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규 지사 올해 안에 '열린 우리당' 간다

최 측근, "내년 총선 출마대신 사령탑 맡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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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경(kimuk)등록 2003.12.11 17:19
노무현 대통령과 동반 입당 예상

김혁규 지사가 '열린우리당'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한나라당에 잔류해 도지사 임기를 마치고, 야인의 길로 접어들 것인가.

내년 총선을 불과 5개월 앞두고 지역과 중앙 정계의 가장 큰 화두거리로 대두되고 있는 김혁규 지사가 올해 안으로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내년 총선에서 영남지역 선거 사령탑을 맡을 것이 유력시된다.

익명을 요구한 김 지사의 최근인 모씨는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나라당이 혼란스럽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쪽(경남) 출신이라 많이 기울어 있으며, 입당은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측근들은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중반을 넘기지 않을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고 말해 지역 정가에 한차례 돌풍이 몰아칠 것을 예상했다.

그에 따르면 김 지사가 입당을 하게 되면 내년 총선에 직접 출마를 하는 대신 전국구 1번을 배정 받아 영남지역을 지휘하는 사령탑을 맞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을 밝혀준 그는 김 지사와는 아주 막역한 친구이며, 노 대통령의 고향인 진영 출신으로 거의 매일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통해 거취를 의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 입당은 '노짱'의 선물

김 지사의 입당 결심 배경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나서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부산-거제 연결도로 기공식 참석을 위해 창원을 방문했을 당시, 유인태 정무수석과 문재인 민정 수석을 물리치고 김 지사와 단둘이 20여분간 독대를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입당 절차와 예우 등에 관해 깊이 있는 논의를 가졌던 것으로 추측된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도 "이번 주 말이나 다음주 초에 뭔가 큰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김 지사의 연내 입당설을 뒷받침 해준다는 게 정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나라당이 내적으로 현역 의원 물갈이로 자중지란이 일고, 외적으로 대선 자금에 연일 곤욕을 치르고 있음에도 열린우리당의 국민 지지율이 민주당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혁규 지사의 입당은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김 지사의 입당을 대대적인 대국민 홍보를 위해 '깜짝 이벤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알려진 바는 없지만, 측근들에 따르면 홍보의 극대화를 위해 노무현 대통령이 빈손이 아닌 '김혁규'라는 큰 선물을 12월중으로 열린우리당에 안겨 주고 자신은 내년 초에 입당하거나 아니면 동반 입당하는 방식이 될 것이 유력시된다.

이에 김 지사의 또 다른 측근은 "아직 결정된 것 없으니 지켜보자"며 입을 열기를 꺼리고 있다.

당초 노무현 정권은 김 지사를 부총리급 이상의 예우를 갖춰 영입할 의도였다. 김 지사 입장에서는 결코 손해볼 것 없는 조건이었다. 보다 큰 꿈을 위해서는 중앙 정치 무대로의 '화려한 데뷔'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 지사는 왜 러브콜을 받지 않았을까. 일각에서는 도민들의 따가운 눈총도 간과할 수 없었지만, 이보다 국회 인준이나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과반수 의석을 갖고 있는 한나라당의 공세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부담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경남 출신 의원 대부분이 '반 김혁규'를 표방하자, 강하게 반발하며 공천 신청을 철회하는 우여곡절을 겪은 김 지사의 배신에 한나라당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 뻔한 것이었다.

지역 모 단체장 "함께 가겠다"

따라서 김 지사의 가장 자연스러운 중앙 정치 무대 데뷔는 국회를 통하는 것으로 노 대통령의 권유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조건이었다는 게 여권 관계자의 귀띔이다.

한편 김 지사의 입당이 유력시된다는 정보를 입수한 지역 모 단체장은 최근 김 지사를 방문해 "함께 가겠다"며 내년 총선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할 뜻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의중은 김 지사의 사퇴로 비는 도지사 자리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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