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이중적 성문화 잣대를 해부한다!

2003 안티가부장제 페스티발, 이중성문화 개선을 위한 토론회

검토 완료

박희석(phials)등록 2003.07.24 11:46

<이중성문화개선을 위한 토론회> 장면 ⓒ 박희석


남성과 여성, 서로 소통하자!

남성의 일탈적인 성문화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어떻게 하면 남녀 모두 낙인받고 기대되어지는 전통적 성역할에서 벗어나 행복하고 즐겁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이번 토론회를 기획하게 되었다는 신박진영(대구여성회 성과인권위원장)씨는 소위 ‘양성평등’시대라는 현 시점에서도 성의식에서는 타성에 대하여 ‘마리아와 창녀’라는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는 남성의 눈높이가 제대로 조정되고 있지 않음을 꼬집었다.

성지식 습득=음란물 정보습득

주제 발표에 나선 정박은자(대구여성회 인권부장)씨는 11명에 대한 심층면접과 200여명에 대한 설문조사 자료를 통계로 30,40대 남성의 성문화에 대한 분석결과를 보고했다.

정박은자 부장은 "성지식습득에 있어 청소년시기부터 남성들은 습득경로가 매우 다양하고 주위허용도가 높은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성지식 습득=음란물 정보습득'이라는 공식이 성립하면서 남성들은 성기 중심적이고 삽입 중심의 왜곡된 성지식을 가지게 된다"라고 말한다.

때문에 그는 학교, 사회단체나 부모에 의해 성교육이나 지식을 습득받은 경험이 8.7%에 불과했다는 설문결과는 다시한번 비과학적으로 왜곡된 성의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올바른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함을 반증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되지만 우리 와이프는 절대 안돼

주목되는 점은 남성들이 인식하는 혼외성경험의 범위에서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과의 성경험은 철저히 배제된다는 것이다. 첫 성경험의 대상이 성매매업소의 여성들이 다수임을 감안할 때 일상적 삶의 공간과 성매매라는 공간이 청소년기부터 공존해온 현 기성세대에게 혼외성경험과 안정된 가정생활을 병행하는 것을 설문자들은 자연스럽게 느끼고 있었다.

또 남성들은 어떠한 혼외성경험을 막론하고 결혼을 유지하는 기제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을 보였다. 때문에 자신의 혼외 성관계는 68.5%가 결혼생활과 가정에 영향만 주지 않는다면 문제되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같은 맥락으로 아내의 혼외성경험은 가정을 위협하는 위험한 행동이기 때문에 ‘절대 용납 못한다’, ‘구타하고 이혼한다’,‘남여 모두 가만안둔다’ 등의 이중적인 통념을 드러냈다.

남성들의 혼외성문화를 위협하는 요소 없어

이에 대하여 정박은자 부장은 “현재 결혼제도 안에서 남성들의 혼외성문화를 어느 켠에서도 위협하는 요소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미 성매매가 남성들의 생애주기의 한 공간으로 자리잡았고 너무나 쉽게 공공연한 장소를 찾고 구매ㆍ이용할 수 있는 까닭에 남성들조차 은연중 국가가 합법화하여 시행하는 것으로까지 남성들은 착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 ‘후배결혼식에서’,‘타지원정’으로 또 ‘n분의 1부담으로’이라는 다양한 형태의 성매매현상은 삼삼오오 무리지은 형태의 집단적 행동을 대부분 보여, 집단적 행동으로 사회적 비난과 죄책감을 무마시켜주기까지 한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이번 '범죄자 정보공개'라는 처벌을 도입한 청소년 성매매에 대하여 ‘신세 조질일 있느냐’라며 분명히 경계하고 있는 기혼남성들의 분명한 의식이 정박은자 부장은 우리 사회의 이중성문화를 척결할 수 있는 단서인 동시에 중요지점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퇴근 후 만나면 술을 먹고, 술을 먹으면 자연스럽게 2차, 3차를 가는 현재 남성들의 놀이문화. 그는 이런 왜곡된 성문화는 자연스럽게 가정이라는 공간이 애정과 욕구를 충족ㆍ해결하는 장소가 되기보다는 ‘여자 하나 간수 못하는 무능한 남자‘라는 시각을 피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가정을 유지하는 변질된 가정생활로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그럼 대안이 뭔가?

토론회 말미에 정박은자 교수는 ▶ 평생교육으로서의 성교육 프로그램 ▶ 함께하는 놀이와 여가문화의 개발 ▶ 폭력과 성매매에 대한 단호한 법적대응 ▶ 생산적 산업경제를 위한 정책시행이라는 4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성문화가 실제 사회 모든 제도와 관습과 얽혀있는 문제이기에 직접적 해결책을 강구하기 힘들었다고 말하는 그는 ‘단기적인 처벌과 억압은 효과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남녀 모두 케케 묵은 쟁점에서 벗어나 서로 생산성 있는 ‘관계맺기‘를 시작해야 함을 강조하며 토론회의 끝을 맺었다.

제4회 대구여성문화제 - 2003 안티가부장제 페스티발
" 이중성문화 깨기 - 접대에 찌든 당신, 떠나라!! "

▲ 2003 안티가부장제 페스티발 포스터
■ 일 시 : 2003년 7월 5일(토) 15:00 ~ 19:00
■ 장 소 : 대구백화점 앞 민주광장
■ 주 최 : 대구여성회
■ 후 원 : 대구광역시

< 여성문화제 - 무대행사 >
17:00-17:15 남녀평등성문화를 위한 두드림 (풍물패 신명)
17:15-17:25 개회식 선포와 여성문화제 축시 낭독 (대구여성회)
17:25-18:10 내 삶터에 평등성문화를 허(許)하라! (정통락밴드 아프리카)
18:10-18:20 이중성문화 나가 있어! (TOZ 째즈댄스)
18:20-18:40 회식문화를 바꾸자 "누가 좋아서" (프로젝트퍼포먼스그룹 하필)
18:40-19:00 함께 하는 남녀평등 성문화를 향하여 (문화모임 신난걸)

<여성문화제 - 시민참여와 전시마당>

■ 이중성문화 아작~ 손바닥 도장 찍기
■ 월경팔찌 만들기와 성교육 관련자료 전시
■ 여자만세!! 페이스페인팅
■ 내 몸의 주인은 나 "No성형!! NO다이어트!!"
■ 성매매근절 캠페인과 선전물 전시전
■ 성매매 회식문화반대 남성서명운동

담당 : 신박진영 정박은자 (053-421-6758, 427-4577, 011-9373-2790)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