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화해를 위한 평화교육

그 가능성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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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kcse21)등록 2004.02.27 14:53
한일 간의 갈등은 과거사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현재의 일이다. 과거사 청산 및 역사적 화해를 위한 다양한 접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를 둘러싼 세계 질서는 평화롭지 않으며 한일간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져만 가는 것 같다.

고이즈미 수상의 신사참배, 독도 영유권 분쟁 재현,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 결정, 그리고 피랍사건에 대한 일본인의 분노 이에 따른 한국인들의 일본에 대한 반감 등 한일간의 갈등은 과거사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사의 일이다. 따라서 과거 역사에 대한 이해가 현재를 왜곡시키고 현재의 평화적 관계를 맺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27일부터 시작하는 한국 평화교육연구회와 日韓平和敎育硏究會(日本)이 공동주관하여 실시하는 천안 아우내 영성과 평화의 집에서의 “역사적 화해를 위한 평화교육” 심포지움은 역사적 화해 없이는 현재의 화해와 평화가 존재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평화교육적 대안을 찾기 위한 공동의 자리로서 퍽 의미 있는 만남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역사는 민족주의를 근간으로 자국의 부국강병을 위한 도구로서 이념적 무장화에 기여해왔다. 선진국은 선진국대로 근대화를 이루고 자국의 힘을 확대하기 위한 이념적 수단으로 역사를 활용하였고, 제3세계국가들은 나름대로 그런 침략을 피하고 이에 대한 저항의 응집세력을 규합하기 위하여 역사적 무장화를 추구해 왔다.

그런 점에서 인류의 평화라는 입장에서 볼 때, 역사는 자국 이기주의에 근거한 무장화(Armament)를 위한 반평화적인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에서는 전쟁의 영웅이나 지배체제만이 중심적으로 다루어졌지, 역사의 희생자들 혹은 민중의 비탄에 대한 부분은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역사에 있어서 정의란 무엇인가? 체제의 개선일까? 자국의 부강일까? 아니면 적어도 그 안에 살아가는 민중의 진보와 인간화일까? 평화교육적 관점에서 체제는 인간을 위한 것이고 역사의 인간화 없이는 역사의 진보는 없다고 본다.

따라서 이번 한일 평화교육 심포지움에서는 역사의 무장해제(Disarming History)를 역사의 인간화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그렇게 될 때 일본도 없고 한국도 없고 오직 올바르게 살아가고 싶은 정의로운 인간만이 있을 것이다.

그 길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아직은 모르지만 일본측 평화교육자들이 20명, 한국측 평화교육자들이 30명 그리고 히로시마에서 원폭의 고통을 안고 계시면서도 다시는 그러한 인류의 파멸적 행위가 재연되어서는 안 된다는 증언을 위해 참석하신 어르신들의 2박 3일간의 논의를 통해 작은 가능성이라도 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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