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톨령을 위한 변명

전여옥 칼럼에 대한 독설

검토 완료

정환창(jhc43)등록 2003.11.22 12:20
이쯤되면 말도 독이 된다. 어떤 자격으로 이 나라 국민을 대신하는지는 모르겠으되 말끝마다 '국민' 운운하며 '대통령과 막말을 하는 사이'라고 스스로 '막말'한 사람이 좌충우돌 내 뱉은 말이 전부 옳다는 전제를 밑바닥에 깔아놓고 일국의 대통령에게 도가 지나친 비판을 가하는 것은 말끝마다 붙인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또 끝머리 직업을 표시한 '방송인'으로서의 취할 도리가 아니다.

대통령이 아니라도 누구에게나 과거 어려운 시절이 있었고 자의건 타의건 어쩔 수 없이 도와주고 도움을 받을 때가 있다.
그 시절을 극복하고 경제적으로 부유해지거나 사회적 지위가 상승되었거나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명예를 얻었을 때 이제는 멀어져도 될 과거 인연이 닿았던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 나갈것인가 하는 문제가 간단치가 않다는 것을 그 세월을 살고서도 모른단 말인가?

마당에 멍석 깔아놓고 돌려주던 흑백영화를 기억하시는가?
논밭전지 죄다 팔아서 일류대학에 보낸 자식이 부잣집 사위가 되기 위해 장차의 며느리감 앞에서 늙고 가난한 아버지를 부인하는 장면에서 우린 그것은 자식된 도리가 아니라며 분노해왔다.
생각의 지평을 넓히고 보면 어려웠을 때 도와준 사람의 은혜를 형편이 나아졌다고 해서 함부로 저버리지 말라는 교훈이다.

그대가 거론한 대통령과 ‘막말을 하는 사이’라고 밝힌 사람은 대통령에게도 어쩔수도 없고 어쩌지도 못하는 과거 연이 닿았던 그런 사람 중의 하나라는 거 우리만큼 세상 살아온 사람들은 다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는데 말 한 마디 들어보면 금방 앞뒤가 분명해지는 '말귀 잘 알아듣는' 직업으로 살아온 그대가 어찌 이렇게 막힌 소리를 하는지 내가 '울고 싶은 심정'이다.

글을 보면 그 사람의 인품을 알 수 있다고 들었다.
그대가 줄기차게 인용한 그 대통령과 '막말하는 사이'라고 밝힌 사람의 '막말'은 다 제외하고 그리고 그것을 꼬투리 삼아 비약된 논리나 사고도 다 제쳐두고 다음 대목이 눈에 띈다.

'간단한 점심을 먹어도 자장면값을 내는 사람의 위상이 다른 법'이라고 하셨던가?
이제야 비로소 내가 품었던 의문의 일부가 풀린다.
그대, 이런 사회에서 살아왔고 살아가기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일말의 연민마저 느낀다. 나도 식사에 관한 한 구내식당 말고 가끔씩 여럿이서 이른바 외식이란 것을 할 때가 있다.

때론 각자부담 할 때도 있지만 우리 외식 문화가 그러하듯이 무리 중의 누군가가 예고하거나 분위기 봐가면서 내가 즉석에서 내는 수도 있다.
그렇다고 식사비를 지불한 사람의 위상이 달라지는 경우는 없다.
단지 식사비를 지불했다해서 위상이 달라지는 세상에 살고 있는 그대이기에 그런 생각이 가능도 하겠다는 생각을 비로소 하게되었다는 얘기다.

또 하나 짚어보자.
대통령 내외께서 그 사람과 부부동반으로 골프친 것.
내 알기로 공식적인 것도 아니었고 사생활의 일부분으로 이해하고 있기에 길게 말하고 싶지 않다.

