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터에서 다량의 유물 발견

지표조사 결과... 미국대사관 신축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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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평우(wearea)등록 2003.11.11 13:19
덕수궁 터에서 다량의 왕실유물이 발견돼 미 대사관 신축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 대사관 신축부지 문제로 논란을 빚고있는 덕수궁터 지표조사 결과가 공개되었다.

연합조사단(한국문화재보호재단, 중앙문화재연구원)은 지난 6월 11일부터 11월 7일까지 조사가 진행되었으며 조사방법은 문헌조사와 현장방문으로 이루어졌다.

문헌조사 결과 문제의 부지는 선원전과 사성당(역대 임금의 어진을 모신곳)터와 흥덕전과 흥복전(국장 이전의 혼백과 시신을 모신 곳)터로 밝혀져 이 지역이 대한제국의 황궁인 덕수궁의 가장 신성한 공간임이 증명되었다.

또한 현장조사 결과 문지(門址)와 문지의 초석, 덕수궁의 건축부재였던 장대석, 사고석, 배수로, 화단 장대석등이 발견되었으며 석등으로 추정되는 유물도 발견되었다.

자연문화재로는 수령이 2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회화나무, 은행나무, 버드나무가 발견되었고, 수습한 유물로는 다량의 기와가 고종이 아관파천시 사용되었던 소로에서 수습되었다. 또한 미국 대사관 부속건물 주변에서 도기와 백자 파편이 발견되었다.

이와 관련해서 연합조사단은 "덕수궁은 조선시대 5대궁의 하나로 사적 제124호로 지정된 우리 민족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궁궐이고, 미국 대사관 신축 건물이 들어설 예정부지에는 덕수궁에서 가장 신성한 영역이 자리했던 지역"이라며, "여러 가지 건축부재가 확인된 만큼, 앞으로 시굴·발굴조사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정통승을 계승하고 위상을 높이는 방안으로 보존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굴, 발굴조사 조차 필요없다는 강력한 보존권고가 포함된 지표조사 보고서는 매우 특별한 예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로써 덕수궁터에 미국대사관과 아파트를 짓겠다는 미국은 다른 부지를 물색하고, 정부와 서울시는 1986년 양해각서에 불이행에 대한 사과를 하고 대체부지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미대사관 신축 저지운동을 벌여왔던 '덕수궁터 미대사관·아파트 신축반대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의 한 관계자는 "향후 대체부지 선정까지 활동을 계속할 것이며, 정동지역의 역사문화공간 훼손에 대해서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으며, "관심을 가져주고 격려해준 시민들의 힘이 좋은 결과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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