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차시간 엉망· 위험한 정차 ‘ 짜증나는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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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원(reform1)등록 2003.08.13 12:11
얼마 전 만취한 취객이 신호등에 걸려 정차한 버스를 뒤쫒아와 올라타서는 버스기사에게 폭행을 가해 , 버스기사가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가해자는 평소에 버스가 정류장에 제대로 정차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품었다고 한다.

얼마 전 버스가 제 시간에 오지 않는데에 분노해 버스기사에 폭행을 가하는 비슷한 사건이 연이어 일어났다. 버스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불만과 분노가 한계점에 달한 것이다.

나 역시 버스를 기다리다 지쳐 시간 약속에 쫒겨 할수 없이 택시를 타는 시민을 가끔 만난다. 이들은 하나같이 택시를 타자마자 버스욕부터 한다.

요즘 택시 공차율이 높아지다보니 빈 택시들이 버스 정류장에 정차해있는 장면을 자주 본다. 버스를 기다리다 지친 사람들이 택시를 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공사를 시작하면서 시민들에게 승용차 사용을 억제하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권하고 있지만 버스 서비스는 여전히 부실하다.

이는 최근 한 일간신문의 조사에서도 확인되었다.

시내 버스정류장 10곳과 분당 등 수도권 신도시 버스정류장을 무작위로 선택해 배차시간, 주정차 질서 등을 조사한 결과, 불규칙한 배차시간과 정류장 건너뛰기 등 일부 구간의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 * 들쭉날쭉 배차=11일 오전 8시17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매송중학교 앞 버스정류장. 1005-2번 버스가 23분 만에 도착했다.

주민들이 분당과 광화문을 운행하는 1005번 버스만으로는 출퇴근이 너무 불편하다고 민원을 제기해 최근 해당 운수회사가 새로 운행을 하게 된 이 버스의 배차시간은 15분이었지만 23분 만에야 도착했다.

같은 노선을 운행하는 1005번도 1500번이나 1111번 등 다른 노선버스가 3~4차례 이상 지나갈 때까지도 나타나지 않아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 분당구 이매촌 한신아파트 옆 버스정류장도 마찬가지였다. 서울로 향하는 마지막 정류장인 이곳에서는 상당수 버스들이 손님들을 더이상 태울 공간이 없다며 무정차 통과해버리는 바람에 출근길 시민들이 발을 구르고 있었다.

또 일부 노선버스들은 배차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들쭉날쭉 운행하면서 한꺼번에 나타나기도 했다. 버스를 놓친 시민들은 출근시간에 쫓긴 나머지 울며겨자먹기로 이곳에 기다리고 있던 서울 택시들을 이용한다.

* 서울 영등포역 신세계백화점 맞은편 정류장. 111-1번 버스가 27분 만에 나타났다. 정류장에 표시된 배차간격은 10분. 100-1번 버스도 배차간격은 7~8분이지만 실제로는 15~17분 만에 한대꼴로 정차했다.

* 화양동 건국대 입구 사거리에선 56번 버스가 정류장에 서있는 승객이 1~2명에 불과한 것을 보고 무정차 통과했다. 59번 버스는 정류장을 30m 지나쳐 멈춰 섰다. "

버스의 횡포는 늦게 오거나 정차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도로주행이나 정류장 주차에 있어 무단정차에 난폭운전은 기본이다.

버스 정류장에서 한 차선만을 차지하고 정차해야 함에도 옆차선의 일부를 점령하고는 비스듬하게 정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버스를 뒤쫒아 주행하던 다른 차량들은 버스가 정류장에서 2개차선을 점령하면서 정차할 때는 꼼짝없이 버스 뒤에 서있을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뒷 차량 전부가 정체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들 차량 중에 일부가 다른 차선으로 끼어들기를 하는데 다른 차선의 주행체증현상까지 발생한다.

퇴근길 인파가 몰려있는 시내중심가의 버스 정류장에서는 10여대의 버스와 택시, 승용차가 뒤엉켜 승객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을 중심으로 30m 전·후방으로 바쁘게 뛰어다니는 장면이 심심치않게 목격된다. 나 역시 그 10여대중의 하나였던 경우가 있었다.

신촌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유흥가가 몰려있는 번화가는 자정 전후를 즈음하여 귀가하려는 시민들이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이때 버스들은 승객이 일시에 몰려들면 한꺼번에 승차시키기 위해서 한차선에 일렬로 정차 순서를 기다리지 않고 옆차로까지 겹정차하는 것이다. 100여명의 사람들이 먼저 승차하려고 겹정차된 버스 사이를 이리 저리 오가며 뛰어다니는 것이다.

이때 오토바이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버스 겹정차로 시야가 가려 오토바이와 사람이 충돌하기도 한다.

버스나 지하철은 대중교통수단이다. 노선은 대부분이 여러지역을 돌아서 간다. 버스나 지하철은 직선으로 다닐수 있는 승용차보다 목적지까지 가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

따라서 시민이 승용차 대신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선 배차시간과 주행시간이 정확해야한다. 지하철은 이 문제가 해결되고 있지만 버스는 그렇지 못한 것이다.
버스 전용차선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배차시간마저 들쭉날쭉한 상태에서는 버스를 통해 시간약속을 지키기란 결코 장담할 수 없다.

그럼에도 시민들에게 버스를 이용하라고 권유하는 것은 시민에 대한 기만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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