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인의 독서법, 과연 따로 존재하는가"

허재영의 <교양인을 위한 독서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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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희복(myunghb)등록 2004.02.05 15:43
교양인이란 '독서의 자세가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사람을 말한다'고 정의하면서, 교양인은 '자신이 갖추어야 할 지식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라는 교양인의 지식획득방법도 알려주는 책이 있어 소개한다.

<교양인을 위한 독서기술>이다. 전문독서가가 아닌 교양인이라도 어느 정도의 독서원리는 인지하고 책을 읽어야 함을 전제한 듯하다. 전문독서가라고 하면 보통 자유기고가를 비롯 여타의 부류가 있을 것이다. 전문독서가에 견주어 교양인은 분명 비전문독서가라고 말할 수 있겠다. 독서의 목적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교양인을 위한 독서기술>이란 책은 비전문가로서 교양인은 어느 정도의 독서수준을 지녀야 하는지를 기술한 책이다. 대입수험서로서도 활용할 수 있어 수험생에게도 필요한 책이다. 논술문을 작성할 때의 접근방식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깔끔한 구성으로 독자로 하여금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대부분의 독서관련서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부분을 다루고 있다. 사상관련의 글을 상당량 싣고 있다. 모두 10개의 장을 설정해 하위항목을 따로 두지 않아도 나름대로의 뚜렷한 색깔을 나타내고 있다.

각장의 제목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저마다 내용이 만만치가 않다. 지문으로 삼고 있는 글이 상당한 수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다. 지명도가 아주 높은 글이 대다수인 것이다.

전체 글의 주요체제를 살펴본다. 머리말에 이어 10개의 장으로 짜여있다. '탐구독서'와 '읽을 만한 책' 등의 두 란을 주축으로 하며 사이사이에 '탐구문제'와 '생각할 문제' 등을 두어 어떻게 읽어나가야 하며 다 읽은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의 접근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탐구문제라는 물음을 설정해 지문을 제시하고 해당지문의 독법을 소개하면서 해답에 대신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각장의 본문 전개 이전에는 해당 장이 추구하는 목적이나 방향을 간략히 기술하고 있어 독자의 시간을 한층 절약시켜주고자 했다. 장말에서는 '읽을 만한 책'이란 란을 배치해 해당장과 관련해서 더 읽을거리를 알려준다. 독자의 소양을 넓히는데 일조하며 참고문헌의 역할도 충분히 해내고 있다.

탐구문제에서는 논제분석방법도 보이고 있다. 독자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논제분석방법을 익힐 수 있게 해 놓았다. 필요에 따라서는 논제분석 끝에 <생각할 문제>라는 란을 두어 여유롭게 더 공부해보도록 했다. 지문마다 작자나 출전을 명기해 독자가 직접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여러 지문을 소개할 목적에서인지 전문을 다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나름대로의 목적은 달성한 것 같다.

수험서인지 독서관련서인지 모호하다는 결점도 있다. 둘중 수험서의 기능이 더 큰 것 같다. 자칫하면 '교양인을 위한 독서'에 도움이 될만한 사항을 기술한 책이라는 본래의 믿음에 틈이 생길 수도 있으나, 교양인이라도 수험생의 입장에서 논제를 분석해가며 읽는 태도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부록이나 색인이나 찾아보기 등이 전혀 없는 점은 무척 아쉽다. 필자를 포함해 독자 중에는 부록을 상당히 중요시여기는 이도 있기 때문이다.

구성을 간략히 소개한다. 교양인이 구비해야 할 내용의 제목으로는 수준이 높은 편이다. 제1장부터 제10장까지 차례로 소개한다. 학문론과 과학적 방법, 삶의 철학과 현대사상, 역사와 인간, 지식인과 동양사상, 인간소외와 일차원적 사회, 사회사상사와 언론, 실학과 근대화-경제의 의미, 과학적 사고와 과학 사상, 문학과 사회, 예술의 이해 등이다. 거의가 사상을 주요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이들 중 필자는 '제9장 문학과 사회'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문학과 사회'의 진술목적을 피력한 인용문이다.

"문학의 이해는 독자 작가 연구자 각각의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독자는 작품을 읽고 흥미를 느끼거나 욕망을 대리충족시키는데 목적을 둘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문학적 형상화를 꾀하는데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문학을 연구하는 사람은 문학 자체를 텍스트로 간주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이해하고, 문학이해를 바탕으로 창작 연구 독서행위와의 거리를 좁혀나갈 수 있다면, 문학공부의 목표를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책을 찾아 읽거나, 시와 소설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설명한 책을 찾아 읽는 것은 효율적인 문학 학습이 될 것이다."

합당한 진술이다. 적어도 효율적인 문학학습이 되려면, 문학의 개념 시작법 소설작법 등에 관련한 서적을 찾아 읽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해당 장의 목적을 제대로 지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독서탐구'에는 '문학이란 무엇인가?' '시론과 창작교실' 등 두 항목이 있다. '문학이란 무엇인가?'에서는 김대행이 지은 <문학이란 무엇인가>와 김현 김주현이 공동으로 편찬한 <문학이란 무엇인가> 등을 각각 소개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두루 살펴보고 변별할 수 있도록 했다.

'시론과 창작교실'에서는 <당신도 시를 쓸 수 있다(이형기)>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김영랑)> <나그네(박목월)> <국화야(이정보 시조)> <국화(박남수)> <의자(조병화)> <산4(김광림)> 등의 작품 인용을 통해 시의 이론과 시의 창작에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교양인의 지식획득 방법에 관련한 기술서이면서 논술을 준비하는 대입수험서이기도 한 점이 <교양인을 위한 독서기술>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수험생의 냉철한 판단력과 전문독서가의 깊이 있는 해독력도 다소 지닌 독자층의 독서법이다.결국 교양인은 비전문독서가이면서 전문독서가의 자질도 어느정도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교양인의 책읽기 방법은 셋으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겠다. 첫째는 주변지식을 폭넓게 확보하면서 읽기, 둘째는 해당영역에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하면서 읽기, 셌째는 여백의 미를 살리면서 읽기 등이 바로 교양인의 독서법이라 할 수 있겠다.

<교양인을 위한 독서기술>에서 세가지 요소를 천천히 마음껏 음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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