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애완견문화 과연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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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원(reform1)등록 2003.08.18 19:51
택시운전을 하다보니 서울 곳곳에 애완동물 가게가 번성하고 동물병원이 성업화되고 애완동물 미용실까지 생겨나는 것을 보게 된다.

가방속에 애완견을 데리고는 한 청년이 퇴근시간이 막 지난 저녁에 택시를 탔다.
직장인이면서 혼자 사는 청년은 24시간 동물병원에 애완견을 데려가는 중이었다.

수십만원씩 하는 애완견을 혼자 키우다보니, 퇴근후에야 24시간 동물병원으로 가는 것이다.
그 청년의 얘기에 의하면 애완견 양육에 드는 이런저런 비용이(애완견은 의료보험도 안된다) 자신의 월급의 4분의 1이나 된다는 것이다.

조금 잘 살게 되었다고 애완견을 찾고, 애완견장사가 좀 된다고 너도나도 가게와 동물병원을 차리고, 애완견문화가 익숙치 않음에도 명품지니듯이 애완견을 데리고 사는 현상을 보면서 한국사회의 생활문화의 천박함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오로지 일만 열심히 하며 고도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잘 드러나지 않았던 인간성의 상실과 인간소외 문제가 고도성장의 열매를 맛보면서 드러나고 있는 현상으로, 그 중의 한 사례가 애완동물 키우기인 것이다.

한국의 고도성장은 극심한 물질주의와 황금만능주의를 가져왔다. 돈이 최고인 사회는 인간과 인간의 심정적인 유대관계와 교류는 퇴색하기 마련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물건과 물건과의 접촉보다는 마음과 마음의 교류에서 보다 인간다움과 본래적인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인간관계가 물질주의로 바뀌면서 물질주의는 극심한 경쟁을 낳고 , 경쟁은 적대감을 키운다. 경쟁과 적대감을 느끼는 인간과의 교류나 접촉보다는 각종의 애완동물을 그 자리에 대치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인간대신에 생명 없는 사물보다는 살아있는 존재이면서 인간을 잘 따르는 동물을 선호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정(情)(''변화의 시작'' 목록 2 )을 중시했던 한국사람은 그동안 별로 애완동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회병리적 현상이 우리나라에서도 급속히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간과의 유대감을 추구하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손쉽게 애완동물에 대한 소유욕만을 취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물질주의에다가 이제는 애완견까지 가세하여 인간소외 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사회가 비정상적일수록 애완동물에 관련된 사업이 발달되며, 그것은 인간과 인간사이의 건전한 관계가 상실됨을 의미한다. 미국과 서구사회가 오래전부터 그랬고 가까운 일본도 이미 오래됐다.

한국사회도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것인가?. 특히나 주택구조가 아파트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의 경우, 서구의 단독주택에서 키우는 애완견문화의 긍정적인 측면도 누리기 힘들다.
인간에 대한 애정과 유대감은 동물애호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 둘은 병행되어야 한다.

인간에 대한 소외감을 애완견으로 대체하는 사회는 사람이 살 곳이 못된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과연 한국사회가 그렇게 가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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