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그녀의 수다에 대한 단상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만 보는 어리석은 사람을 위하여

검토 완료

이인배(apache630)등록 2004.03.15 09:18
전여옥. <일본은 없다>라는 책으로 일약 유명해진 작가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는데 최근 TV토론을 통해서 엄청나게 유명해진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녀가 떠든 수다(?)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전여옥 : 저는 보통 시민의 입장에서 말하고 싶습니다. 사실 노 대통령을 뽑지는 않았지만, 다수 국민이 선택했기 때문에 5년을 기다리고 인내하고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회견 보면서 그렇게 참을 필요 없겠구나. 이번 탄핵은 자연치유가 불가능한 병에 대한 수술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시민의 입장에서 말하고 싶다는 말보다는 뒤에 나오는 말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려면 ‘개인적인 입장’이라고 해야 맞습니다.

“탄핵은 자연 치유가 불가능한 병에 대한 수술이었다”라는 말을 보면 국회의원과 반개혁적인 사람들이 평가하는 병의 진단이 얼마나 오진 투성인지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이미 그들은 빨간색만 보면 흥분하는 레드콤플렉스에 엄청나게 전염되어 있습니다. 자기가 정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는 것에 병적으로 흥분되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국민의 대다수가 반대를 해도 수술을 해야 한다는 어떤 광적인 신념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근거도 없는 말을 내뱉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 ‘아님 말구’라는 행동의 국회의원들과 자극적인 단어로 포장하면 자신의 독설이 주목을 받는다는 것을 교묘히 이용하려는 전여옥의 말을 들으면서 참으로 안다는 것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배워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사람 한 사람을 더 발견하게 된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전여옥 : 제가 묻고 싶습니다. 유 의원은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정치하는 거 아닌가요?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내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어제 한 가장이 충격과 사회적인 모멸감을 참지 못하고 한강에 투신자살을 했습니다. 나는 지난 1년간 대통령 걱정 많이 했습니다.

도리어 전여옥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대통령 발목 잡는 글을 쓰는 것이 대통령 걱정을 많이 하는 방법인가요? 그리고 차라리 정치가 국민을 위해서 하는 거라고 말하려고 했으면, 이라크 파병을 통한 국제적 범죄 동참, WTO,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한 노동자와 농민들의 죽음을 이야기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하긴 그런 고귀한 눈으로는 농민들의 아픔이 보이지 않겠죠. 아래를, 아니 주변을 바라보세요.

전여옥 : ...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것 자체로 가결되지 않았다 해도 대통령이 입은 상처, 도덕적 오점…. 이것은 온전한 대통령이 아니다

이 부분은 정말 화가 납니다. 국회의원의 쪽수 가지고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에 대한 정당성조차 의심스러운데, 그것이 온전한 대통령의 기준이 된다는 주장은 말할 가치도 없다. 광화문의 7만 시위대가 국회를 탄핵하고 싶어도 법적 절차가 없어서 4․15 총선까지 한 달을 기다려야 하는데... 임기 두 달 남은 국회의원들이 임기 4년 남은 대통령을 탄핵하는 코메디 정치를 어떻게 설명합니까?

그렇게 대통령이 잘못했다는 것이 국민의 뜻이고 소신이고 신념이라면, 정당하게 총선 이후 17대 국회의원들이 탄핵안을 발의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의 후보자들이 선거유세를 통하여 대통령이 올바른 일을 못하니까 탄핵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우고 당당하게 진검승부를 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4․15 총선이 자신이 없었습니까? (쓰다보니 흥분해서 전여옥이 아닌 국회의원을 향한 글이 되었네요)

전여옥 : 지금 유 의원님 말을 들으면서 참 어이가 없습니다. 왜 그러냐면 야당의 탄핵 얘기 이전에 시사주간지에서도 탄핵 시나리오가 있다, 이런 얘기 얼마든지 나오지 않았습니까? 우리 국회는 여당이 개헌저지선도 없을 정도로 균형이 없는 야대여소 국회입니다. 그러면 항상 거기에 대해 대비를 해야 하는 겁니다. 항상 거기에 대해 두렵게 생각해야 하고. 만에 하나 그런 것(탄핵)에 대해 생각을 해야 하는 겁니다. (유시민 의원, 눈을 부라림) 유 의원도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여기 있는 국회의원들이 다 그냥 국회에 들어온 의원들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왜 그것에 대해 알아차리지 못했고, 왜 그것이 이틀전이냐? 매우 방만하고, 국민의 뜻을 모르고 이 시스템에 대해 무지했던 게 아니냐? 저는 이렇게 봅니다.

국회는 숫자가지고 협박하는 곳이 아닙니다. 물론 ‘탄핵 시나리오’가 있었지만, 저는 국회의원들이 그렇게 무식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인 동시에 대표입니다. 참 이상한 것이 예전에는 대통령과 청와대가 불법을 자행하고 국회가 그것을 막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이번에는 거꾸로 대통령이 거꾸로 개혁을 하려고 해도 국회가 계속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예전 독재 정권 시대 때에는 전여옥 씨의 말이 일리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의 정국은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뜻을 모르고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친일파사전’도 그렇고... 이런 국회의원들을 두려워해서는 나라가 어디로 흘러가겠습니까?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그런데 전여옥 씨는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뜻을 올바로 대변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전여옥 씨. 신문 안보십니까? 조선일보 말고 다른 신문은 전혀 안보시나요? 인터넷은 안하시나요? 국회의원들이 정말로 국민의 뜻을 올바로 대변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전여옥 : 제가 잠깐 말하겠습니다. 저나 모든 국민이 대통령이 우리당 의원들에게 몸싸움 시켰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지금 대통령이 아니라 한나라당은 우리당과 (싸움을) 해달라? 국민들에게 지금 예쁜 당이 어디 있습니까? 지지하고 싶은 정당이 거의 없는 겁니다.

