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또, 마이카, 거미줄 없지만 진정 멋진 슈퍼히어로

<데어데블>이 좋은 이유

검토 완료

이종열(suzaku)등록 2003.03.24 09:42


<데어데블>은 근작인 <스파이더 맨>보다 재밌고 좋았다. 이유인즉슨 <데어데블>에는 고뇌하고 노력하는 인간적 슈퍼히어로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스파이더 맨>처럼 사적 욕망 충족과 자기과시를 위해 현란한 쇼를 보이는 것이 아닌, 사회정의를 우선해 이 나약한 영웅은 희생한다.

<데어데블> 또한 기존 코믹스 영웅들의 태생과 활약도에서 크게 달아나진 않지만 분명 다른 점이 있다. 그것은 -연출력의 문제로 기인된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주인공이 많이 나약하다는 것이다. 슈퍼히어로라 하기엔 쉽게 쓰러지고 이동도 다른 영웅들에 비하면 초라하다.

망토를 휘날리며 하늘을 나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거미줄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멋진 마이카가 있는 것도 아니니, 그는 온몸에 흉터를 새기며 터득한 방법으로 정의사회구현을 위해 달려간다. 상황이 이러하니 그를 연민하지 않을 수 없다.

허나 영웅은 초라해 보여도 악당은 막강 카리스마를 선보이니 전복의 쾌감을 맛볼 수 있다. 불스아이는 강인함과 화려함으로 악을 과시하는 것이다. 브래드피트를 연상시키는 콜린 파렐이라는 훌륭한 배우가 연기해서 이 역할은 더더욱 이목을 끈다. 한편 킹핀은 싱겁게 무너져서 매력이 더해지진 않지만 마이클 클락 던컨이라는 만화 캐릭터에 적합한 배우의 외모 덕분에 악당으로서 어울린다.

나약하지만 노력하고 고뇌하는 슈퍼히어로와 매력적인 악의 캐릭터가 싸우는 <데어데블>. 거기에는 인간적인 기운이 서려 있기에 어설퍼도 정이 간다.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