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교과서 오류 --1학년 2학기 60쪽--떡시루 잡기는 엉터리 교육이다

떡시루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도 교육인가?

검토 완료

정순열(y206047)등록 2003.06.21 13:11
엄마, 교과서가 잘못됐어요
1-2-76쪽---떡시루잡기--(먼저 교과서 내용을 살펴보세요)

어느 날, 호랑이와 두꺼비가 떡을 만들어 먹기로 하였습니다.
호랑이와 두꺼비는 똑같이 쌀을 한 바가지 씩 가져다가
떡을 쪘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 왔습니다. 군침이 저절로 돌았습니다.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나자, 호랑이는 떡을 혼자 먹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두꺼비에게 말하였습니다.
"두꺼비야. 우리, 떡시루를 산꼭대기까지 가지고 가자.
거기에서 떡시루잡기 내기를 하자."
"어떻게 하는데?"
"떡시루를 산 아래로 굴린 다음, 쫓아가 먼저 잡는 쪽이
떡을 다 먹는 거야."
이 말을 들은 두꺼비는 기운이 쏙 빠졌습니다.
보나마나 자기가 질게 뻔하였기 때문입니다.
두꺼비는 천천히 다시 한 번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잠시 뒤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자신 있게 말하였습니다.
"좋아, 내기를 하자."
그래서 호랑이와 두꺼비는 떡시루를 가지고 산꼭대기로 올라갔습니다.
"하나, 둘, 셋!"
호랑이와 두꺼비는 떡시루를 힘껏 굴렸습니다.
떡시루는 산 아래로 떼굴떼굴 굴러갔습니다.
걸음이 빠른 호랑이는 '어흥' 소리를 내며 떡시루를 쫓아갔습니다.
그런데 떡시루가 떼굴떼굴 굴러가면서 그 안에 들어있던 떡이
조금씩 밖으로 떨어져 나왔습니다. 호랑이는 그것도 모르고
떡시루를 잡을 생각에 열심히 달리기만 하였습니다.
산꼭대기에서 이 모습을 내려다본 두꺼비는 배꼽을 쥐고
'깔깔깔' 웃었습니다.
"내 그럴 줄 알았다니까. 인제 천천히 떡을 주워 먹어 볼까?"


======잘못을 지적하는 논평
---------------떡시루가 무엇인지도 모르나봐요

이 내용은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배우게 하려고 했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너무나 적절치 않다는 생각입니다.
아무리 황당한 것이 이야기라고 하지만 이건 황당한 정도가 아니라
무지의 소치가 분명합니다.
떡시루가 둥근 오지그릇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입니다.

떡시루를 산 위에서 굴리면 오지그릇은 멀쩡하고
그 속에 든 떡만 땅에 떨어진다는 내용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호랑이가 떡을 혼자 다 먹겠다고 말도 안 되는 내기를
제시하는 것도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칠 내용은 아닙니다.
특히 '조동' 으로 크고 있으며 자기 중심적 과보호를 받고 있는
요즘 시대의 아이들에게 말입니다.

두꺼비의 승낙도 야비합니다. 뻔히 결과를 알고 있으면서
땅에 떨어진 떡을 주워 먹자고 찬동한 것이니까요.
이건 꾀가 아니라 사기입니다.

꾀는 일을 잘 꾸며내거나 해결 짓거나 하는 묘한
생각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언뜻 지혜와 혼동하는 것 같습니다.
지혜는 꾀와는 다릅니다.
사리를 밝히고 잘 처리하여 가는 재능을 말합니다.

호랑이의 내기 제의나 두꺼비의 찬동은 꾀가 아니라
꾀로 상대방을 속이는 사기입니다.
떡시루가 구르면 그 속의 떡은 그림처럼 덩어리 조각이 되어
밖으로 조금씩 떨어지지 않습니다.
시루는 아래보다 위가 넓고 바닥에 예닐곱 개의 구멍이 있는 것으로
속에 든 떡 전체가 쏟아져 내립니다.

그리고 땅에 떨어진 떡이 주워먹는 음식이 된다는 꾸밈도
결코 좋은 의미일 수는 없습니다.

더욱 교육상 나쁜 내용은 마지막 두꺼비의 웃음입니다.
남을 골탕먹이고, 자신도 흙이 묻어 먹을 수 없는 떡을
주워먹는 부끄러운 행동을 하고도
'배꼽을 쥐고 깔깔깔 웃었습니다' 는
위험하기 그지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내용을 질문 3의 '느낌을 살려 읽어봅시다' 고 했는데
이렇게 배우고 자란 아이들이 장차 판단하고 자라고
행동할지를 생각하면 걱정스럽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 글을 가르치기 전에
「'되돌아보기' 에서 살펴본 내용을 생각하며 더 공부하여 봅시다」
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되돌아보기' 의 내용은 어떠한지 살펴봅시다.

