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보수유력지 조중동의 보도 내용에서 전향성과 의외성이 감지된다. 한나라당을 '추락하는 새' '가라앉는 잠수함'에 비유하며 비난하는가하면 급기야 최병렬 용퇴론, 이회창 책임론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나라당 기관지나 다름없던 조중동은 한 목소리로 정치 탄압을 주장하며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대통령 관련 비리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실제로 이들의 주장처럼 온갖 비리가 한나라당쪽에서만 일방적으로 터져나오는 건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다.
더우기 민경찬, 안희정 씨가 개입된 비리 혐의는 좀처럼 밝혀지지 않고 유야무야 처리되는 것 같아 의혹은 더 증폭된다.
이대로 '500억 대 0', '700억 대 0'이란 일방적 점수차로 노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앞서간다면 막판에 상황이 반전되어 한나라당이 최후의 승자가 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만약 한나라당이 현재 당면한 최악의 국면을 조기에 수습한다면 반전과 회생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서일까? 그동안 일방적으로 한나라당을 감싸고 노무현 정권을 공격하던 조중동 3사가 일제히 표변해 이번엔 한나라당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최근 동아일보는 사설을 통해 최병렬, 이회창 씨가 모든 책임을 지고 옥쇄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최 대표와 이씨가 한나라당이 진정한 보수세력의 결집체로 다시 태어나는 것을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최근 조중동 3사에서 감지되는 전향성과 의외성은 기존 보수세력의 수명이 다한 걸로 판단하고, 참신하고 능동적인 젊은 인재들을 수혈해 보수진영을 재편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쉽게 말해 헌집을 버리고 새집으로 이주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하지만 건전한 보수가 이 땅에 제대로 뿌리내리기 위해선 조중동 3사의 치열한 자기반성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함을 잊어선 안된다. 아무리 새집으로 이사해도 집주인이 그대로면 변화의 싹은 움트지 않는다.
말로만 '건전한 보수'를 부르짖지 말고, 조중동 3사가 먼저 분골쇄신의 각오로 거듭나고자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새롭게 재편될 보수진영의 운명도 종국엔 몰락하는 지금의 한나라당과 다를 게 없을 것이다.
|
|
|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