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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발생지역 양계농가의 사정이 심각하다는 뉴스가 연일 나온다.
거기다가 닭고기 소비마저 줄어 치킨 집 부터 양계 산업 전반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솔직히 나에겐 딴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나 같은 서민에게는 닭을 먹음으로 조류독감에 걸릴까 하는 사치스런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괜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뭐랄까 질병에 대한 과잉 염려 현상이나 너무 빠르게 일희일비 하는 모습은 같은 땅에 살면서도 미워진다.
광우병 파동으로 창고의 수입 소고기를 폐기 처분한다는 뉴스를 보면서도 ‘저걸 왜 버려? 먹는다고 다 광우병 걸리는 것도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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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인 1969년 인가 70년 여름 나는 신문을 돌리고 받은 월급을 나는 내손으로 돈을 벌었다는 자부심에 집에 무언가를 사가지고 가야 할 것 같아 시장을 둘러보다가 더위에 비린내 나는 물오징어를 샀는데 물오징어 값이 그야말로 헐값 이였다.
이유는 그해 기승하던 콜레라가 물오징어로 인하여 발생한다는 소문이 파다하여 수요가 급감한 이유였다.
이북에서 물오징어에 콜레라균을 주입시켜서 동해에 방류한다고...
하여간 그 당시 내륙지역인 (대전)의 평소 물오징어 값에 비하면 거저였던 것이다.
100원에 다섯 마리로 기억한다. 아마 1/5 정도 가격 이였을 것이다.
평소 나는 무우 썰어 함께 끓인 오징어 국을 좋아 하였는데, 세상에 그 넓은 동해 바다에서 노닐다가 잡히는 물오징어에 콜레라균이 있을 리 없다는 생각이 어린마음에도 있었던 것 같다.
한여름 비린내 나는 물오징어를 사들고 집에 들어가니 주위에서 모두들 콜레라 이야기를 하였지만 부모님은 쓸데없는 이야기 말라 하시고 자초지종을 들으신 어머니는 대견하다 하시며 바로 손질하여 며칠은 맛있는 오징어 국을 먹던 기억이 난다.
오늘 처가에 일이 있어 가는길에 혼자 계시는 장모님을 위하여 치킨 집에 들렀다.
저녁시간인데 넓은 가게 안은 손님은 없고 평소 보이던 주인도 없이 일하는 아주머니가 혼자 반갑게 주문을 받는걸 보니 심각하긴 심각한 모양이다.
장모님이 좋아하시는 훈제로 1마리와 집에서 기다릴 아이들 분 1마리 반을 주문하니 고마워 한다.
장모님은 족발도 좋아 하시지만 오늘은 닭을 사 가고 싶었다.
장사여부를 물으니 그냥 웃기만 하는데 좀 안되 보인다.
이렇게 민감하게 온 나라 사람들이 닭고기를 안 먹는단 말인가?
아내의 의견을 물으니 '우리하곤 상관 없지요’하며 웃는다.
결국 장모님과 함께 아이들 분 튀김 닭 반 마리도 해치웠다.
심야 뉴스에도 양계농의 어려운 형편이 또 나오고 있다.
뉴스를 보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조류독감보다 무서운 건 사람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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