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교과서 오류 지적--1-2-56쪽 놀부의 제비집 찾기

박 속에 보물이 있다는 건 거짓말이잖아요

검토 완료

정순열(y206047)등록 2003.06.20 11:05
엄마, 교과서가 잘못됐어요
====1-2-56쪽---놀부의 제비집 찾기

놀부는 동생 흥부가 부자가 되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놀부는 샘이 나서 흥부네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네 이놈, 흥부 어디 있느냐!"
"형님, 어서 오십시오."
흥부는 형님을 공손하게 맞이하였습니다.
"네 이놈! 네가 어떻게 부자가 되었지?"
놀부가 소리를 버럭 질렀습니다.
"지난해에, 부러진 제비 다리를 정성껏 고쳐 주었어요.
그랬더니 제비가 박씨 하나를 물어다 주었어요.
봄에 그 박씨를 심어 가을에 박을 타 보니,
박 안에서 온갖 보물이 나왔어요."
"그래? 그럼 나도 얼른 제비 다리를 고쳐주고 보물을 얻어야겠다."
놀부는 집에 와서 열심히 제비집을 찾았습니다.
"다리 부러진 제비가 어디 있지?
아이고, 답답해라. 내가 그냥 제비 다리를 부러뜨려야겠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논평
<<<<<<< 박 속에 온갖 보물이 있다는 건 거짓말이잖아요 >>>>>>

제가 이 문제를 지적하니 <그럼 아름다운 동화는 다 엉터리란 말이냐>
하고 반박하시는 분이 많았습니다.
저도 극작가로 황당한 거짓말을 쓰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너무 말이 안되면 <연극하네> 라고 하질 않습니까?
제가 지적하는 것은 교훈을 주는 이야기 자체가 아닙니다.
교과서는 동화와 다르니까요. 교과서는 아이들에게 지식의 기준이 됩니다.
동화는 읽거나 말거나 상관없지만 교과서는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외우고 시험보고 그래서 평가합니다. 아이들의 뇌리에 박아둔다는 겁니다.
그러한 인식이 그 사람의 평생 의식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교과서는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교육이므로
민족 전체의 문제가 되고 만다는 것을 염려하는 것입니다.
<동화속에 교육인가>
<교육을 위한 동화인가>의 문제로 접근해 보세요.



옛날 이야기를 읽도록 하는 것은 그 속에
지금의 우리가 배워야 할 내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흥부와 놀부' 나 '심청전' 을 읽고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는 점이나
지극한 효성이 하늘도 감동시켜 기적을 이룬다는
가르침을 배워 왔습니다. 이것을 '온고지신' 이라고 할 것입니다.
'온고지신' 은 옛것을 익혀 새롭게 배운다는 뜻일 텐데,
우리는 새롭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배우고 있다는데 문제를 제기하고 싶습니다.

두뇌의 메커니즘을 보면 체험 다음으로
잘 기억하는 것은 이해된 것입니다.
선생님이 설명하실 때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해된 것은 기억이 됩니다.
반대로 기억되는 것은 이해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해되지 않는 것도 기억될 수 있습니다.
아니 기억시킬 수 있다는 말이 맞겠습니다.
그것은 주입식 반복학습이나 무조건적인 암기, 즉 외우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주입식 반복 암기 기억은,
기억은 되었지만 제대로 쓸 수 있는 산 교육이 아니라 죽은 교육입니다.
죽은 교육은 주어진 문제의 단답으로 적을 수는 있어
점수를 높일 수는 있지만
그것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응용하는 창의력을 발휘할 수는 없습니다.
전혀 다른 상황에서 적절히 지혜를 발휘하도록 하려면
속수무책으로 힘을 쓰지 못합니다. 그래서 죽은 교육입니다.

산 교육은 그렇지 않습니다.
정답처럼 실체가 확연한 것 같지는 않더라도
어느 순간에 지혜를 발휘토록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놀부의 제비집 찾기' 에서 흥부가 부자된 이유를
'박을 타보니, 박 안에서 온갖 보물이 나왔어요' 라고 말합니다.
박을 타면 정말 보물이 나옵니까?
이것이 거짓말이라는 사실은 천하가 다 압니다.

