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원불교 교무에게 폭행·수갑사용 논란

성직자 연행으로 감정적 충돌, 핵 폐기장 설치문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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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인태(wonleon)등록 2003.06.28 15:39

강해윤 교무가 경찰에 폭행당한 뒤 수갑이 채워지고 있다. ⓒ 우인태


'원불교 성지수호 대책위원회'는 중앙총부와 영광·광주전남교구, 중앙교구 교무 및 원광대원불교학과·영산원불교대 학생 등 4백여명으로 구성되었으며, 현지 대책위 소속 1백여명과 함께 윤 장관의 영광원전 방문을 저지하는 중이었다.

이들은 26일 산자부가 발표한 '핵폐기장 건설을 위한 주민투표제'에 항의하고 윤 장관의 영광원전 진입을 막기 위해 오전9시부터 영광원전 앞에 대기하고 있었다. 영광원전 앞에는 유치찬성 홍농주민들 1백여명이 나와 이들과 대치했다. 경찰은 병력 5백여명으로 이들을 에워싸고 주민간 충돌과 윤 장관의 원전 진입을 위한 경비에 들어갔다.

오전 10시 10분,
영광군 법성면 들머리 육교 부근에서 윤 장관 일행의 차량을 저지하던 중 원불교 영광교구사무국의 허종화 교무가 경찰에 의해 강제 연행되었다. 허 교무는 '핵폐기장 반대' 머리띠를 두르고, "주민투표제 강행하는 산자부는 자폭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윤 장관의 차량으로 접근하던 중이었다. 현재, 허 교무는 영광 경찰서에서 홍농 파출소로 이송되어 조사를 받고 있다.

이어 오전 10시 30분,
영광원전 앞에서 시위도중 윤 장관의 차량을 저지하기 위해 원불교 교무들이 길을 막았고, 이 과정에서 원불교 환경단체인 천지보은회 강해윤 교무가 윤 장관의 차량에 뛰어 들다가 역시 경찰에 연행되었다.

강 교무는 연행과정에서 경찰들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수갑이 채워졌다. 이어 원불교 교무 이십여명이 강 교무가 수갑에 채인 체 실려 있는 경찰 버스를 에워싸고 격렬히 항의하였다. 경찰은 버스를 빼내어 강 교무를 영광경찰서로 연행하려 하였으나 교무들과 주민들의 항의로 30여분만에 풀어줬다. 현재 원불교 남자 교무들은 경찰차 주변에 누워, 영광경찰서장의 사과와 연행시 폭력을 행사하고 수갑을 채운 경찰의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영광군 법성 들머리에서 윤 장관 일행의 차량이 저지 당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원불교성지수호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인 김성근 교무는 "연행과정에서의 수갑사용과 폭행 등에 대해 모든 증거를 보존하고 있다"며 "원불교인권위원회를 통해 법률적 검토 후 타 시민·환경단체들과 연대하여 정부를 상대로 총력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공무집행방해와 도로교통법위반의 명목으로 허 교무와 강 교무를 연행했으나 '현행범'에 대한 논거가 약해 연행과정에서의 폭력과 수갑사용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윤 장관의 면담을 요구하던 '성직자'에 대한 폭행과 수갑사용은 출재가 교도들의 감정을 자극하여 더욱 강한 전선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원불교 영산성지 수호와 핵 의존적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 전환에 나섰던 원불교 측은 전국적 조직을 이용해 더욱 거세게 저항하고, '반핵'의 기치와 생명·평화·환경·상생의 가치를 일깨우는데 주력할 정망이다.

윤 장관에게 주민투표제 강행에 대한 단순한 항의에 무리한 대응을 하고, 성직자에 대한 폭행을 행사함으로서 원불교측의 대응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여 이제 핵폐기장 저지 투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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