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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고모부가 손가락이 절단되어 봉합수술을 받으려고 서울 큰 병원에 입원한 지 열흘이 좀 넘었습니다. 고모부는 가을걷이를 하다가 경운기에 손이 끼어 손가락 두 개가 절단되는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충북 괴산군 청천에 있는 병원에서는 치료가 어려워 서울로 왔다니 좀 심각하게 다친 모양입니다.
손바닥 살을 떼어 봉합수술을 받았는데 치료기간이 오래 걸린다고 합니다. 고모는 농사일 때문에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모양입니다.
처음 병원에 고모부가 실려 왔을 때는 치료비는 경운기를 구입하면서 농작업 상해공제보험을 들어 둔 것이 있으니 해결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남편은 시골 형님댁으로 전화하여 보험금으로 병원비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러나 며칠 후 시골 형님이 남편에게 전한 말은 기가 막힌 내용이었습니다.
농작업 상해공제 보험을 권유하고 그 업무를 담당하던 충북 괴산 C농협의 한 직원이 보험금을 받고는 보험 가입을 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농기계 구입시에 드는 보험은 1회 불입으로 사고 발생시 웬만한 치료비를 전액 보상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탈곡기나 트랙터, 경운기 등의 농기계를 구입하는 농민들은 농협 직원들이 많이 권유하기도 하고, 얼마 안 되는 돈을 불입하면 피해 발생시에 보상을 받을 수 있으므로 농촌 사람들 80~90%가 이 보험에 가입하고 있답니다.
물론 1차적인 책임이야 보험을 든 당사자가 보험 약관을 요구하고 챙겨두지 못한 데 있지만 상대는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사람입니다. 아이들의 고모부는 가진 땅도 많지 않은 그야말로 빈농입니다. 덩치는 산만한 사람이 착하기만 하고 세상 돌아가는 이치도 잘 모르는 그야말로 순박한 농부일 따름입니다.
그런데 이 일을 알아봐 주신 시골 형님께서도 농삿일이 바쁜 탓에 보험약관은 잘 챙겨 두지 않았다는 것으로 보아 대부분의 농촌 사람들 역시 금액이 적은 보험금이니, 보험 가입 약관이나 서류에 신경 쓰기보다는 생업에 분주한 탓에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정말 농협은 아무 책임이 없느냐 하는 것입니다. 농기계를 구입할 때는 보험을 적극 권유하고 농민들의 80~90%가 드는 보험을 담당 직원이 그만두었기 때문에 우리는 모른다는 그들의 주장이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더구나 농협이 직원관리를 어떻게 했느냐도 문제의 소지가 됩니다.
이런 피해자가 고모부의 경우에서 그칠 것이라고 단정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때마다 담당했던 사람이 있어야 증명이 가능하다는 것은 농민 입장에서는 불리하기만한 답변입니다.
경운기를 사용하다가 사고가 날 경우를 대비해서 들어둔 보험이 정작 사고를 당한 후에 신청하려고 보니 가입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얼마나 황당할까요.
고모부네는 생활보호 대상자라서 병원비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더니 산소 치료 등은 보험 처리가 되지 않고, 치료 기간도 길기 때문에 치료비가 만만치 않게 나올 것 같다고 합니다.
아무 소리 못하고 많은 치료비를 감당해야 하는 고모는 할 말을 잃었나 봅니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집에 두고 남편의 상황을 보려고 어렵게 주말에 잠시 상경하여 병원을 다녀가는 막내고모의 발걸음이 무척이나 무거워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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