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부패, 잘못된 ‘건설정책’이 원인?

[분석] 건설업계 부패,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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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방현(hyun600530)등록 2003.12.23 11:57
건설분야의 비리와 부패는 국민들께서 일반적으로 알고 계시듯이 건설관련 공무원들이나 건설업자 그리고 건설종사자들이 나쁜 사람들이라서 발생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근본이유는 정부의 잘못된 법과 제도 때문이다. 즉 정부의 잘못된 ‘건설정책’ 때문에 온갖 비리와 부패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잘못된 ‘건설정책’은 크게 5가지로 나눌 수가 있는데, 건교부 전관예우용으로 전락한 ‘공공건설공사 감리제도’, 시공 비전문가가 감리를 하는 ‘건축공사 감리제도’, 페이퍼 컴퍼니를 조장하는 ‘건설업 등록제도’, 시공규제를 받지 않는 ‘소규모건축물 시공제도’, 일정한 학력과 경력을 가진 사람에게 무시험으로 국가기술자격을 공짜로 주는 ‘인정기술자제도’ 문제가 있다.

이렇게 법과 제도가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건설업계에서 비리와 부패가 끊이질 않고 있는 것이다.

건교부 전관예우용으로 전락한 ‘공공건설공사 감리제도’ 때문에 부실공사 발생

‘건설공사 감리제도’의 법적근거가 되고 있는 ‘건설기술관리법’은 지난 87년 발생한 독립기념관 화재사건을 계기로 제정공포(1987년 10월 24일)가 되었다.

공공건설공사에 대한 감리를 공무원 감독 대신 민간책임감리로 돌린 것은 지난 93년, 신행주대교 및 남해창선대교 붕괴사고에 따른 대책의 일환으로 건설기술관리법을 1차 개정하면서 부터다.

현행 ‘건설공사 감리제도’의 골격이 완성된 것은 지난 95년, 94년 10월 24일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사고에 따른 대책의 일환으로 건설기술관리법을 2차 개정하면서 부터다.

현재 감리전문회사가 감리용역 업무를 수주하려면, 공사금액 100억 원 이상인 건설공사의 경우, 감리업체가 감리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사전에 심사하는 제도인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PreQualification)에 통과를 하고, PQ점수가 경쟁업체보다 높게 나와야 낙찰을 받을 수가 있다.

이러한 PQ제도의 시행으로 건교부에서는, ‘감리전문회사 사업수행능력 세부평가기준(고시 제2001-360호, 2001. 12. 31)’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건교부 소속 기관들도 동 기준을 근거로 자체 기준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평가기준에 있는 ‘참여감리원의 경력인정율 기준’이, 건교부출신들은 경력을 100%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반면에, 건설회사 출신들은 60~80% 정도만 인정을 받도록 만들어 놓았다.

일례로 대전지방 국토관리청(건교부 소속기관)에서 만든 ‘경력 인정율 기준’을 살펴보면, 건교부나 광역자치단체가 시행한 도로공사의 경우, ‘발주청의 공사감독 관련업무 또는 관리자업무, 상주감리업무, 건설사업관리업무(CM)’를 수행했던 사람에게만, 그 경력을 100% 인정해 주고 있다.

즉 ‘발주청의 공사감독 관련업무 또는 관리자업무’를 담당했던 사람들인 건교부 출신에게만, 그 경력을 100% 인정해 준다는 뜻이다. 반면, 시공사 출신들은 상주감리나 건설사업관리(CM) 경력이 있어야만, 그 경력을 100%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상주감리제도(95년 도입), 건설사업관리제도(95년 도입)는, 우리나라에 도입이 된지가 몇 년밖에 되지 않은 관계로, 경력 많은 동 업무 경력자가 있을 리 만무하다.

이 때문에 대기업 시공사에서 30년 이상을 시공만 하고, 국제적으로도 알아주는 베테랑 기술사조차 경력점수 부족으로 감리단장은커녕 감리원조차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국민들께서는 건교부가 지난 94년 10월 24일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계기로 공무원들이 수행하던 건설공사 감독(또는 감리)을, 민간 전문기술자들에게 넘긴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MBC 뉴스데스크(2003. 5. 11, 건교부의 전관예우-먹이사슬?)와 <오마이뉴스>에서도 보도(2003. 5. 12, 무자격 공무원출신이 감리단장 독차지?)를 한바가 있듯이 ‘건설공사 감리’를 실제로는 전문성도 부족한 공무원들이 자리만 바꿔서 여전히 계속하고 있다.

