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의 수수께끼들

의아한 전쟁내용, 일방적인 보도 지향, 언론은 죽었나?

검토 완료

권오성(oskwon)등록 2003.03.24 07:48
1991년 이라크 전이 발발하고 하루 이틀지나 퍽이나 의아한 일들이 떠올랐다. 이라크의 전투기들은 어디로 갔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2003년 다시 벌어진 이라크전의 내용에서 다시한번 궁금한 사항이 몇 가지 있다. 이라크비행기들은 어디로 갔을까. 1991년에는 이라크의 비행기들은 이란에 가 있었다. 2003년의 이라크비행기들은 어디에 가있을까. 이번 싸움은 공기총가진 사람과 기관총 가진 사람의 싸움이다. 이걸 정상적인 전쟁이라고 생각한다면 우스운 일일 것이다.

또 한가지 의문이 더있다. 미국이 이라크에 비행기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 이 전쟁은 더 빨리 진행되었어야 한다. 그리고 전쟁난 지 사흘째, 미국은 아직도 이라크 남부의 소도시조차 완벽하게 접수하지 못했다. 그리고 매일 10억 달러 이상의 전비를 소모하고 있다. 전비의 대부분은 미사일과 폭탄값이다. 그리고 그 폭탄은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에 비축되어온 것들이다.

그리고 전쟁 나흘째에 들어서는데, 영미의 희생자가 25명이란다. 그중에 자책으로 인한 사망자가 근 20명이다. 그렇다면 이건 전쟁이 아니다. 연습인 것이다. 후세인은 죽어도 사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TV의 화면에는 분석보다는 전략시뮬레이션과 같은 영상들로 시간을 채워간다. 별반 새로운 것이 없다는 얘기이다. 그렇다고, 의문을 해결해주는 것도 아니다. 이라크군들은 항복하기에 바쁘고, 미군은 최첨단 장비와 미사일을 쏘아대기 바쁜데, 비행기도 없는 이라크내의 진격은 시간이 걸린단다. 그리고 시가전으로 연결될 까봐 초조해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종합적으로 볼때, 금번의 이라크전은 처음부터 수수께끼 투성이다. 진정한 언론과 보도정신이 결여되었다는 얘기이다. 바그다드를 비롯한 거점도시에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라크 공군기는 보이지 않고, 이라크제 스커드미사일은 명중된 게 없고, 발사량도 미미하다. 이라크 대공레이더는 파괴되었고, 비행기도 없고, 이라크군은 항복하기 바쁘고, 사담 후세인은 보도로 매일죽었다가 살아나는 인물이 되어버렸다. 그런데도 미군의 진격내용은 크게 앞서있지도 않다. 사실, 현대전에서 비행기없고, 생화학탄 사용도 없는, 항복하기 바쁜 군대를 지닌 독재자와 싸우는 일만큼 쉬운 것이 있을까? 보도내용이 사실이라면 전쟁은 지금쯤 끝났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 미군측은 비축무기를 다 쓰고 싶어서 시간끄는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또는 남은 죽어도 좋고 자신의 군대는 한명도 다쳐서는 안된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지니고 전쟁에 임하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측의 시간줄이기 전략은 아주 단순하다. 엄청난 화력의 무기를 통하여 결판짓겠다는 것이다. 정의로운 전쟁은 이런 식으로 전개되지 않는다. 객관적인 언론보도라면 이런 사항에 대해 의문을 지녀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전쟁을 막는 것이 제일중요하지만, 이미 벌어진 전쟁이라면 전쟁과정에서의 문제들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보도하며, 공정성과 정보수집을 통하여 전쟁의 명분은 계속 살아있는 것인가, 아니면 전쟁진행중에 사라져 버린 것인가, 전쟁의 명분이 인권을 뛰어넘는 것인가, 전쟁의 숨은 의도가 어떻게 전쟁속에 드러나고 있는가하는 점을 예리하게 지적해야 할 것이다.

현재까지의 보도를 통하여 보면, "미군은 무능력하다"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그리고 같은 보도를 되풀이하여 듣고 있는 국민들은 바보가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12년전이나 지금이나 보도태도나 내용에는 바뀐 것이 없다는 얘기다.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