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7) 그 판도라의 상자를 누가 열것인가

아시나요? 칠칠은 사십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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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ensagas)등록 2003.11.19 13:50
우리 인체의 생명 현상을 결정짓는 것이 유전자이며 생명의 신비를 푸는 열쇠가 유전자에 있으므로 유전자 지도를 그려야 한다는 당위성이 발표되었을 때 학계는 물론, 종교계 기타 등등 모든 지구인들이 비판적이고 냉소적이었다.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발칙한 발상이다'
그렇지만 얼마전에 유전자 지도가 완성되었다.필요에 의한 인간 탐구의 승리이다.

'칠(7)의 지배를 받고있는 인간을 구제하기 위하여 칠의 지도를 그려야 한다'
다소 허무맹랑하고 황당한 주장인것 같지만 이러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우리 생활 주변을 살펴보면 칠의 영역에 갇혀서 살고 있는것을 발견할 수있다. 첫 이레, 세 이레, 칠 칠일, 일주일, 주일, 주급, 주 5일제 등등 모두가 칠의 범주에 속해있다. 우리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안하든 우리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이다.

220년 전 크리스도교가 우리 나라에 전래되면서 비롯된 생활 습관이라고 착각 할런지 모르지만 그것은 오해다. 그 이전 천주교와 근대 수학이 들어오기 훨씬 전 부터 우리 생활의 마디마디에는 칠(7)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여성들에겐 절대적이다. 사 칠일 즉, 28일이면 달거리를 하지 않는가. 물론 개인차가 있지만 28일이 기준이다.

우리가 궁핍했던 시절. 보릿고개를 넘으며 배고픔의 서러움을 가슴에 간직하던 60년대 초 까지만 해도 영아와 유아의 사망률이 세계 평균치 보다 높았다.

굶주린 임산부의 영양실조도 문제이려니와 주변 환경의 비 위생적임과 열악한 의료시설 때문이었다.

신생아가 태어나면 대문밖에 금줄을 치며 갓난아기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던 할머니는 아기가 첫 이레(7일)를 넘기면 조마조마하던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이었다.

"죽지는 않겠구만..."
지금이야 신생아가 죽는다는것은 상상할 수 없는 세상이지만 그 시절에는 산다는것이 간절한 바램일 뿐 ,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것이 현실인 그런 세상이었다.

"이제는 살것구만"
세 이레(21일)가 지나 제 어미의 젖을 힘차게 빠는 갓난아기의 모습을 보며 할머니는 빙그레 웃었다.

"금줄을 걷어라"
예방 주사가 없던 그 시절에는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를 보호해 주는것은 금줄이 유일했다. 세 이레가 지나면 생사의 갈림길에서 자신감이 붙었기 때문에 금줄을 걷어냈던 것이다.

난자와 정자가 7일만에 인간으로 수태되면서 생명 탄생에 간여하던 칠(7)이 탄생 초기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사후(死後) 세계에도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십구재(齋). 여기에서 얘기하는 사십구재는 49제(祭)가 아니고 49(齋)이다. 사람이 죽으면 죽은자가 산자와의 인연을 끊지 못하고 49일 동안 산자의 주변을 떠돌기때문에 좋은대로 가라는 천도의식이다.

이때 죽은자의 영혼은 공연히 산자의 주변을 맴도는것이 아니라 7일에 한 번씩 혹독한 시험을 거쳐서 삼계육도(三界六道)에서 다시 태어나며 마지막 일곱번째 즉, 49일째 되는날은 래세(來世)에서의 위치를 결정짓는 명부시왕(十王) 중 지하(地下)의 왕인 염라대왕 앞에 나가 최종적으로 심판받는 날이다.

이렇게 우리 삶의 구석구석까지 침투해있는 칠(7)의 영향력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혹자는 종교와 민속신앙의 영향을 받아서 그렇다고 예단하는 사람도 있지만 여자의 몸의 신비에서 발현되는 칠(7)의 오묘함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단말인가.

아빠 손에 이끌리어 남탕(男湯)을 한없이 드나들것 같았던 여자(女子) 아이가 어느날 부터인가 아빠 손을 뿌리친다. 그 나이가 일(1) 칠 즉, 일곱살 이다. 소아기를 벗어나 소녀기로 진입하는 것이다.

이(2)칠 즉, 여자 나이 14세가 되면 여자(女子)의 몸에서 여성(女性)이 탄생한다.사춘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 시기가 꿈에 부풀은 처녀기이다.

삼(3)칠 즉, 21세가 되면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준비가 완료된 최상의 상태이며 사(4)칠 즉, 28세까지가 여성으로서 전성기이다.

오(5)칠 즉, 35세까지가 여성의 절정기로서 여성으로 느낄 수 있는 풍요로움을 만끽하는 시기이다.

이렇게 여자(女子)의 몸에서 탄생한 여성(女性)이 칠 칠 즉, 49세가 되면 여성으로서의 임무를 마감한다.

여성(女性)졸업장을 가슴에 안고 여인(女人)의 길로 가는 것이다.

현대 과학으로 해명할 수 없는 신비한 세계 7.
첨단을 걷는 현대 의학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오묘한 세계 일곱.
영계(靈界)와 속계(俗界)를 넘나들며 인체(人體)의 신비로움까지 관장하는 칠.

인간의 의지 앞에 그 베일을 벗을날도 멀지 않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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