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는 삼성의 스포츠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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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근환(jun64314)등록 2003.06.25 11:46
미국과 일본을 포함하여 삼성라이온스 이승엽 선수가 세계프로 야구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쾌거를 이룩하였다. 세계도 깜짝 놀랐다. '국민타자' 이승엽(27ㆍ삼성)의 세계 최연소 300홈런 달성에 미국과 일본 언론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24일(한국시간)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한국의 이승엽이 세계 최연소 300홈런을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ML구단들 영입 경쟁 치열할 것", 닛칸스포츠는 "왕정치보다 5개월 빠른 금자탑"이라는 머리기사로 보도하였다.

이승엽은 26세 10개월이란 나이에 세계 프로야구 사상 최연소 300홈런을 달성했다. 메이저리그의 알렉스 로드리게스(27세8개월6일)는 물론이고 일본 프로야구의 왕정치(27세3개월11일)보다 5개월 7일 앞서 세운 기록이다.

투수들의 엄청난 견제에도 불구하고 달성한 최연소 300홈런은 삼성의 이승엽이라는 패기있고 활력넘치고 용맹스러운 젊은 사자의 자랑스런 업적을 스스로 보편화시켜 버리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삼성은 역사적인 300호 홈런볼을 '삼성 라이온스 역사박물관'에 전시하기 위하여 기증 조건으로 '29인치평면TV와 2년간 프로야구무료입장권, 이승엽의 사인볼'을 제시하였지만 정작 볼 주인은 보기 좋게 기증을 거부해버렸다.

야구의 본 고장인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배리 본즈의 73호 홈런볼은 경매시장에 나올 경우 최소한 백만불은 받을 것이라고 한다. 그만한 가치가 있고 그 정도 평가를 해줘야 메이저리그의 가치가 상승하고 관중들과 스폰서가 돈을 싸들고 들어 붙을 것이다. 그러기에 불과 우리 돈으로 육.칠천원 하는 작은 야구공 하나를 몇 십억씩 주고 거래하는 것이다.

삼성은 이승엽과 삼성라이온스의 가치와 삼성기업의 가치를 몇 단계 격상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삼성은 이번뿐만 아니라 모처럼 ATP 챔피언쉽 테니스 대회에서 우승하여 한국테니스의 위상을 높인 이형택을 체력이 바닥한 상황에서 광고 운운하면서 호주오픈에 무리하게 출전시켜서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가운데 안드레 애거시에게 떡이 되게 망신을 당한 경우와 우리나라 골프의 기린아인 박세리 선수와 헐값으로 추가 계약하려다 놓친 부분 등등...

스포츠는 인류의 역사를 통하여 엄청난 변화 속에 발전해왔다. 앞으로의 스포츠의 성장과 발전가능성은 무한하고 우리는 이미 88올림픽과 2002한일월드컵을 통하여 우리 스스로 실감있게 목격하였다. 세계인류를 표방하는 삼성이 이번과 같이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개선하지 못하고 보이지 않은 가치를 모르고 새로운 비전을 만드는 역량이 부족할 경우는 언제가 일류는 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 경우는 삼성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나라 모든 기업들이 마찬가지고 사회 모든 부분에서 이것과 유사한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우리 주변에 진정한 가치를 망각하고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 없나를 반추하는 노력들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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