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 4인 좌담>>(사진첨부)

사회복지 현장에서 전하는 우리사회 빈곤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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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택(volk1917)등록 2003.09.25 19:18
사회복지사 4인 좌담>>
사회복지 현장에서 전하는 우리사회 빈곤문제

얼마전 세 자녀와 함께 아파트에서 몸을 던진 한 주부의 투신자살은 우리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다.
혹자는 자살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상태를 정신병리학적으로 접근하거나, 의사결정을 박탈당한 아이들의 죽음에 대해 애석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사건을 포함해 최근 잇따라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자살사건은 우리사회의 복지척도가 얼마나 열악한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경기후퇴와 노동시장의 유연화, 빈부의 양극화 현상 등 다양한 사회적 불평등과 모순들이 빈곤층은 물론 많은 사람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지만, 우리사회는 여전히 경제적 약자에게 든든한 후견인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가는 '누가, 어느날, 갑자기, 스스로를 죽일지' '누구에게, 어느날, 갑자기, 죽임을 당할지' 모르는 살벌한 세태가 만연하지 않을까 우려될 정도다.

사회복지현장 화두-복지예산현실화 등 시급

이 같은 우리사회의 빈곤현실을 점검하고 그에 따른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좌담회가 참여연대가 발행하는 '월간 참여사회'의 주선으로 지난달 안국동 철학마당 느티나무카페에서 열렸다.
사회복지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좌담회 참석자들은 자신들이 활동하고 있는 기관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현 사회복지제도와 운영상의 문제점을 디테일 하게 지적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빈곤과 관련한 사회복지 현장의 화두로 복지예산현실화와 후견기관제도 개선, 저소득층의 자살, 빈곤의 악순환 등을 꼽았다.
유기훈 방아골복지관 재가복지팀장은 특히 "복지관에 대한 예산지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예산의 2/3정도를 법인과 복지관이 직접 마련해야 한다"면서 "결국 피해는 양질의 복지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지역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임남희 양지자활후견기관 실장은 "후견기관제도의 시행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수정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언급하고, "수급자들이 훈련을 받은 후 시장에 진입해 스스로 자활하는 것이 가능한가"를 고민중이라고 토로했다.
빈곤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과 관련, 유지영 구세군복지관 사회복지사는 한 중학생의 글을 사례로 들었다. 이 학생의 글이 매우 감정적이고 폭력적이어서 내막을 알아보니 아버지의 자살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임 실장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병을 고치지 못해 사망하는 경우 부채로 스트레스를 받다가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경우 빈곤을 타계하기 위해 재혼을 고민하다 애인에게 폭행을 당해 시력을 잃은 여성 등의 사례를 언급했다.
이성준 군포매화복지관 과장은 "가난의 세습도 문제지만 정신적인 세습도 문제"라며 물질적인 지원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상담"이라고 강조했다. 물질적인 서비스 위주의 지원은 오히려 또 다른 악순환을 야기하는 반작용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빈곤층 청소년들에게 주어지는 장학금이나 결연사업도 제도권 아이들에게 편중돼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지적됐다.
여성가장들의 경우,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인간관계 등 사회적 관계의 단절이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회복지 보편주의로

유 팀장은 "어떤 아동이든 적합한 환경에서 자라야 할 권리가 있는 데 국가는 모든 책임을 가정으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한 뒤, 대안으로 "아동이나 노인들을 고려한 사회복지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복지는 부양의무자의 재산과 소득뿐 아니라 피부양자의 인간적인 삶을 포함한 보편주의로 나아 가야한다는 것이다.
유 사회복지사는 "현장에서 뛰고 있는 사회복지 인력은 정책이나 제도상의 문제보다는 미시적인 접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빈곤의 악순환을 단절하는 보다 적극적이고 예방적인 방안"이라고 밝혔다.
임 실장은 수급자의 범위와 관련, 노동을 통해 자립하고자 하는 저소득층의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사회복지사는 사회적 지원과 관심만이 노동하고 있는 빈곤층의 재추락을 막을 수 있다는 사례를 많이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복지현장의 조직화와 행동

그는 이어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특히, "복지현장의 조직화와 행동이 본격적으로 드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복지시설이 정부 지원금으로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계 때문에 정부의 행정 편의적이고 일시적인 빈곤대처에 반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유팀장은 "사회복지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 지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높이는 게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복지 서비스 확충을 위해 사회복지사에 대한 처우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들에 따르면 사회복지사의 급여는 도시 노동자의 평균임금의 60% 수준. 보너스를 타지 않는 달은 실수령액이 70만원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어떤 기관의 경우 1년동안 실무자가 8번이나 바뀔 정도로 이직율이 높아 사업추진에 많은 문제가 뒤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최은택 기자 volk1917@siminnews.net

*이 글은 참여연대가 발행하는 '월간 참여사회' 9월호에 수록된 좌담회 내용을 참조 인용해 작성됐습니다.

-관련사진-
사진1>서울 종합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이 복지관 지원예산 현실화를 요구하며 명동성당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연합 제공)

사진2>이성준 군포매화복지관 과장은 물질적인 복지서비스도 중요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상담이라고 강조한다. 사진은 말복을 맞아 한 서울의 자치구가 노인들에게 삼계탕을 대접하고 있는 모습.(서울 광진구청 제공)

사진3>지하철 5호선 발산역 장애인 추락참사 및 국철 송내역 시각장애인 추락참사와 관련, 서울시와 철도청의 공개사과 및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하며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철로 위에서 1인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고 있는 장애인 이광섭씨(장애인이동권연대 제공). 검찰은 이날 1인 시위를 위해 철로로 내려가는 이씨를 도운 김도현씨를 다른 정치적인 목적으로 장애인을 사주해 시위를 주동했다는 혐의로 지난달 20일 전격 구속했다. 이에 장애인이동권연대는 장애인들이 마치 비장애인의 사주를 받아 움직이는 양 대상화시켜 장애인들의 소중한 투쟁을 무시하는 작태라고 비난, 편파적인 짜맞추기식 수사를 중단하고 김씨를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4>故 최옥란 열사는 지난 2001년 12월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정부지원이 비현실적이라며 수급권을 반납하고, 생존권보장과 최저생계비 현실화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명동성당에서 벌였다.(故최옥란열사추모사업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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