또한 문제가 되는 것은, 참여감리원에 대한 PQ점수 산정을 자격증 보유여부와는 관계없이 오직 경력만으로 평가를 한다. 다시 말하면, 국가기술자격자인 기술사나 기사도 무자격자인 인정기술자와 똑같은 취급을 받는다는 뜻이다.

이렇게 기술자격보유에 따른 가점제도가 없기 때문에, 기술자격증이 없는 건교부출신 퇴직공무원들만 더더욱 유리해 졌다는 것이 기술자들의 지적이다.

PQ점수 산정시, 무자격 학, 경력자도 1주~2주 정도만 교육을 받으면, 0.5~1점 정도의 가점을 준다.

그런데 기술사나 기사 등 국가기술자격자에게는 전혀 가점을 안준다. 이는 이공계의 꽃, 이공계의 변호사로 불리는 기술사가, 단 1~2주만을 교육받은 무자격 학, 경력자보다 못하다는 뜻이 된다. 참으로 넌센스인 것이다.

이처럼 ‘건설공사 감리제도’ 자체가 능력위주가 아닌 경력위주의 정책이기 때문에 전문가인 기술사조차 감리업체로 진출을 못하는 등 외면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전문가를 외면하는 ‘건설공사 감리제도’ 때문에 부실공사가 발생하는 것이다. 즉 기술이 부족한 무자격 공무원출신들이 감리단장을 하고 있어서 부실공사가 발생하는 것이다.

시공기술이 없는 건축사가 ‘건축공사 감리’를 하기 때문에 부실공사 발생

건축허가 된 건축물의 ‘공사감리 업무’는, 건축법 제21조 및 동법시행령 제19조 규정과 건축사법 제4조 규정에 의거 건축사가 하도록 되어 있다.

공사전문가인 건축시공기술사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사 비전문가인 건축사에게 공사감리업무를 맡기고 있는 것이다.

이는 건설선진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싱가폴, 독일 등 다른 나라에서는 그 유례를 찾아볼 수도 없는 희한한 제도로, 우리나라에서만 존재하는 제도다.

문제가 되는 것은, 전문성 차원에서 살펴 볼 때 ‘건축사의 전문성’은 공사감리업무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건축사법 제2조는 건축사를 ‘설계도서를 작성하고 그 도서에 의도한 바를 해설하며 지도, 자문하는 행위를 하는 자’ 라고 정의하고 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건축사는 ‘설계업무만을 수행’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반면, 건축법 시행령 제19조 규정에 의한 ‘공사감리 업무내용’을 살펴보면 ‘시공계획의 적정성 여부지도’, ‘시공관리의 적정성 여부지도’, ‘공정표 검토지도’, ‘안전관리지도’, ‘품질시험과 성과지도’ 등 전부가 다 시공업무다. 즉 건축시공기술사의 업무영역인 것이다.

그리고 건축사의 시험과목도 시공업무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건축사의 시험과목은, 건축설계와 건축법규 단 2가지 과목뿐이다. 즉 공사감리와 관계된 과목은 어디에도 없다.

반면, 공사전문가인 건축시공기술사는 전반적인 공사관련 과목만을 가지고 400분간 논술시험을 보아 1차 시험에 통과한 후, 2차 시험인 실기시험을 30~60분 동안 권위 있는 대학교수 2인, 기술사 2인 도합 4인에게 공학적 이론과 함께 현장에서 요구되는 ‘고도의 기술적 응용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평가받아서 최종합격이 되는 시험으로 그 합격률은 응시자의 3~4%에 불과할 정도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험이다.

이렇게 시공감리 전문가인 건축시공기술사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전문가인 건축사에게 공사감리 업무를 맡기는 행위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또한 문제가 되는 것은, 건축업자(일명 집장사)들에게 종속된 건축사들에게 ‘공사감리 업무’를 맡기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건축사사무소는 주택업자(일명 집장사)들이 주요 고객이기 때문에 이들을 함부로 대할 수가 없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건축사들에게 이들을 감시하라고 공사감리권을 부여해 주었다.

이들이 부실공사를 하였을 경우 과연 건축사들이 건축법 제21조 규정에 의거 재시공 명령을 내릴 수가 있을 것이며 또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겠는가를 생각하면 납득이 가지를 않는다.