세상이 다 아는 거짓말을 가지고 우리는 지금도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려 하고 있습니다.
'벌거숭이 임금님' 을 상기해 보십시오.
처세에 능한 어른에게는 통할지 모르지만
아이들에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이치나 논리에 어긋날 정도가 아닌,
너무도 황당한 엉터리 거짓말은 절대로 이해될 수가 없습니다.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도 지금까지 이런 가르침이 통할 수 있었던 것은
유교문화의 폐단입니다.
이런 가르침은 서당에서 '하늘 천, 땅 지' 식의 무조건적인 배우기로
억지로라도 집어넣으면 들어간다는 전근대적인 방식입니다.
억지로 기억시키는 것은 죽은 교육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에서도 그런 악습이 그대로 답습되고 있습니다.

58, 59쪽에 있는 문제 1, 2, 3, 4를 다시 살펴보십시오.
1. 읽어봅시다.
2. 한 말을 찾아봅시다.
3. 흥부와 놀부가 한 말을 적어 봅시다.
4. 다시 읽어봅시다.
읽어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주입식, 반복 읽기만을 거듭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말 우리의 교육 언제까지 이래야 합니까?
그리고 놀부가 말하는 '내가 그냥 제비 다리를 부러뜨려야겠다' 는
맨 마지막 문장도 결코 교육상 좋은 내용은 아닙니다.
저는 2년여에 걸쳐 6, 7세의 어린이를 직접 지도하면서
우리의 유아 교육이 잘못되고 엉터리임을 여실히 보았습니다.
황당한 동화책을 재미있게 읽게 합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다시 현실적이며 이치를 밝혀 깨우쳐 주기는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진정으로 진실을 가르쳐서
하나하나 올바르게 교육시키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2년여 동안 내가 그렇게 지도해보니
훨씬 성과가 컸고 아이들도 가치관의 혼동을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사물의 이치를 깨우치는 능력이 다른 아이들보다
월등히 뛰어났습니다.
우리의 교육 답습이나 후퇴가 아니라 선진화로 미래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새로 꾸며 쓴 글
.............< 박을 타서 부자된 흥부 >

놀부는 동생 흥부가 부자가 되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놀부는 샘이 나서 곧장 흥부네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네 이놈, 흥부 어디 있느냐?"
"형님, 어서 오십시오."
흥부는 형님을 공손하게 맞이하였습니다.
"네 이놈! 네가 어떻게 부자가 되었지?"
놀부는 소리를 버럭 질렀습니다.
"지난해에, 부러진 제비 다리를 정성껏 고쳐 주었어요.
그랬더니 제비가 박씨 하나를 물어다 주었지요.
봄에 그 박씨를 심어 가을에 박을 타보니."
성질이 급한 놀부는 흥부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지레 짐작했어요.
"박 속에서 온갖 금은 보화가 나왔다는 것이지!"
"아, 아닙니다. 그 박을 가지고……."
"허, 이놈 보소. 나에게 시침을 떼려고 하다니."
욕심 많은 놀부는 듣지 않고 집으로 뛰어가
다리 부러진 제비를 찾아 다녔어요.
흥부가 부자 된 것은 박 속에 금은 보화가 들어서가 아니었어요.
주렁주렁 열린 박을 탄 흥부네 식구들은 이 박을 어떻게 할까,
궁리하며 토론을 하였습니다.
의견이 결정되자 각자 정성껏 박으로 공예품을 만들었어요.
칠도 곱게 하고 아름다운 무늬도 새기고
여러 가지 모양도 멋지게 만들었어요.
누구나 갖고 싶은 훌륭한 예술품을 만들어 놓으니
돈 많은 사람들이 비싼 값을 주고 사갔어요.
누구나 창의력을 발휘하면 부자가 될 수 있겠지요.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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