1. 준이와 창이는 쌍둥이 형제입니다. 느낌을 살려
'준이와 창이' 를 읽어봅시다.

----------준이와 창이

준이와 창이는 준비물을 챙기고 있습니다.

준이 : 엄마, 제 크레파스 어디 있어요?
엄마 : 네 책상 서랍에 없니?
창이 : 내 책상 밑에 있던데.
엄마 : 물건을 쓰고 나면 제자리에 두어야지.

준이는 창이의 책상 밑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크레파스를 찾았습니다.

준이 : 엄마, 도화지랑 붓도 사야 해요. 돈주세요. 학교에 늦겠어요.
엄마 : 어제 미리미리 준비해 두었으면 아침에 이렇게 바쁘지 않을텐데
창이 너는 준비물 챙겼니?
창이 : 네. 저는 어제 찰흙이랑 신문지를 다 준비해 놓았어요.


이 내용도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미리 준비물을 챙기는 것이 필요하다는
교육상의 뜻을 앞세운 글입니다.

그러나 하나를 가르치기 위해 더 중요한 둘을
잘못 가르친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준이는 물건을 잘 챙기지 않는 성격입니다.
그러면 창이는 착실하고 모범적입니까?

형제의 크레파스를 조금 챙겨 주면 훨씬 쉽게
찾을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창이에게는 이기심과 자기 중심적 성격이 있는 편인데
이것은 형제간의 우애에 좋을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형제간의 이기적 내용은 '떡시루 잡기' 에서
극단적인 '사회적 이기' 로 발전하고 있다는 견해가 저의 염려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배울 것은 형제간에 서로 돕고,
타인과는 더불어 더욱 이로운 마음과 행동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런 교육과 역행하는 가르침은 분명 바로 잡아줘야 하겠습니다.


===========새로 꾸며 쓴 글
----------------제 몫을 찾은 두꺼비

어느 날, 호랑이와 두꺼비가 떡을 만들어 먹기로 하였습니다.
호랑이와 두꺼비는 똑같이 쌀을 한 바가지씩 가지고 있었습니다.
"두꺼비야, 우리 둘이 쌀을 시루에 같이 넣고
떡을 찌면 더 좋지 않겠니?"
참 좋은 생각이었습니다. 시루는 큰데 쌀은 적고,
두 번씩 찌려면 시간이 걸릴텐데, 현명한 생각인 것입니다.
떡시루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왔습니다.
군침이 저절로 돌았습니다.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나자, 호랑이는 떡을
혼자 먹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두꺼비에게 말하였습니다.

"두꺼비야, 우리 떡시루를 산꼭대기까지 가지고 가자.
거기에서 떡시루잡기 내기를 하자."
"어떻게 하는데?"
"떡시루를 산 아래로 굴린 다음, 쫓아가
먼저 잡은 쪽이 떡을 다 먹는 거야."
이 말을 들은 두꺼비는 기운이 쏙 빠졌습니다.
보나마나 자기가 질게 뻔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호랑이가 눈을 크게 뜨고 노려보니 거절하기도 어려웠습니다.
"호랑아, 그러면 떡시루가 깨지고 떡에는 흙이 묻게 될텐데,
그럼 떡을 어떻게 먹어?"
두꺼비가 말하자 호랑이는 '어흥'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럼 넌 나랑 내기를 하기 싫다는 거야!"
두꺼비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잠시 뒤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자신 있게 말하였습니다.
"좋아, 내기를 하자!"
호랑이는 좋아서 떡시루를 들고 산으로 올라가려고 했습니다.
"호랑아, 떡시루는 여기 그대로 두고 저기 멀리 있는
높은 산꼭대기까지 빨리 갔다온 쪽이 다 먹도록 하자."

자신 있는 호랑이는 냅다 높은 산꼭대기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그러자 두꺼비는 떡시루의 떡을 반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런 다음 편지를 한 장 써 놓고 자기 몫의 떡을 가지고
재빨리 시냇가 풀숲으로 도망을 갔습니다.
"호랑아, 남의 것을 탐내면 나쁜 짓이야."
두꺼비가 남겨 놓은 편지의 내용입니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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