이렇듯 현행 ‘건축공사 감리제도’는 이미 건축물에 대한 감시기능이 상실된 제도다. 이 때문에 비리나 부실공사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잘못된 ‘건설업 등록제도’ 때문에 페이퍼 컴퍼니 문제 등 각종 비리나 부패 발생

지난 92년 5월 이전에는, 건설업법 규정에 의거 기술사 1인과 기사 및 산업기사 10명 정도를 의무보유 해야만 건설업을 등록하거나 유지를 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 92년 5월, 건교부는 기술사나 기사 등 국가기술자격자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이 자리를 국가기술자격증이 없는 무자격 학·경력자들이 대신할 수 있도록 크게 완화를 하였다.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건설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무자격 학, 경력자만 채용을 해도 건설업면허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때문에 Paper Company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체에서 기술자를 채용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업체가 면허를 받거나 존속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술자를 의무적으로 보유를 해야 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실질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건설업체 ‘기술능력 완화’로 중소건설업체들은 과거와 달리 정식기술자보다 임금이 훨씬 싼 무자격 학, 경력자들을 고용하는 방식으로 ‘기술자 의무보유’ 요건을 맞추고 있다.

정식기술자를 채용하는 경우는 난이도가 높은 공사가 있을 때뿐인 데, 그때만 임시적으로 고용을 한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 때문에 정식기술자들은 취직조차 할 수가 없는 것이고, 반면 사주들은 인건비에서 많은 이득을 얻고 있는 것이다.

또한 문제가 되는 것은, 건설업체의 ‘기술능력 완화’는 건설업체의 난립을 초래하였는데, 95년 말 기준으로 1000여개에 불과하던 건설업체 수가 현재는 1만 2572개(2003. 2월말 기준)로 12배 이상이 증가 하였다.

이렇게 건설업체가 난립하다보니 제 살 깎아 먹기식 과당경쟁으로 건실한 건설업체들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덤핑수주는 부실공사로 연결이 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걸린 건설업을 그리고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건설업을 기술사 1명 없이도 영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도무지 말이 되지를 않는다.

‘소규모건축물’은 시공규제가 없어서 부실공사 발생

200평 미만의 단독 및 다세대주택과 150평 미만의 근린생활시설(또는 상가건물) 등은 건설업면허가 없어도 누구나 시공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즉 법적으로 시공규제를 안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소규모 건축물 대부분을 검증도 받지 않은 무자격 시공업자(일명 집장사)들이 시공을 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들의 기술부족으로 부실공사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다세대주택 붕괴사고와 같은 각종 안전사고도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위법 및 부실공사를 자행해도 이들은 국가기술자격자가 아닌 무자격자이기에 제제할 방법이 없다. 즉 자격증 박탈과 같은 행정처분조차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하자 발생시 이들은 정부에 등록한 건설업자가 아니기에 건축주가 하자보수를 받을 수도 없다. 이 때문에 국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정상적인 시공업자가 아니기에 세금포탈을 해도 세무당국에서는 알 수가 없다. 소규모건축물 시공업자를 제도권 안으로 흡수를 해야만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의 ‘인정기술자제도’ 때문에 부실공사 발생

‘인정기술자제도’는 정부가 건설기술관리법(95년 도입), 전력기술관리법(96년 도입), 정보통신사업법(98년 도입), 엔지니어링기술진흥법(92년 도입) 등 각종 법률에 도입을 하였다.

‘인정기술자제도’란 일정한 학력과 경력만 있으면 기술사, 기사, 산업기사 자격과 동등한 자격인 ‘특급기술자, 고급기술자, 중급기술자, 초급기술자’ 자격을 무시험으로 공짜로 주는 제도를 말한다.

먼저 기술사급인 '특급기술자'의 경우, 일정한 경력(대졸 12년, 전문대졸 14년, 고졸 18년)만 있으면 그 자격을 공짜로 준다. 또 기술사조차 10년 이상 경력이 있어야 주어지는 자격인 '수석감리사‘ 경우도, 일정한 경력(대졸 22년, 전문대졸 25년, 고졸 28년)만 있으면 그 자격을 공짜로 준다.

기사조차 7년 경력(산업기사는 10년)이 있어야 주어지는 자격인 '고급기술자'의 경우도, 일정한 경력(대졸9년, 전문대졸12년, 고졸15년)만 있으면 그 자격을 공짜로 준다. 대졸 기사자격 7년 경력자나 대졸 무자격 9년 경력자는 똑같이 '고급기술자'로 진입을 할 수가 있는데, 그 차이는 2년 경력인 셈이다. 공부 안 해도 2년만 기다리면 자동적으로 '고급기술자'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이공계의 변호사, 이공계 꽃으로 불리는 ‘기술사 자격’조차 고등학교 졸업하고 18년(대졸 12년)만 기다리면 자동적으로 그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다.

‘인정기술자제도’는 정부가 지난 95년부터 기술사나 기사 등 국가기술자격자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도입한 제도다.

