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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2004년도 일주일이 훌쩍 지났습니다. 아직 1월의 초입이지만 "어!" 하는 사이에 또 1월이 지나버릴 테지요.
사실 <오마이뉴스>에 사는 이야기, "산타의 선물과 사랑의 냄비" 기사를 올릴 때만 해도 독자분들과는 그리 많은 연관도 없는 그저 한 번 훑고 지나가는 안타까운 사연 정도로 끝나겠다 싶었습니다.
거기다가 기사의 분량도 짧고 도움이 필요한 당사자의 전화번호나 거래 은행 온라인 번호도 밝히지 않은 단신 기사였는데도 도움의 손길을 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그 사랑의 냄비를 채우기 위해서는 덧붙이는 글에 짤막하게 남긴 홈페이지 주소가 전부였고 도움이 필요한 분의 이름도 밝히지 않았기에 제가 남긴 홈페이지에 들러서 이곳저곳 단추를 눌러 보아야 하는 적극성이 없었다면 실천 가능하지 않은 사랑의 냄비였습니다.
그런데도 그 허술하기 짝이 없는 기사로 남긴 사랑의 냄비를 보고 채워 주신 독자분이 계셨습니다. 오늘 제가 문학 동인으로 활동하는 홈페이지에 들렀다가 동인 회장님께서 게시판에 남기신 글을 보고 코끝이 찡해 오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지난 해 우리는 너, 나 할 것 없이 힘들었습니다.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힘든 사람들을 들고 힘든 사람들이 남기는 사건들을 보면서 안타까웠고 어쩔 수 없는 운명 앞에 놓인 사람들을 보면서 그저 안타까웠고 내 앞에 놓인 삶도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서 보게 되는 소식 앞에서 막연한 불안감을 더해 주기만 했습니다.
그렇지만 삶은 혼자 살아가는 게 아니라고 '더불어 함께, 독불 장군이 없는 세상을 함께 사는 것'이라고 지면을 장식하는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가슴 따뜻해지는 위로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이정연씨("산타의 선물과 사랑의 냄비"에서 익명으로 두었던 수필가입니다)는 수술 경과가 좋아서 오늘이나 내일쯤 퇴원한다고 합니다. 동인 회장님께서는 그동안의 경과를 홈페이지 게시판에 이렇게 남겨 놓으셨습니다.
"처음 사랑의 냄비를 창문에 걸어 놓고
초조한 마음 어쩔 수 없었습니다.
과연 누가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이정연씨를 위하여 기도하며 도움을 주실까.
이 자리에서 도움을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비록 모금 된 액수는 적을지라도-
아름다운 사랑의 표현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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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보다도 창문동인도 아니신데도 불구하고 성금을
보내주신 신남희씨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녀 앞에 놓여 있는 삶이 이젠 '암'이라는 병마 앞에서 그만 놓여나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저기로 전이되는 암 때문에 그녀의 삶은 무척이나 고단했을 터인데도, 그녀가 퍼올리는 글들은 따뜻하기만 합니다.
그녀가 이 세상 삶에서 사랑이라는 '승리의 삶'을 보기 위해 혹독한 시험을 당하는 중이라고 저는 보고 싶습니다. 더 많은 사랑이 그녀 앞에 놓여 지기를 빕니다. 또한 어줍잖은 제 글을 보시고 사랑을 실천해 주신 신남희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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