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하는 중국, 태연한 일본

집단매춘-일본인은 충분히 그럴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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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균(caupark)등록 2003.10.01 15:42
일본의 한 건설 회사 직원들이 대거 중국에 몰려가 집단 매춘행위를 했다는 사실로 중국이 분노하고 있다. 그것도 만주사변이 일어 났던 날의 직전에 맞추기라도 하듯 그런 일을 저질렀으니‘의도적으로 중국을 능멸하려 했다’는 중국인들의 반발이 나올 법도 한 것이다.현재 조사중인 일에 대해 ‘집단 매춘’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일본인들이 그러한 인식을 받기에 충분한 행동을 하였을 것이라는 개연성은 있다고 본다.

여러가지로 분류되는 일본인의 특징중 독특한 것은 과거를 잘 잊는다는 것이다. 특히 역사의 인식에 있어서는 더욱더 그러하여 다른 나라 사람들과는 현격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좀더 시야를 좁혀 말하자면, 한국인과 중국인은 역사를 잊지않고 살려가는 민족인데 비해 일본인들은 역사를 쉬 잊을 뿐 아니라 잊고서도 태연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러한 일본인의 특성을‘일과성 인식’이라고 규정지을 수 있는데 거기에는 그러한 배경이 있다. 주지하다시피 일본에는 태풍, 지진, 화재등의 참사가 자주 일어나지만 일본인들은 이를 의례적으로 겪는 것이라는 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즉 그것들은 곧 지나가 버리는것이라는 인식이라는것이다. 그것을 그들은 스스로의 담백성이라고들 하는데 역사에 관한 인식 또한 이러한 일과성 인식과 그리 동떨어져 있지 않은 것이다.

일본에서 전쟁이라고하면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부 내란이었고 그 내란 또한 싸우는 당사자 이외에는 승패의 귀추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느긋하게 구경하고 있어도 되는 것이었다. 농사를 짓다가도 싸움이 일어나면 농민들은 산위로 올라가 어느쪽의 전술이 더 훌륭한가를 보면서 관전하다가 전쟁이 끝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 오는 것이다. 전쟁 또한 일과성인것이다.

하지만 일본과는 달리 한국의 전쟁은 내전보다는 거의가 대외전쟁으로 그 방어에 목숨을 걸어야 했다. 일본의 전쟁처럼 무사끼리 싸우는것이 아니라 일반 백성도 함께 휩싸였다. 내전일지라도 국내의 역학 관계만으로는 끝이 나지 않았다. 국제 정세라는 외국세력의 간섭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민족의 침략군이 쳐들어 오면 그대로 눌러 앉아 지배를 했다. 그러니 전쟁이 끝나도 본래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광대한 국토를 갖고 있는 중국 또한 내외전 모두가 결코 일과성이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몽고의 외침밖에 경험하지 못한 일본은 역사에 둔감할 수밖에 없지만 한국은 역사에 민감하다. 하물며 유장한 역사를 자랑하며 중화사상의 자존심을 키워온 중국에 있어서, 일본의 자국침략과 점령후의 잔혹한 사건등은 그리 쉬 잊어질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만주 사변과 같은 사건은 중국역사상 커다란 치욕의 장으로 인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일본인은 사쿠라 꽃러럼 져버리는 것에 그 순간만의 감동을 느끼고 그 자리에서 그 사실을 쉬 잊고 말지만, 한국인은 무궁화를 보면서 순간이 아닌 영원을 떠올리는 것이다.‘당신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는 모란의 꽃말을 언제나 되새기고 있는 중국 또한 한국과 다를바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이 일본인에게 역사는 과거의 것이고 문자 그대로 지나간 사실에 지나지 않으나 한국과 중국인에게 있어서의 그 역사는 강렬하게 살아있는 것이다. 국교 단절이라는 말들이 언제나 한국과 중국측으로부터 제기 되고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역사 인식이 강렬함에 따라 비례하여 일어나는 것이라는 것을 일본은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에 중국에서 일어난 일본인들의 의식없고 분별없는 행동은 그들로서는 외국, 특히 그들이 한때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른 주변국들의 아픔을 생각하지 못한, 아니 애당초 생각이 나지 않기 때문에 빚어진 것이다.

일본은 자국의 왜곡된 국수주의적 역사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인간적 교양교육과 더불어 주변국에 대한 올바른 역사교육을 확실하게 해야 할 것이다. 오사카(大阪) 시에 있는 일개 건설회사의 ‘사원여행’일 뿐이라는 변명으로 끝마칠지, 아니면 또 어떤 형태의 반응이 나오게 될지 지켜볼만 하지만, 이번 중국에서의 행태는 일본인 특유의‘일과성적 특성’이 그들의 또 다른 특성인 집단성과 어우러져 빚어낸 것으로, 국제적 상식의 상궤를 일탈한 일본의 단면이 다시 한번 부각된 일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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