전형적인 양비론. 이제 지겹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전여옥 씨의 말을 곰곰이 들어보면 한나라당에 대한 일종의 사모함이 느껴지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유시민 : 있습니다. 우리당은 높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전여옥 : 물론 그렇지만, 지지하는 정당 없다는 퍼센티지가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우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 역시 우리당이 마음이 들어서 지지하는 것도 아니고, 한나라당 지지자도 한나라당이 너무나 예쁘고 고와서 지지하는 게 아닙니다.

전여옥 씨의 말을 들어보면 예쁘고 곱다는 말이 참 어색하게 들립니다. 전여옥 씨는 예쁜 것을 좋아하나봅니다. 올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예쁘다는 개념을 폭넓게 사용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예쁘다는 것은 단지 외모상으로 보이는 아름다움에 현혹되기 쉽습니다. 겉포장, 그럴 듯하게 선전하면 지지하는 그런 무뇌아적 사고는 아니겠지요.

전여옥 : 복잡한 국민들의 심사를 읽어주십시오. 그리고 지금 모든 정치인들은 겸손해야 할 때입니다. 야당이 그렇게 무모한 탄핵발의를 하고, 탄핵가결까지 가기까지는 야당 나름대로 전략이 있었다는 것을 계산을 해야하는 것입니다. 왜 생각을 안 하고 몸으로 힘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는 것입니까?

저는 전여옥 씨가 좀더 겸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문에 칼럼을 제멋대로 생각나는 대로 쓰는 것이 얼마나 다수의 대중을 현혹시키는지 기자 출신이라면 잘 알겠지요? 생각을 안한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당신을 보면서 예전에 유행했던 유행가 가사가 떠오릅니다. [너나 잘해]

전여옥 : 나도 사실 이 정권 전까지는 진보 쪽 사람이었는데, 이 정부 들어서 보수로 가는 것입니다. 수많은 사람들, 말하지 않고 성실히 일하는 사람들이 왜 보수가 되어야 하나? 왜 편가르기가 되고, '그들'이 되어야 하나?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내가 왕년에 한가닥 했다”, “내가 이래뵈도 예전에는 이랬었다”라는 말입니다. 왜 그런 이야기를 하죠? 지금 현재가 중요합니다. 전여옥 씨가 이야기했듯이 지금은 보수로 가고 있는 것. 이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부탁드리는 것은 성실히 일하는 사람을 보수로 매도하지는 말아주십시오. 편가르기는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싸움 같아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전여옥 : 대통령이 대통령직 수행에 무척 어려워했습니다. 또한, 매력 없는 직업이라고 얘기했습니다. 나는 적어도 대통령직 수행을 위해서는 매력을 느끼고 직책의 위중함을 아는 사람이 대통령직 수행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또한 유시민 의원이 '미숙아'라고 말하신 대로 미숙아는 인큐베이터에서 키운 뒤에 나와야지, 제대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유시민 의원이 말한 ‘미숙아’에 대한 개념은 무시하고 ‘미숙아’에 대한 일반적 개념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방법은 정말로 유치한 방법입니다. 이런 사람의 특징은 다른 사람의 주장은 전혀 듣지 않고 꼬투리만 잡으려고 하는 데 있습니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만 보는 사람들이 그런 실수를 자주 합니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사람들... 이런 종류의 사람이 토론에 나오면 토론은 판이 깨집니다. 성숙한 토론 문화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전여옥 씨의 주장을 살펴보면 대통령직 수행을 어려워한 근본적인 문제는 건너뛰었습니다. 님이 이야기하시는 방법이 대부분 이런 식이더군요.

긴 시간 님의 글을 읽으면서 이렇게 내 생각을 올리는 나 자신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납니다. TV토론은 자기 주장만 늘어놓고 나몰라라 하는 말장난하는 곳이 아닙니다. 그런데 정말로 시대 참 좋아졌습니다. 예전에는 대통령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면 다음날로 어디론가 사라졌었는데... 그런 시대에는 침묵을 지키다가 이제 세상 좋아지니까 나타나서 용기있게 말하시는군요. 하긴 요즘 시대는 군사독재 시절에 열심히 투쟁하던 사람들이 변절해서 기득권에 붙어버리는 시대이니...

전여옥 : 국민들이 10년 후 내 아이들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원하는 가를 깊이 생각하시고, 결정하는 게…. 국민에게 공이 넘어왔다고 봅니다.

마지막 말은 정말 마음에 듭니다. 10년 후 얼마나 당당한 사람으로 남느냐, 아니면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긴 사람으로 남느냐. 마지막이니까 대충 멋진말을 골라서 했겠죠. 그런데 걱정스러운 것은 그녀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바탕으로 하면 이런 말은 전혀 나오지 않을 것 같은데... 했다는 것에 있습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배운 것은 한 가지 말에도 하는 사람에 따라 그것이 어떤 의미가 되는지를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번에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 서로 자신의 행동이 옳았다는 정당성을 부여합니다. 탄핵이 옳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공부했는지 의심이 갑니다. 사과하면 탄핵이 되지 않았을거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 사과로 끝날 일을 탄핵한다고 호들갑을 떤 국회의원들이나 그것에 대해서 정당성을 제공하기 위해서 오늘도 책상머리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 논객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그냥 짜증이 납니다.

자극적인 언어, 독설적인 용어를 사용해서 주목을 받고 싶어하는 전여옥 씨를 비롯한 논객들이 활개치는 세상을 보며...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