그러나 실제로는 건설업협회, 감리협회, 엔지니어링진흥협회 등 업자들의 이익단체가 기술자 임금을 폭락시켜 이득을 챙길 목적으로 정부에 건의나 로비를 하여 만들어 졌다는 것이 대다수 기술자들의 판단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인정기술자제도 때문에 ‘국가기술자격제도’ 자체가 붕괴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무자격자는 일정한 경력만 있으면(고졸 28년, 전졸 25년, 대졸 22년 경력) 무조건 ‘수석감리사 자격’을 공짜로 취득하는 반면에, 기술사는 10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만 ‘수석감리사 자격’을 얻을 수가 있는바, 이러한 잘못된 제도 때문에 경력 10년 미만인 기술사들은 ‘수석감리사 자격’조차도 얻지를 못하여 무자격자들의 보조자로 전락을 하고만 것이다.

이공계의 변호사, 이공계의 꽃으로 불리는 기술사조차 그 위상이 이러한 지경에 까지 이르렀기 때문에 ‘국가기술자격제도’는 붕괴가 되었다고 지적을 하는 것이다.

또한 문제가 되는 것은, ‘인정기술자제도’ 때문에 우리나라 건설기술자들의 기술능력이 ‘하향평준화’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 기술자들은 ‘국가기술자격시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부를 한 것이 사실이다. 이유는 자격증이 있어야만 기술자로 인정을 받을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즉 ‘국가기술자격제도’ 때문에 기술자들이 공부를 한 것이다. 동기야 어떻든 공부를 하다보니 신기술과 신공법을 접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기술자들이 공부나 연구를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학교졸업 후 공부를 계속한 사람이나 안한 사람이나 똑같이 세월만 지나면 자동적으로 기술사까지 되는 마당에, 굳이 공부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대학졸업 후 12년만 있으면 공짜로 기술사가 되니 말이다.

이러다보니 과거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주경야독을 하는 기술자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이고 반면, 과거 기술에 안주를 하는 기술자들은 늘어만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기술자들 사이에 공부를 안 하는 풍토가 조성되면서 ‘기술의 하향평준화’가 급격히 이루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인정기술자제도’가 기술자들의 ‘기술하향평준화’를 부른 셈이다.

이러한 기술자들의 기술능력 부족은 건설공사 품질저하는 물론이고, 부실공사로 연결이 되고 있다. 건설기술자들이 나쁜 사람들이라서 부실공사가 발생을 하는 것이 아니고, 기술능력 부족으로 부실공사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불안한 대한민국 문제다.

1년도 못되어 망가지는 기계장치들, 무너지는 다리, 무너지는 건물, 폭발하는 가스충전소, 비만 오면 걱정되는 제방, 이렇듯 무자격 기술자들이 주도하여 ‘설계, 제조, 시공’ 등을 한다면 우리나라의 장래는 어떻게 되겠는가?

이론과 실무에서 철저하게 검증받지 못한 엔지니어가 실수하면 수많은 사람은 생명을 잃을 것이고, 막대한 재산상 손실도 입을 것이다. 현재의 잘못된 ‘인정기술자제도’ 때문에 불행한 사태로 귀결이 되지나 않을까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 해결책

위에서 살펴본바와 같이 건설업계의 비리나 부패는, 정부가 법과 제도를 운영함에 있어서 기본과 원칙을 지키지 않아서 불거진 문제다. 즉 기술자가 부족하다고 어느 날 갑자기 무자격자를 정식기술자로 둔갑시키듯이, 온갖 편법을 동원한 결과물이다.

따라서 정부는 잘못된 ‘건설정책 5가지’를 기본과 원칙에 맞게 조속히 정비를 해야 한다.

잘못된 ‘건설정책 5가지’를 다음과 같이 정상상태로 되돌려 놓았을 때, 비로소 건설업계의 비리나 부패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1. 건교부 전관예우용으로 전락한 ‘공공건설공사 감리제도’ 문제

‘공공건설공사 감리제도’ 문제는 건교부출신을 특별 우대하는 ‘참여감리원의 경력인정율 기준’과 오직 경력만을 인정하는 ‘참여감리원의 평가기준’ 때문에 불거진 문제다.

따라서 ‘참여감리원의 경력인정율 기준’을 폐지해야 한다. 그리고 ‘참여감리원의 평가기준’도 경력위주 평가에서 벗어나 ‘자격위주 평가’로 전환을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경력점수는 아예 폐지를 하거나 대폭 축소를 시키고, 기술사, 기사, 산업기사 등 기술자격 보유자에게 차등적으로 자격점수를 주자는 뜻이다.

