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꽃이 되소서

어머니를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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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석(onionkim)등록 2003.09.01 14:27
어머니 당신이 가신지 이제 15일째입니다.
믿겨지지 않아 집에 들어가지 않고 떠돌다 들어간 집에서는
어머니의 체취가 아직도 느껴집니다.
동네의 어디를 가던 목포의 번화가를 가던 당신이 사주신 차를 보던
당신과의 추억들이 묻어나 울컥하는 것을 참을 수 없어 먼 하늘만 바라봅니다.

당신이 계신 곳이 어디일지라도 당신의 막내아들 석이가 당신을 그립니다.
언젠가 당신을 만날 날이 있겠지만 이 그리움을 전할 수 없어 안타까울 뿐입니다.
당신의 마지막 모습을 아무 힘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저의 무능함에 눈물만 흘릴 뿐입니다.

어머니 그때 생각이 나네요
저 고등학교 1학년때 친구들과 처음으로 막걸리를 마시고 열두 시너머 집에 돌아왔을 때
안방에 불러 엄한 눈빛으로 아무 말 없이 새벽 5시까지 저를 지켜보시고 학교가라며 국도 없이 고두밥과 마른반찬으로만 상을 차려주시며 행동으로 저를 질책하여 주시던 때가...

병상에 누워계시면서도 막내아들 앞길에 누가 될까봐 아프시다는 표현 안하시고
언제나 저를 기다리시면서도 제가 가면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행동하시던 어머니
그때 제가 어머니 곁에 오래있어 드렸어야 했는데
바쁘다 피곤하다며 곁에 있지 못한점 정말 죄송합니다.

어머니 제가 어머니 가실 때 귀에 속삭이던 말 기억하시죠
“사랑합니다. 어머니” 그리고 제 결혼식때 꼭 오세요
그리고 어머니가 바라시던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으로 살다가 어머니 만나러 갈께요.
부디 어머니가 생전에 좋아하시던 꽃이 되세요

당신을 사랑하는 막내아들 석이가 엄마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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