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보도 "현대측 일부 대출금, 박지원에 건네졌을지도…"

하모씨, "현대측으로부터 어떤 돈도 받은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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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재(karma50)등록 2003.05.21 10:46
현대상선이 대북송금을 위해 대출받은 돈 가운데 일부가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수행비서였던 하모씨의 통장으로 입금돼 박 전 실장에게 건네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MBC는 20일 오후 9시 <뉴스데스크>에서 "특검팀은 65억원에서 나온 돈 3천만원이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측근인 하모씨의 계좌에 천만원씩 세 차례 모두 3천만원이 입금된 사실을 밝혀냈다"면서 "현대측의 뭉칫돈이 하씨를 통해 박 전 실장에게 건네졌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연결계좌에 대한 추적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MBC 보도에 따르면 특검팀이 하모씨 계좌의 자금을 추적한 결과 3천만원이 현대측이 1천만원권 수표 650장으로 나눈 돈의 일부라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검팀은 지난 2000년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장관이 남북정상회담 예비 접촉에 참가할 당시 수행비서였던 하모씨의 개인계좌를 추적한 것은 맞지만, 보도 내용에 대해 "특검팀에서 나온 내용이 아니며, 전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김종훈 특검보는 "지난 1일 박지원씨 수행비서였던 하모씨의 자택 압수수색을 실시했고, 이때 발견된 통장 2개에 대해 개인계좌 추적영장을 19일 발부받아 계좌추적을 실시했다"면서 "소위 '뿌리돈' 5천억원과 하씨 계좌추적에서 발견된 돈과의 연결점을 찾아낼 수 없었고 시점이 안맞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하씨의 계좌로 현대측의 자금 일부가 흘러 들어갔을 의혹에 대해서는 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소환도 염두해 두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편 하모씨는 내일(21일) MBC를 상대로 소송을 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상선 대북송금 중 65억원 정치권으로 유입

특히 MBC는 박 전 실장의 수행비서 하모씨의 보도에 앞서 "현대상선 대출 자금 중 65억원이 정치권에 유입된 흔적이 발견됐다"면서 "현대 측이 자금을 세탁해 정치권에 전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 큰 파장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 2000년 5월부터 12월까지 현대상선이 대출받은 5천억원의 자금흐름을 추적했으며, 수사 초점은 북측에 송금된 2억달러를 제외한 국내에서 사용된 2700억원의 사용처.

이를 추적한 결과 지난 주 현대그룹 관리계좌에서 자금세탁의 의혹이 짙은 65억원의 뭉칫돈을 찾아냈으며, 1천만원 짜리 수표 650장으로 나뉘어 한번에 3-4천만원씩 시차를 두고 현금으로 전환됐다고 전했다.

지난 19일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소환을 연기한 것도 이와 관련된 특검팀의 수사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종훈 특검보는 MBC의 이 같은 보도에 대해 "특검팀이 계좌추적을 한 것은 어제(19일)이었는데, '65억원'이라고 구분지어 밝힌 바 없다"면서 "보도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특검보는 앞서 브리핑에서 "보도에 따르면 (특검) 국면이 중요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나오는데, 여기서 보도내용에 대해 일일이 (특검팀에서) 까뒤집기 시작하면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구체적인 확인 및 논평을 하는 것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한편 박 전 비서실장의 측근인 하모씨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현대측으로부터 어떤 돈도 받은 적이 없고 박 전장관에게도 건넨적이 없다"면서 "현대측과 관련이 있을만한 일은 2000년 현대사업개발이 분당에서 분양중이던 아파트 3채에 청약신청을 하게 됐는데 당시 증거금등으로 1채당 1천만원씩 입금했다가 되돌려 받은 적이 있다. 혹시 그때 그 돈이 계좌에서 발견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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