묻노니 그대
과거 학창시절 옆에 앉았던 짝궁을 어찌 어찌해서 오랜만에 만났다치자.
그대는 잘나가는 회사 이를테면 지금처럼 거대 언론사 운영방침에 충실해 입맛에 맞는 글 써주는 대가로 호의호식하고 있는 반면 그 친구는 아주 초라한 행색에 듣고 보니 조금 지저분하기까지 한 조그만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다고 치자.

그 친구가 언제 내외 함께 와서 점심이나 먹고가라하면 어쩌겠는가?
갈리도 없겠지만 갔다치고 식사 중에 직장상사나 사돈 따위의 당신이 좋아하는 '품위'를 귀히 여기는 사람과 우연히 마주쳐 그들이 묻기를 이 집과, 같이 식사하는 저 허름한 사람들과 어떤 사이냐고 묻는다 면 당신은 어쩌겠는가?

아니 좀 바꾸어 이야기 해 보고싶다.
그대가 회사 사장이라 치고 그 초라한 행색의 친구가 하루가 멀다않고 찾아와 점잖 빼고 회의를 주재하는 당신을 일컬어 자신의 학창시절 둘도 없는 친구였다. 이 회사의 자본은 모두 내것이다. 초장기 부도날뻔한 것을 내가 살려줬다. 심지어는 학교 다닐적 공부를 못해서 시험때면 내가 답을 가르쳐 줬다하면서 이 회사 인사가 어떻고 부장이 몇 명 바뀔 것이고 이런 밑도 끝도 없는 얘기로 횡설수설하면 그대는 어쩌겠는가?

재산이 수천억은 된다는 그 사람의 말에서 '천민자본주의의 고약한 냄새를 맡는' 코를 지닌 그대

또다시 묻노니
노동자에게 분배되어야 할 엄청난 돈을 특혜를 기대하며 권력과 유착해서 불법으로 건네주고 검찰의 칼이 자신들에게 향하자 나라경제가 불안하니 빨리 수사를 마쳐 달라는 저 후안무치의 무리들에게서 혹 '귀족자본주의의 향기로운 냄새'를 맡으며 취한건 아닌가?

그대의 칼럼 요지는 아래 끝부분이란 거
중학 국어시간 '전체의 대강'을 적어오라는 숙제는 늘 이렇게 끝부분을 잘라 적었다. 잘했다는 선생님의 칭찬도 따랐고....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의 교류 수준’이다. 강금원씨 같은 사람과 막말을 하며 골프를 치는 사람이 이 대한민국의 현직 대통령이라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또한 대한민국의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시그너스골프장의 명예회원이 되고 퇴임 후를 보장하는 강금원 회장이 베푸는 은전으로 살아갈 것이라는 것은 슬프기 그지 없는 일이다. }

그대만큼이나 어거지로 위에 내가 설정한 가정에 비약을 함으로서 나도 끝을 맺는다.
가상의, 그대가 운영하는 회사 사보에 아주 똑똑부러지는 여기자가 쓴 칼럼의 끝부분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전 여옥 사장의 교류 수준'이다. 허름한 식당에서 밥이나 파는 사람과 같이 식사를 하는 사람이 우리 회사 사장이란 것은 서글픈 일이다. 또한 우리 회사의 사장이 은퇴하면 그 골목식당 단골 손님이 되고 삼시 세끼를 보장하는 그 허름한 주인이 베푸는 은전으로 살아갈 것이라는 것은 슬프기 그지 없는 일이다.)

정환창







아래는 2003.11.21 18:08 08에 조선닷컴에 실린 전여옥의 칼럼 전문입니다.