이렇게 ‘기술능력위주’로 전환을 해야만 기술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부실공사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2. 시공기술이 없는 건축사가 ‘건축공사 감리’를 하는 문제

‘건축공사 감리’ 업무는 건축시공기술사들의 고유한 업무영역이다. 다만 정부가 지난 92년 판단잘못으로 건축사들에게 맡긴 것이다.

지금까지 ‘감리업무’를 비전문가인 건축사들에게 맡긴 결과, 비리나 부실공사가 근절되지 않고 있음은 물론이고, ‘감리제도’ 자체가 이미 건축물에 대한 감시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제라도 ‘건축공사 감리제도’가 제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건축공사 전문가인 건축시공기술사들에게 ‘건축공사 감리’를 맡겨야 한다.

이렇게 하면 기술능력 부족으로 부실공사가 발생하는 문제, 건축사들이 건축업자(일명 집장사)들에게 휘둘리는 문제 등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3. 페이퍼 컴퍼니를 조장하는 ‘건설업 등록제도’ 문제

건설업체의 기술자 의무보유에 따른 ‘기술자 자격’을, 지난 92년 5월까지는 국가기술자격자로 제한을 하다가, 그 이후에 무자격 학·경력자로 대폭 완화를 시킨 것은, 당시에는 기술사나 기사 등 국가기술자격자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지난 11년간 ‘국가기술자격자’가 꾸준하게 배출이 되어, 건설업체의 수요를 충족하고도 남는다. 통계자료가 있는 96년 말 기준으로 따져도, 11만 7553명이던 건설기술자격자가 지금은 21만 2765명(2002년 말 기준)으로 2배가량 대폭 늘어났다. 기술자부족 현상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다.

일례로 우리나라의 총 건설업체 수는, 1만 2572개(2003. 2월말 기준)다. 그러나 건설산업연구원은, 우리나라 건설업체는 총 건설물량 등을 감안할 때 4천~5천개가 적정선이라고 지적을 한다. 작년 4월에 나온 동 원의 연구결과(연구원 유진근 박사)가 바로 그것이다. 즉 건설업체 수가 너무 많아서 건실한 업체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부실업체는 퇴출시키라고 지적을 하는 것이다.

적정건설업체수 5천개를 기준으로 하여 건설기술자 수요를 산출해 보면 기술사의 경우, 2002년 말까지 배출된 인원이 1만4378명이므로 건설업체 수요인원 5천명을 충족하고도, 9378명이 남는다. 또한 향후, 계속 배출될 것이기에 기술사 부족현상은 일어날 우려가 전혀 없다.

하위자격인 기사나 산업기사의 경우도, 2002년 말까지 배출된 인원이 19만 8387명이므로 건설업체 수요인원 5만 명(5천개X10명)을 충족하고도, 14만 8387명이 남는다. 또한 향후, 계속 배출될 것이기에 기사 부족현상은 일어날 우려가 전혀 없다.

이렇게 기술자 부족현상이 완전히 해소가 된 만큼, 이제는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건설업답게 건설업체가 국가기술자격자를 의무보유 하도록 ‘건설업등록기준’을 정비해야 한다.

4. 시공규제를 받지 않는 ‘소규모건축물’ 문제

소규모건축물에서 발생하는 위법 및 부실공사는 제도권 밖에 있는 무자격시공업자(일명 집장사)들이 시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건설업등록제도 처럼 ‘소규모건축업등록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다만 ‘소규모건축업자 자격’은 소규모건축물 일수록 과학기술에 관한 전문적 응용능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기술계 최고봉인 기술사로 제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술 최고전문가인 기술사라야 건축사 등 건축관계자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양질의 건축물을 생산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5. 무자격자에게 국가기술자격을 공짜로 주는 ‘인정기술자제도’ 문제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건설업에서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기술자격자를 배치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92년, 국가기술자격자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인정기술자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지금은 통계자료가 있는 96년 말 기준으로만 따져도, 당초 11만 7553명 이던 건설기술자격자가 23만 3299명(2003년 말 기준)으로 2배 이상 대폭 늘어났다.

그리고 기술사의 경우도, 동 제도 도입 당시 6,069명(92년 말 기준)에 불과하던 기술사가 현재는 2만 7365명(2003. 11월 현재)으로 5배가량 대폭 늘어났다. 이중 건설관련 기술사는 1만 8530명으로 67.7%나 된다.

이렇게 지금은 자격자 부족현상이 완전히 해소가 되었다. 정부가 ‘인정기술자제도’를 도입한 명분이 사라진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인정기술자제도’를 즉각 폐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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