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교과서 오류--1학년 2학기 60쪽-구멍난 그릇은 구멍난 교육이다

계약을 제멋대로 하도록 가르치는 것도 교육인가?

검토 완료

정순열(y206047)등록 2003.06.21 12:52
엄마, 교과서가 잘못됐어요
==========1-2-60쪽---구멍난 그릇--- (먼저 교과서 내용입니다)

어느 날, 동물 나라 임금이 돼지와 토끼와 사슴한테
흙을 주며 말하였습니다.
"얘들아, 이 흙은 아픈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신기한 흙이란다.
이 신기한 흙으로 그릇을 빚어 주지 않겠니?
가장 아름다운 그릇을 빚어 주면 상을 주마."
동물들은 이튿날부터 열심히 그릇을 빚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릇을 다 빚자 임금님에게 가지고 갔습니다.
누가 상을 받을지 보려고 여러 동물들도 함께 갔습니다.
임금은 그릇을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사슴이 만든 그릇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였습니다.
이 모습을 본 아기다람쥐가 웃으며 말하였습니다.
"하하하, 구멍난 그릇이야. 바닥에 구멍이 뻥 뚫렸잖아?"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사슴아, 너는 어찌하여 구멍난 그릇을 빚었느냐?"
"임금님, 저는 친구를 도와 주고 싶었습니다."
사슴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하였습니다.
그때 염소가 앞으로 나서며 말하였습니다.
"임금님, 저는 다리를 다쳐서 보름 동안이나 꼼짝을 못하였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사슴이 자기가 빚던 그릇의 바닥을 떼어
저에게 가지고 왔습니다. 그리고 제 아픈 다리에 발라 주었습니다.
그래서 사슴의 그릇에 구멍이 생겼습니다."
염소의 말을 듣고, 임금은 매우 기뻐하였습니다.
그리고 사슴한테 큰상을 내렸습니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논평
<<<<<<<<<<<<< 계약을 편의대로 해석해도 괜찮아요? >>>>>>>>>

'구멍난 그릇' 은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며
잘못된 가르침인 것 같습니다.
이 글은 다음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임금이 세 동물에게 내린 흙은 참으로 귀한 것입니다.
세 동물이 그릇을 빚어 왔으므로 계약이 성립되고 이루어 진 것입니다.
그런데 사슴은 계약을 완전히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릇을 만들어 온 것이 아닙니다.

그 뿐만 아니라 일부를 떼어 염소의 다리 치료에 썼습니다.
결과적으로 좋은 일에 썼지만 임의 사용입니다.
그리고 사전에 미리 고지하지 않고
납품물을 검사할 때 말하였으므로 그 죄는 더 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임금은 그런 사슴에게 상을 내렸습니다.
그것도 큰상을 내렸다고 하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같은 책 39쪽의 '약속은 지켜야 합니다' 의 주장과도
맞지 않는 내용입니다.
39쪽에서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서는 약속은 상황에 따라 안 지켜도 된다는 것입니다.
행위야 어떻든 결과만 좋으면 상을 받을 수 있다는 가르침은
교육보다는 혼란을 조장하는 선례를 심어주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서양의 교육 근간은 '악법도 법이다' 는
소크라테스의 정신을 받아 들여
사회 질서의 체계를 세워가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무리한 부탁이나 시위가 통하는 원인이
혹시 어려서부터 이런 가르침 때문은 아닐까요?
인정에 끌리고 마는 무원칙이 뿌리내린 결과는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기준은 세워져야 하고 원칙은 지켜져야 합니다.
어려서부터 그런 교육이 심어져야
그 줄기에서 피어난 꽃은 아름답고 열매도 탐스러운 것입니다.
특히 한민족은 동정에 호소하는 오류에 약합니다.
어찌 보면 지역감정의 깊은 골도
'우리가 남이가' 하는 심정적 호소에
이성적 판단이 함몰되고 마는 슬픈 결과일 수 있습니다.
무한 경쟁의 국제 사회에서도 우리 식의 이런
동정에 호소하는 오류가 통할 수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새로 꾸며 쓴 글
<<<<<<<<<<<<<<< 아름다운 그릇 >>>>>>>>>>

어느 날, 동물 나라 임금이 돼지와 토끼와 사슴한테
흙을 주며 말하였습니다.
"얘들아, 이 흙은 아픈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신기한 흙이란다.
이 신기한 흙으로 그릇을 빚어주지 않겠니?
가장 아름다운 그릇을 빚어 주면 상을 주마."
동물들은 이튿날부터 열심히 그릇을 빚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릇을 다 빚자 임금에게 가지고 갔습니다.
누가 상을 받는지 보려고 다른 동물들도 함께 갔습니다.
임금은 그릇을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사슴이 만든 그릇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였습니다.
이 모습을 본 아기다람쥐가 웃으며 말하였습니다.
"하하하, 구멍난 그릇이야. 바닥에 구멍이 뻥 뚫렸잖아?"
모두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이것을 본 임금의 신하 여우 대신이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임금님, 말을 듣지 않고 엉터리 그릇을 만든 사슴을 벌주십시오!"
그러나 임금은 사슴에게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물어보았습니다.
"사슴아, 너는 어찌하여 구멍난 그릇을 빚었느냐?"
"임금님, 저는 친구를 도와 주고 싶었습니다."
사슴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습니다.
그때 염소가 앞으로 나서며 말하였습니다.
"임금님, 저는 다리를 다쳐서 보름 동안이나 꼼짝을 못 하였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사슴이 자기가 빚던 그릇의 바닥을 떼어
저에게 가지고 왔습니다.
그리고 제 아픈 다리에 발라주었습니다.
그래서 사슴의 그릇에 구멍이 생겼습니다."
염소의 말을 들은 여우 대신은 임금 앞으로 나섰습니다.
"임금님, 그릇을 만들지 않은 죄도 큰데,
임금님의 흙을 제멋대로 떼어 염소에게 준 죄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습니다. 어서 사슴을 벌주십시오."
임금은 난처하였습니다.
사슴은 분명 죄를 지었으므로 벌을 주어야 하지만
그 행동이 남을 돕는 착한 일을 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임금은 오히려 상을 내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그릇을 빚어주면 상을 주겠다고 하였는데…….
좋은 방법이 없겠느냐?"
"임금님, 있습니다."
염소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습니다.
"구멍 뚫린 그릇에 흙을 채우고 백합꽃을 심어 꽃이 피면
향기도 좋은 가장 아름다운 그릇이 될 것입니다."
"오호라, 그렇구나."
염소의 말을 듣고 임금은 매우 기뻐하였습니다.
그리고 사슴과 염소에게 큰상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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