[전여옥칼럼] '私設 부통령' 강금원씨
하소연하기 부끄러운 코미디 … 대통령의 교류수준이 슬퍼

이쯤되면 코미디도 비극이 된다. 개그 콘서트에 노 통장이 등장했을 때 웃었던 국민들은 이제 신문이나 TV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만 보아도 울고 싶은 심정이기 때문이다.
창신섬유 회장이며 노무현 대통령과 ‘막말을 하는 사이’라고 밝힌 강금원 회장도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만큼 요즘 하루하루가 서글프고 우울하고 자괴감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스스로를 제 1야당 총재라고 불렀고, 정권의 군기반장이라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에 문재인 수석은 갈릴 것이라고 인사까지 했다. 그는 누구인가? 부산의 중소기업 회장이다. 그런데 이 중소기업인은 대통령 알기를 우습게 안다.
‘그동안 대통령도 나를 못 말렸다’고 당당히 말했다. 왜 못 말렸을까? ‘돈’이 그 답이다. 사마천의 사기에 보면 대충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높은 학식을 지닌 선비에게 귀신이 천금을 걸며 학식을 팔라고 해도, 만금을 내고 팔라고 해도 거절했다.
억만금을 걸자 선비는 선뜻 승낙을 했다. 다소 황당해진 귀신이 그 이유를 물었을 법하다. 그러자 선비가 말했다. ‘억만금이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고-과연 강금원 회장은 억만금을 가지고 대통령은 물론 그 측근도 부릴 수 있었던 모양이다.
불우했던 노 대통령의 정치 인생에서 그는 여러 차례 후원금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노무현 후보 캠프에는 20억원을, 이기명 전 후원회장에게는 복잡한 거래 끝에 17억원을, 징징거린 측근 선봉술에게는 9억5000만원을 주었다고 했다.
이정도 억만금에 버금가는 돈이 오갔으니 대통령비서실장도 ‘도대체 어떻게 해야지요?’라고 물을 법하다. 간단한 점심을 먹어도 자장면값을 내는 사람의 위상이 다른 법인데 이렇게 수십억원이 오갔으니 더 무슨 말을 하겠는가?
또한 노 대통령도 그 ‘은혜’에 의리를 잊지 않고 보답했다. 현직 대통령으로 토요일에 멀고 먼 행차를 마다하고 강금원 회장이 주인인 시그너스골프장에 가서 부부 동반으로 단 4명이 골프를 친 것이다.
이 행차를 단순히 대통령의 스트레스 해소라든가 여기자들이 모인 공식 자리에서 ‘골프가 싱글’이라고 굳이 밝혔던 권양숙 여사의 취미활동으로 보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나 역시 그 기사를 통해 창신섬유라는 회사와 대통령 취임을 맞아 새 단장을 한 클럽하우스가 있다는 골프장 이름을 알았다. 그전까지 부산 중소기업인인 강금원씨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몰랐다.
그러나 그 일 이후 나는 그 사람이 보통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대통령도 ‘실세’가 아니라는 이 정권의 군기반장이며, 제1야당 총재였던 것이다. 그는 문재인 수석은 이번에 갈릴 것이며 청와대 인사는 중·대폭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그를 돈 몇푼 사람으로 폄하할 일이 아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대통령을 도와줬다고 했다. 또한 ‘머리’도 빌려줬다고 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볼 때 강금원씨야말로 이 정권의 실세인 것이다.
재산이 수백억원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수천억원은 된다’며 돈 자랑을 하는 강금원씨에게서 천민자본주의의 고약한 냄새를 맡는다. 스스로 얼마가 있는지 모르는 부자들은 그를 조롱할 것이며 왜 한국 사회에는 여전히 '더럽게 돈이 많다’는 표현이 쓰이는 이유를 알게 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의 교류 수준’이다. 강금원씨 같은 사람과 막말을 하며 골프를 치는 사람이 이 대한민국의 현직 대통령이라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또한 대한민국의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시그너스골프장의 명예회원이 되고 퇴임 후를 보장하는 강금원 회장이 베푸는 은전으로 살아갈 것이라는 것은 슬프기 그지 없는 일이다.
나라에도, 그 나라 국민들도 팔자가 있다지만 어디 가서 하소연하기도 부끄러운 드라마 같은 현실이다.
(전여옥·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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