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올림픽-2004 서울 세계박물관대회

1년 남겨놓고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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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평우(wearea)등록 2003.10.22 09:50
불과 20년 전 만해도 우리나라에서 대규모국제행사가 개최될 수 있는가에 의문을 품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올림픽과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와 더불어 나름대로 자신감을 얻었으며, 지난 월드컵 때의 거리 응원은 우리와 전 세계사람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를 새롭게 각인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스포츠 등의 국제행사가 한국에서 개최되었으나, 2004년에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제행사가 열리는 사실을 알고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국제적인 행사 중 월드컵, 올림픽, 엑스포 등에 대한 인지도는 매우 높지만, 우리에게 비교적 덜 알려진 인문학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2004 세계박물관대회'( 국제박물관협의회 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 - ICOM )가 한국의 서울에서 10월 2일부터 8일까지 개최된다.

ICOM은 1946년 11월에 설립되어 140국에 1만 9000여 회원이 있고 국가위원회(109국), 국제위원회(29국), 지역기구(7국), 자매기구(13국)로 구성되어 있다. ICOM은 인류문화의 유물, 유적과 환경자료를 수집, 보존 전승하고 인류문화와 역사유물을 사회 일반에게 공개하여 인류의 역사를 이해하게 하며, 학문연구를 위한 박물관의 활동과 사업에 협력하고, 민족문화와 인류문화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설립한 국제 비정부기구로서 유네스코(UNESCO)와도 자문 협력 관계에 있다.

다시말해 인류문화를 연구하고, 교류하는 세계적 기구이며, 교류를 위해 매 3년마다 세계주요도시에서 '세계 박물관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1948년 프랑스 파리에서 제1회 대회가 개최되었으나 지금까지 19번의 세계대회는 모두 유럽과 미주에서만 개최되었고, 인류문명의 발상지인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는 단 한 번도 개최되지 않았다.

그만큼 벽이 높고, 위상이 있는 세계대회인 만큼 일본과 중국에서 유치를 희망했으나 실패했다. 2004년 한국의 서울에서 아시아,아프리카대륙 중에 처음 열리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국제행사이다.

서울에서 열리는 2004 세계박물관대회 주제는 '박물관과 무형문화유산'이며 행사기간동안 29개 분과에서 다양한 주제들을 놓고 학술대회가 벌어지게 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준비정도는 매우 부실하다. 정부의 지원정책도 뚜렷하지 않으며, 이미 기획되어야할 모든 행사의 기본계획도 제대로 발표된 것이 없다.

국제행사를 1년 남긴 상황에서 이번 행사의 주무 기관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결정돼 언론기관에게 기자설명회를 개최하며 홍보를 시작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내년에 이관을 준비하며 수장고에 있는 유물은 이사를 하지만, ICOM 세계대회를 위해 전시관유물은 그대로 두고 ICOM 세계대회를 마친 후 옮긴다고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 이전 준비와 "2004 세계박물관대회"를 치루어 낼지가 의문이 드는 이유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차관급으로 전국에 12개의 박물관을 산하에 두고 있는 국가기관이다. 차관급 국가기관으로써, 2004년 세계박물관대회를 앞두고 있으며, 세계 6대 박물관의 개관을 준비하며 홍보전담직제 조차도 없다는 사실이다.

또한 인문학의 올림픽이라고 여겨지는 국제행사의 예산이 21억에서 26억원을 예상한다며, 행사 1년전까지 정확한 예산준비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심각성이 있다. 문화관광부에서 파견된 직원은 "우리가 누굽니까? 할 수 있습니다" 라는 말에 안도해도 될 것인지는 두고볼 일이고, 1년도 남지 않은 국제대회의 주제 "박물관과 무형문화유산"과 관련해서도 현재의 우리나라 무형문화재 제도와 정책, 학술적 정리도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무리한 주제가 아니었나 하는 지적도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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