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미군정 브로커에게 속았다"

'사랑의 오아시스' 선교사 김동문 목사 이라크 의료지원 실태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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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xs4444)등록 2003.09.04 16:41
경기도가 글로벌 케어에 예산을 지원해 이라크 의료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의약품이나 방역장비가 병원이나 보건당국, 현지 주민이 외면된 채 임의대로 가짜 의회에 전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글로벌 케어와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 선교단체 선교사가 임시 귀국해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밝혔다.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는 '사랑의 오아시스' 소속 김동문(41) 목사와 인터뷰를 가졌다.

- '사랑의 오아시스'는 어떤 단체이고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소속이 서로 다른 선교사들로 구성돼 있다. 전쟁 직전부터 요르단에 선교활동을 벌이던 선교사들이 모여서 구호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그래서 지난 4월 중순께 이라크 사르드르시로 들어가 구호활동을 벌였다.

- 글로벌 케어와는 어떤 관계인가.

글로벌 케어는 경기도로부터 의료지원활동을 공식적으로 요청받았고 우리는 일종의 코디개념이다. 우리는 아랍어가 가능해 현지민들과 함께 구호활동도 하고 미군정과도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선교사들이지만 글로벌 케어는 기독교인들로 구성돼 있다. 현지 상황이 그렇지만 대부분 의료활동을 벌이는 단체와 방송들이 미군정과 협력관계를 지닌 반면 이라크 현지인과는 유기적이지 못한 실정이다.

- 의약품과 방역장비가 현지인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는가.

방역장비는 3차 지원단 때 분실했다가 '사랑의 오아시스'와 현지 종교지도자(이슬람 시아파)들에 의해 죽음을 무릅 쓴 상황에서 암시장에서 찾았다. 하지만 이 장비는 현지인과 종교지도자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5차 의료지원단장에 의해 하이다르라는 미군정 행정요원이 이끌고 있는 '자문위원회'의 일부 사람들에게 의약품과 함께 전달됐다.

하지만 하이다르는 의약품만 찾아갔고 방역장비는 창고에 보관돼 있다. 의약품은 어차피 현지인에게 전달됐다. 하지만 병원이나 보건당국에 의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된 게 아니다.

글로벌 케어가 이를 시의회라며 '자문위원회'에 전달하려 했고 우리는 제동을 걸었다. 글로벌 케어가 수용하지 않자 우리는 현지인과 경찰서장, 종교지도자 등이 입회한 상태에서 전달하자고 제안했지만 이도 거절 당했다.

이 바람에 체계적인 의료지원이 이뤄진 게 아니라 개별적으로 전달됐고 의약품이 어디로 갔는지 확인도 불가능한 상태다.

- '자문위원회' 성격 논란은 어떤 것인가.

하이다르라는 미군정 행정요원이 있다. 이라크인이지만 미국과 이라크 이중국적을 가진 사람으로 브로커다. 이 사람이 자문위원회 구성에 개입했고 자문위원회를 만들어 미군정으로부터 인준을 받았다. 하지만 의회로 받은 게 아니다.

미군정도 의회는 주민들이 스스로 선출해야 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이라크 현지인들은 스스로 투표로 선출한 DAC(구 자문위원회)를 가지고 있다. 현지인들은 하이다르의 자문위원회를 인정한 바 없고 선출한 바도 없다고 시위를 벌였다.

우리나라가 해방되고 친일파들이 득실거릴 때 미군정의 상황과 비슷하다.

- 의료지원이 어떤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가.

현지 상황은 여기서 언론 보도를 통해 보는 것과는 다르다. 반미감정이 크고 시위도 벌어지고 있다. 테러도 감행되고 있다. 주민들끼리 분열되는 상황에 개입할 필요가 없다.

의료활동은 미군정을 지지하는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활동이 아니라 정치와 종교를 떠나서 순수하게 전쟁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현지인에게 이뤄져야 한다.

'국경없는 의사회'라는 단체처럼 정치적인 목적을 떠나 피해를 입은 현지인들을 치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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