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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를 미친 짓이라고 하는 것도 교육입니까?===
--------초등 교과서 오류 지적--19회--------------
초등학교 국어 읽기 교과서 4학년 1학기 88쪽에는 <효자가 되는 방법>이라는 만화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효자가 되는 방법' 의 이 만화는 옛날의 이야기지만 오늘 우리에게도 절실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동양의 미덕이며 우리 민족의 덕목인 효가 퇴색되고 아예 사라져버린 지금 이런 가르침은 우리의 정신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중요한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친절한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내용이어서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으며 교육적인 효과도 크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내용도 사려 깊은 가르침으로는 치명적인 결함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늙으신 어머님을 모시고 사는 효자는 장에서 떡을 사다 드리기도 하고 보거나 들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효를 실천합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아내와 자식들에게도 자기처럼 미주알고주알 모든 이야기를 하게 합니다. 그런데 동네 사람들이 그런 효자를 흉봅니다.
<저 사람은 왜 쓸데없이 늙으신 어머니께 미주알고주알 이야기를 모두 하지?>
<쯧쯧...... 한심한 일이야>---라고 합니다.
과연 그런 효도가 한심한 일일까요?
이런 흉을 보는 동네 사람들에게 효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자네들도 부모님께서 더 연세가 드시기 전에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해드리게.>
이런 효자의 친절에 동네 사람이 이런 말을 합니다.
<자네처럼 미친 짓을 하란 말인가?>
무심코 던진 말이라고 하지만 이건 참으로 잘못입니다.
효자가 하는 행동은 절대로 미친 짓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 효자는 평생동안 미친 짓과는 전혀 상관없는 착하고 선한 행동만 하였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효도하는 실천 방법까지 현명한 것을 보면 학식만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아주 지혜로운 사람이 분명합니다.
효자의 그런 행실은 동네 사람은 다 알 것입니다. 그리고 '미친 짓을' 이라는 말은 한 농부도 나쁜 사람이 아니라 부모와의 대화보다는 농사에 열심인, 그래서 부모님께 효성을 실행할 겨를이 없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미친 짓을' 이라는 말은 아무리 좋게 받아들이려고 해도 망언이 분명합니다. 일상적 대화에서도 함부로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어찌 꿈나무의 교육에, 그것도 교과서로 가르치는지 모르겠습니다.
교육은 생각을 바르게 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생각이 아름답지 못하면 행실은 자연적으로 바를 수가 없습니다. 서양의 교육을 살펴보면 생각을 바르게 하도록 <논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논리에는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는 <오류>의 배움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생각을 오류에 빠지도록 가르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라고 소흘히 여길 수도 있지만 이런 사소함이 쌓이면 고질이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말은 생각의 발로일 것입니다. 가르침은 말을 순화해서 쓰도록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저 친구 행동은 이해하기 어렵구먼...> 한다거나,
<우린 일에 바빠서 어디 그럴 틈이 있는가....>하는 정도로
동네 사람들이 효자처럼 효도를 다하지 못하는 부끄러운 마음을 드러내는 표현이었어야 진정한 가르침이 될 수 있습니다.
선행을 베풀거나 효도를 하는 아름다운 행실이 시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교육은 참으로 위험한 가르침이므로 시정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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