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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소설가 이순원씨의 ‘독자 노릇도 힘들어 못 해 먹겠다’는 한국일보 기사를 보았다.
이는 조선일보가 사사건건 대통령의 말꼬리를 잡고서 비난 아닌 비난을 퍼붓고, 또한 정론지를 자처하면서도 기득권세력들의 이익을 대변하고자 연일 편파보도를 일삼고 있어서일 것이다. 그래서 이순원씨가 조선일보를 신문이 아닌 ‘찌라시’로 본 것 같다.
요즘 건설기술자들도 힘들어 못 해 먹겠다고 아우성이다. 건교부가 건설업계의 기득권세력인 건설업협회 등 건설업자편만 들고 있어서란다.
일례로 건교부가 건설업협회 요청으로 지난 92년, 당초 기술사 1인 포함 국가기술자격자 10명 정도를 의무보유 해야만 했던 ‘건설업 요건’을 무자격 학, 경력자들이 대신할 수 있도록 크게 완화했다.
이러한 ‘기술능력 완화’로 업자들은 정식기술자보다 임금이 훨씬 저렴한 무자격 학·경력자들을 고용하는 방식으로 ‘건설업 요건’을 맞추고 있다. 정식기술자는 난이도가 높은 공사가 있을 때만 임시적으로 고용을 한다는 것이다. 정식기술자들이 자격증을 갖추고도 취직을 못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여기다 업친데 덥친격으로 건교부가 건설업협회 요청으로 또다시 지난 95년, 무자격자에게도 일정한 학력과 경력만 있으면 기술사, 기사, 산업기사 자격과 동등한 자격인 '특급기술자, 고급기술자, 중급기술자, 초급기술자' 자격을 무시험으로 주는 제도인 소위 ‘인정기술자제도’란 것을 만들어 냈다.
이 때문에 당초 11만 7553명(통계자료가 있는 96년 말 기준) 이던 건설기술자격자가 지금은 23만 3299명(2003년 말 기준)으로 2배 이상 대폭 늘어나서 기술자들의 임금이 10년 전 수준으로 대 폭락을 했다.
이렇게 업자들을 배려해 주던 건교부가 이제는 자신들의 밥그릇도 생각을 했었음인지 몰염치 하게도 MBC뉴스데스크(2003. 5. 11, 건교부의 전관예우-먹이사슬?)와 <오마이뉴스>에서도 보도(2003. 5. 12, 무자격 공무원출신이 감리단장 독차지?)를 한 것처럼 ‘공공건설공사 감리단장직’을 자신들이 차지할 수 있도록 ‘공무원 경력위주 감리원 평가기준’까지 만들었다.
이런 이유로 대기업 시공사에서 30년 이상을 시공만 하고, 국제적으로 알아주는 베테랑 기술사조차 감리단장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국민들께서는 건교부가 지난 94년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계기로 공무원들이 수행하던 감리를 민간전문기술자에게 넘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자리만 바꿔서 여전히 계속하고 있는 셈이다.
살펴본바와 같이 우리나라 건설기술자들은 건교부의 ‘기술자 천대정책’ 때문에 미래가 없다고 한다. 40대 건설기술사조차 은행원 초봉에도 못 미치는 연봉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소설가 이순원씨가 조선일보는 신문이 아닌 찌라시 수준이라서 독자노릇 못 해 먹겠다고 하소연을 하듯이, 지금 대다수 건설기술자들은 ‘건설제도’가 정책이 아닌 쓰레기 수준이라서 기술자 노릇 못 해 먹겠다고 아우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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