기자들에 의하여 자발적으로 작성되고 있다는, 주류신문과 차별화된 강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추적 60분은 이러한 인터넷 언론의 약진은 결국 언론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조중동 형세에 본격적인 도전이며, 기득권세력과 소수 비주류 세력간의 언론전쟁의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이는 그 동안 안일하게 일방향적 보도에만 안주하였던 주류 언론들의 내부자성을 일으켰고, 인터넷 기반의 제 3의 언론의 가장 큰 특징인 쌍방향적 보도가 활성화된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오마이뉴스 외에도 딴지일보, 프레시안, 민중의 소리, 서프라이즈 등 네티즌 중에서 알만한 사람은 모두 다 알고 있는 친근한 매체들도 일부 소개가 되었습니다.


이렇듯 새로운 대안 언론으로써의 밝고 생기 넘치는 장미빛 활약의 조명과 더불어, 그 이면에 안고 있는 부정적인 측면도 추적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정간법이라는 낡은 법적 제약 때문에 인터넷언론이 오프라인의 주류 종이신문에 비하여 취재에 있어서 상당한 난제를 가지고 있다는 점, 기자협회에 등록이 되지 않아서 기자실에 쫓겨났던 불명예스러웠던 일들도 언급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거대보수신문의 시장 독과점 상황에서 과연 이들 신생 소규모 인터넷 매체들이 수익구조 측면에서 얼마나 더 성장하고 버틸 수 있는 지에 대한 현실적 물음도 있었고, 친절하게도 그 답을 찾기 위해서 몇 백만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터넷 언론지 슬레이트(Slate)를 방문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또한 시민 기자들의 기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뉴스게릴라 신문 ‘오마이뉴스’의 기사에 대한 신뢰도와 전문성 문제를 꼬집기도 하였습니다.

저 또한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에 방송내용의 평가에 있어서 다소 편파적일지 모르나, 추적 60분의 ‘뉴스게릴라들의 반란’ 편은 대체로 인터넷 언론 매체들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보도했다고 보며, 그 동안 인터넷 상에서만 유영하였던 소수 인터넷 언론들을 TV 공중파 방송에서 집중적으로 조명해주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특히 보도의 주인공이 된 ‘오마이뉴스’는 이제 명실공히 주류 언론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위상과 실력을 갖추었기에 그 책임이 더더욱 무거워진 것은 아닌가 싶네요.

내일 아침 어머니와 조반을 같이 할 때 이렇게 묻고 싶네요.

“엄마. 엄마도 글 좀 쓰니까…
기자하면 어떨까? 손주 둔 신세대 할머니 기자^^.”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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