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은 나의 힘"-2003년 sbs연기대상을 보고

sbs는 차라리 인간상품 공장을 차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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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순(yoana)등록 2004.01.02 11:04
역시 SBS였다. 나의 예상은 적중했다. 나의 예지력은 믿을게 못되지만 유일하게 들어맞는 경우가 있다. 이 점을 나는 감사해야 할까. 그럴것 까지는 없을 것 같다. 감사해야 할 만큼 좋은 일은 아니기에.

각설하고 2003년 SBS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이병헌씨가 받았다. 실소가 터져나오다가 이내 분노심이 폭발한다. 강준만은 그의 어떤 저서에서 우리시대 사람들에게 '왜 분노를 잃어버렸냐'고 질타한 바 있는데, 나는 이쯤 돼서야 그에게 한마디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분노를 잃지 않았다고 말이다.

<완전한 사랑>에서 혼신의 연기를 선보인 김희애가 꼭 대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지금 문제삼고 있는 것은 sbs의 비상식적인 행태에 대해서이다.

언제나 나에게 실망만을 안겨주는 거대 방송사 SBS, 한국의 할리우드라고 불리우는 이 거대한 권력 앞에서 김희애는 완전히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버렸다.

SBSi상이라고? 대체 이건 무슨 상인가? 졸속하게 만든 이 상을 김희애 앞에 '떡' 하니 던져놓고 '할만큼 했다'는 식으로 팔짱끼고 있는 SBS는 도대체 무얼 믿고 이다지도 오만방자한 것인가?

하느님을 믿고? 아니다. 이 상식 이하의 방송사가 믿는 유일신은 오로지 자본이다. 상품가치가 얼마나 되느냐, 그것이 이번 수상 기준이었다는 게 판명되었다. 이병헌이 대상 먹고 그의 애인 송혜교가 최우수상을 먹었다. 그리고 성유리가 연기상을 먹었다, 이쯤 되면 말 다한 거 아닌가.

나는 지금 회의를 느낀다. 과연 이 방송사를 씹을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서. 자신이 저지른 몰상식한 행동 앞에서 반성할 양심이 sbs에게는 없다는 게 나의 생각이므로 이 글을 쓰면서도 괜한 짓 하는 게 아느냐는 자괴감이 드는 것이다.

이 방송사는 조선일보에 버금가는 쓰레기다. 조선일보가 철저히 상업주의 노선에 서 있듯이 이 방송사 역시 그렇다. 상업주의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 상업주의라는 논리로 감히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기 때문에, 그것도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버젓이 그 짓을 하고 있기 떄문에 나는 분노하는 것이다.

김희애는 딴따라가 아니다. 그녀는 이 나라의 배우다. 그녀의 연기력은 국민의 대다수가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상같지도 않은 sbsi상을 받았다. 우아한 드레스를 갖춰입고서 받은 상이 정체불명의 sbsi상이라니, 권상우와 함께 말이다, 그녀가 권상우와 같은 레벨이라는 말이다, 이게 말이 되는가. 말이 안나온다.

sbs는 국민적인 배우를 완전히 딴따라 취급했다. 무대 위에 세워놓고는 꽃다발과 이상한 상패를 주면서 그녀를 추켜세우는 해프닝을 보인 것이다. 웃기지 않은가.

인간을 가지고 장난치는 이 방송사는 그야말로 테러감이다. 이라크 국민을 가지고 장난치는 미국에게 지금 고통이 닥치듯이 배우를 가지고 장난치는 sbs에게도 그에 상응하는 벌이 내려질 것이라고 믿어의심치 않는다. 우선 그 벌 중 하나는 sbs 안 보기 운동이 될 것이다. 이 운동은 양식있는 시청자들이 서로 협력해서 해나가야 할 것이다. 본때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sbs에게는 인간개념이 없다. 이 쓰레기에겐 다만 상품 개념이 있을 뿐이다. 배우를 한순간에 딴따라로 전락시킬 만큼 sbs의 권력은 대단한 것이다. 이병헌? 상품된다. 송혜교? 역시 된다. 성유리? 되고도 남는다. 비열한 sbs가 이런 계산을 안했다고 보는가? 했다. 해도 천 번은 했다. 그러니까 김희애에게 똥걸레같은 상 하나 주고서 요란한 플레시만 터트린 게 아닌가?

sbs는 전에도 네티즌이 뽑은 인기상을 조작하여 물의를 빚은 적이 있었다.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말이 있는데 꼭 이짝인 것이다. 한숨이 멈추질 않는다. 이 빌어먹을 방송사만 생각하며 꼭지가 돈다.

이 방송사에는 진정성이 없다. 뭐든지 돈으로 해결하고 돈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돈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산다. 엄청난 개런티로 스타를 사고 엄청난 제작비로 쓰레기같은 프로그램을 만든다. 내가 지금 뻥을 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가령 뷰티풀 선데이를 보라. 완전히 졸속 프로그램이다.구성작가의 상상력은 어디에도 없다. 엠씨들의 저열한 애드립과 딴따라들이 떼거지로 나와 떠들어대는 것으로 내용이 채워진다 그 딴따라들을 찍는 카메라의 시선은 그리고 완전히 선정적이다! 촬영지는 발리. 발리 스페셜! 지금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전반적인 분위기가 매우 나쁘다는 것은 차치하고서 내가 화나는 이유는 왜 굳이 발리여야 하는 것이다.

그 프로그램 내용이 발리에서만 가능한 것인가. 아니다. 벽돌 격파하기는 국내 어디에서도 할 수 있다. 언제나 이런 식이다. 상상력은 제로고 돈만 퍼부어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아, 순간 팍 생각났다. 왜 발리가 촬영지로 낙착된 건지.이번에 sbs 새 드라마 중에 하지원, 소지섭 주연의 '발리에서 생긴 일'이 있다. 뭔가 냄새가 나지 않은가. 판단은 독자께 맡기겠다.

어떤 스타를 얼마에 모셔왔다고 자랑삼아 떠벌려대면서 언론플레이를 일삼는 방송사가 sbs다. 이것이 sbs의 특기고 경쟁력이다. 기껏 이 정도 수준이다. 좋은 프로그램으로 승부하는 게 아니라 저열한 언론플레이로 초반에 기선을 잡는 것이다. 그 단적인 예가 '여인천하'였다. '강수연을 얼마나 모셔왔다'가 그 드라마의 선전문구였다. 질적인 내용 문구가 아니라!

이병헌은 이번에 올인으로 대상을 먹었다. 좋아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sbs는 언제라도 이병헌의 뒤통수를 칠 수 있다. 상품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이 운좋은 사내도 김희애처럼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그날이 언제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모든 스타들은 sbs를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sbs에게는 오로지 상품과 돈이 목적이고 이것들 앞에서 sbs는 무릎을 꿇는다. 이 파렴치한 방송사는 언제나 그랬듯이 양심과 상식을 자본에게 팔아넘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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