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교육' 이래서 필요하다

<차이나 익스플로어>'한자교육'보다 차라리 '중국어교육'이 낫다는 학자들에 대한 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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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태(sangtee)등록 2004.03.16 18:16
유학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문제도 중국 관련 토론이나 기사 내용에 오류가 많았다. 모 방송국 열린토론에 여러 학자및 국회의원이 출연하여 "한자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박원홍의원 같은 분은 과거의 방송인 답게 조리있는 말씨로 우리말의 80퍼센트 이상이 한자말로 되어 있으니 한자의 기초지식이 필요하다며 열렬히 한자교육을 주장하는 입장이었고 세계화 시대에 중국과의 교류가 점점 더 늘어 나므로 중국어는 못해도 한자로 필담으로나마 중국인과 의사소통은 할 수 있다고 역설하였다.

그러나 이를 맞받아치는 자칭 중국통이라는 대학교수들 하는말 "중국의 한자체계는 우리가 사용하는 한자와 완전히 다른 간제차이다. 그래서 중국인들에게 써주어도 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고로 중국인과 교류를 위한 방편으로 한문교육을 실시하겠다면 차라리 중국어교육을 실시 하는 게 훨씬 낫다"라고 맞받아 쳤다.

필자가 중국에서 5년이상 거주하면서 조선족 직원을 채용해 본 경험은 없다. 심지어 밥해주는 보모까지 전부 현지 한족이었다. 난 시간있을 때마다 중국어에서 이해가 안가는 부분을 수시로 그들에게 묻고 공부했는데 초중(중졸)을 나온 식모는 반정도 정통한자를 이해했으며,중전(실업고)나 고중(고교)졸업생들은 쓸줄은 몰라도 대부분 무슨 글인지 알아봤다.

마치 우리가 어려서 부터 신문을 통하여 한자를 많이 접하면서 정확하게 쓰지는 못해도 음독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한 가지 기억나는 것은 靈이란 글자를 써보이니(나도 이 글자는 잘 몰랐으나 언젠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자'란 책을 읽은 후 이 글자를 기억했다)극자가 어려운지 도무지 무슨 뜻인지 몰랐다.

나는 항시 그들이 전통적 한자를 학교에서 교육받은 데로 구시대의 유물인양 라오즈(老字)라고 할때마다 "지금 중국의 전통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해외화교,대만인,홍콩인,마카오인은 모두 老字를 사용하고 있다. 너희들이 쓰는 글자야 말로 문맹퇴치용으로 모택동 공산당 주석이 전통한자를 변형시켜 만든 共産黨字아닌가? "하고 반문하곤 했다.

4년제 대학을 나온 많은 지식인 들은 번제차(전통한자)까지 자유롭게 쓸수 있고 옛 당나라 시나 유교의 경전도 척척 읽는데 모든 대학 출신이 이렇치는 않을 것이다.

한국인이 한자를 배우는 큰 목적은 우리의 정체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보존계승하여 우리의 문화를 발전시켜 가는 일이지 결코 중국인과의 의사소통이 주된 이유는 아닐 것이다. 한자의 토대가 없이는 우리말을 정확히 사용 할수가 없다. 중국어를 깊히 공부할 수록 우리가 얼마나 습관적으로 엉터리 한국어를 지껄이고 있는지 참으로 부끄러웠다.

우리의 언어는 중국어의 평음(平音)과 같다. 즉 소리나는 데로 음독할 수 있는 영어의 발음기호에 불과하다. 지금도 일부 아나운서들은 멋있다는 표현을 근사하다라고 남발하는데 원래 근사(近似)라는 뜻은 거의 비슷하다는 의미 아닌가? 이것과 저것이 참 근사하다라고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순 한글로 된 서적,신문등을 물론 이해할 수는 있고 어쩌면 큰 불편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오랜 시간을 통해 익숙해 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자의 지식이 없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제대로 우리말을 표현하고 받아 들이는 데 많은 장애가 될수 있다는 것쯤은 왠만한 한국인 들은 다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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