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10년' 일터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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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원(jwparkkcc)등록 2003.05.03 17:07
직장인 모임 '일터사랑'이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직장인들의 진보적이고 창의적이며 자유로운 사고를 키워가는 공간으로,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직장인들의 열린 사고와 실천의 장으로, 직장인들의 꿈과 희망을 함께 나누고 대안의 삶을 고민하고 실천하고자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10년을 버텨온 자랑스러운 단체입니다. 이 단체는 5월2일 1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10년을 '아름다운 10년'으로 기억하고자 그 날을 기념하였습니다. 조그만 까페에 모여 우리의 10년을 이야기 했습니다. 이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 날의 기념사가 일터사랑의 10년을 잔잔하게 대변하고 있어 그 소박한 감동을 나누고자 합니다. 기념사는 '일터사랑' 5대 회장 공병각님의 글입니다.

일터사랑 10주년을 맞이하여 이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께 먼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들이 '일터사랑'이란 이름으로 모임을 결성하여 활동한지 벌써 10년이 되었습니다. 물론 89년도 '애국적 사회진출운동'을 내건 사회진출 동아리 활동까지를 포함하거나 또는 '사무직노동연구소'와 같은 일터사랑 전사를 합친다면 일터사랑의 역사는 10년을 훌쩍 넘겨버릴 것입니다.

다만 현재 일터사랑을 구성하고 있는 대다수 회원들이 93년도, 94년도 사회진출자로서 일터사랑과 조직적 인연을 맺게 되었고, 최근 몇 년간을 93년 '사무직노동자회 일터사랑' 결성을 근거로 매년 기념행사를 해온 만큼 편의상 올해를 일터사랑 10주년으로 삼아 이렇게 큰 행사를 열게 된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10년의 세월동안 우리들 모두가 일터사랑이란 조직과 함께 성장해 왔다는 사실입니다.일터사랑은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게 우리의 마인드를 끊임없이 업그레이드시키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런 우리들의 모습을 청산주의로 폄하하거나 대중추수적 조직활동이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고정된 어떤 이념이나 패러다임에 종속되기보다는 흐르는 강물처럼 늘 변화하는 새로운 시대적 가치를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해 왔습니다.

특히 일터사랑은 조직이 개인을 존중하고, 개인이 조직을 위해 신명나게 참여할 수 있는 신선한 새조직을 만들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90년대 우리들은 서태지 음악에 심취해 노래방을 전전하기도 하고, 서서히 불고있던 PC통신 열풍을 통해 인터넷 시대, 멀티미디어 시대의 도래를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일터사랑은 조직적으로 성공한 단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일터사랑은 유명한 정치인을 배출해내지 못했습니다.
일터사랑은 뛰어난 시민운동가를 배출해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일터사랑에는 사회복지 현장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회원이 있습니다. 남녀차별적 기업환경에 맞서 당당히 자기 능력을 인정받아 여성 과장이 된 회원이 있습니다. 또 공기업 노조위원장 특별대우의 관행을 거부하고 인상된 임금을 조합간부들에게 균등분배한 회원이 있습니다. 신도시에서 장사하며 돈버는 재미로 사나 했던 회원은 상가 친목모임을 이끌며 지역의 개혁적 후보를 돕는 조직국장으로 활동해 여론조사 결과 열세에 있던 후보를 당선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일터사랑 회원들은 사회의 저변에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보이지 않는 실천들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터사랑 회원들은 일터사랑을 통해 시대의 변화를 함께 했습니다. 우리는 50년만의 정권교체에 함께 눈물 흘렸고, 월드컵 신화를 함께 했으며, 미군에 희생된 여중생을 추모하는 촛불시위에도 함께 했습니다.

물론 우리는 하나의 정치적 코드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미 우리 내에는 민주당에서 일하는 분들과 민주노동당이나 개혁국민정당의 당원이 되신 분들도 있습니다. 때론 이런 민감한 정치적 문제들이 우리를 괴롭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회원들이 각자의 장에서 사회 참여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었던 동력 또한 일터사랑이란 자궁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오늘 우리는 낡은 사진첩을 꺼내보며 과거의 추억 속으로 빠져들기 위해 여기 모인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이토록 아름다운 10년이 있었듯이 앞으로의 10년, 또 그보다 긴 기간을 함께 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평생을 만나면서 서로에게 자극이 되고 희망이 되는 관계,이것이 일터사랑이 앞으로 계속 이어져 나가야 할 당위라고 생각합니다. 으로 오늘 함께 자리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모쪼록 뜻깊은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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